[이지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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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체육회 前 사무처장ㆍ보건행정학 박사 |
7년간 대표팀의 막내로 선배들의 빨래와 방 청소를 도맡았다는 현실, 선수 장비조차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하는 구조, 그리고 불합리함을 말했을 때 "예의가 없다", "예전엔 다 그렇게 했다"는 반응이 돌아오는 현실은 시대착오적인 체육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안세영이 던진 작은 계란 하나가 단단했던 권위주의 체육 구조에 균열을 냈다.
이에 국민은 응답했다. 협회와 체육회는 변화를 강하게 요구받았다. 기존 수장은 변화보다 기존 질서 수호에 집중하며, 오히려 안세영 선수를 궁지로 몰려는 태도를 보였지만, 배드민턴계는 결국 새로운 리더를 선택했다.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김동문 교수가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장으로 당선되며 개혁의 첫 단추가 채워졌다.
김동문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낡은 틀을 과감히 깨겠다"고 선언했고, 소통과 공감, 그리고 `함께 뛰는 팀`을 강조했다. 더 이상 협회는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조직이 아니라, 선수와 지도자, 동호인까지 모두가 존중받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이 변화의 흐름은 대한체육회로 이어졌다. 유승민 회장은 오랜 세월 `건드릴 수 없는 자리`처럼 여겨졌던 대한체육회장직에 도전하여 당당히 당선됐다. 그는 "체육회가 괴물이 되어버렸다"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지적이 허언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며, 공약으로 내세운 `회장직 2연임 제한`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운동장과 체육관, 현장 목소리 중심의 행정`을 강조하며, 탁상행정보다 사람 중심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 체육, 생활 체육, 엘리트 체육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지방체육까지 포함한 통합된 정책 기조를 보여준다.
특히 유 장관과 국회의 지적처럼, 체육이 정치화되고, 조직이 특정인들의 이권 수단처럼 변질되는 현실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 "사유화된 체육단체", "세습하듯 이어지는 인사", "줄세우기식 선거 운영" 같은 말이 더 이상 회자되지 않도록, 지금의 쇄신이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제 안세영 선수는 개인 스폰서 계약이 가능해지며 선수 권리 회복의 상징이 되었다. 이는 단순한 계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체육계가 선수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제도적으로 반영된 사례다.
다가오는 2026년 하반기, 시ㆍ도 및 시ㆍ군ㆍ구 체육회장 선거는 체육계 개혁의 진정한 시험대다. 더 이상 줄서기, 선심성 공약, 측근 챙기기와 같은 구태정치가 체육계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 체육회를 운영할 인물은 체육을 사랑하고, 공정성과 진정성을 갖춘 이여야 한다.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이 아닌, 인품과 덕목을 갖춘 체육인이 앞장서야 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처럼, 체육계도 끊임없는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 안세영의 작은 외침이 시작한 변화의 물결은, 김동문 회장과 유승민 회장의 리더십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제 국민과 체육계 모두가 그 변화를 지켜보고 있으며,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는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체육계는 진짜로 바뀌어야 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