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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칼럼]
가을이 깊어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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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면

창원일보 | 입력 : 2025/11/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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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문기자
여름의 푸름이 물러나고 이제는 산과 들, 공원 거리 곳곳에서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물들인 나무들이 가을의 화려함을 드러낸다. 바람에 날리는 낙엽 소리는 맑고 서늘한 기분을 자아내고 떨어진 잎들은 도로를 덮고 형형색색 아름다움을 뽐낸다. 특히 낙엽이 쌓인 길을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바삭한 소리는 가을의 정취를 한층 더 깊게 만든다. 또한 가을은 자연의 선물을 주기도 한다. 사과, 배, 감, 호박 등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안겨준다. 특히 수확한 벼, 콩 등 곡물들은 그 해의 결실을 상징하며 사람들에게 풍요로운 마음을 선사한다.



이뿐만 아니다. 가을은 변화의 시기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이 시기를 맞아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다짐을 하곤 한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돌아보면 우리는 여러 가지 목표와 꿈을 가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가을은 그러한 반성의 시간을 제공하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의 시기로 삼을 수 있다. 감정적으로도 가을은 내면의 성찰을 유도하는 계절이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우리는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독서의 즐거움은 그 자체로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책속에 지혜와 경험은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 속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독서 동아리 같은 모임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필자 역시 본지 논설위원 독서 동아리 주체자 이자 회원으로 공원에서 자주는 아니지만 발표회를 가지며 회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렇듯 가을은 우리들의 마음을 여유롭고 편안하게 할 뿐 아니라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을 선사하기에 정말 좋은 계절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면 이 좋은 가을날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이야기 한 편을 보자. 어느 마을에 한 소년이 살고 있었다. 그 소년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에 올라가서 사과도 따먹고 쉬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멀리 떠나게 되었다. 나무는 몹시 슬퍼했다. 얼마 뒤 소년은 청년이 되어서 나무에게 왔다. 나무는 소년에게 나무위에 올라와서 사과도 따먹고 쉬기도 하면서 놀자고 하였다. 그러나 소년은 거절하면서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나무는 자기의 과일을 나누어 주면서 그것을 시장에 내다 팔라고 하였다. 얼마 뒤 소년은 또 찾아와서 배를 만들 뗏목을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나무는 자신의 나뭇가지를 모두 주었다. 또 얼마 뒤 소년이 찾아와서 나에게는 집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나무는 자신의 몸을 잘라서 주었다.



세월이 흘러 소년이 노인이 되서 나무에게 찾아오자 나무는 난 이제 네가 따먹을 사과도 없고 네가 쉴 나뭇가지도 없어. 하고 말하자 소년은 난 다 필요 없어. 단지 좀 쉬고 싶어 하고 말했다. 그러자 나무는 쉬는 데에는 나무 목동이 최고라며 그에게 앉아 쉬게 하였다.



나무는 소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주었다. 그것만 보아도 나무는 소년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내 친구들은 소년은 나무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고 받기만 하는 나쁜 놈 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난 소년도 나무에게 무엇인가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나무는 소년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기뻐하였다. 그것이 바로 소년이 나무에게 준 것이다. 소년은 비록 자신의 무엇을 줄 수는 없지만 나무 자신은 소년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유지한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나무가 소년에게 자신의 일부를 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했다. 라는 표현이 반복되어 나온다. 소년에게 모든 것을 베풀면서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행복해 하고 더 줄게 없어서 나무는 오히려 미안해한다. 단순한 희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진심이란 것이다. 아무조건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주는 나무 그런 나무에게 소년은 필요할 때만 찾아와서 고맙단 한 마디 말도 없이 가버린다. 그래도 나무는 소년이 찾아와준 것만으로도 마지막에 쉴 수 있는 밑 둥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한다.



나무와 소년의 모습은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보는 듯 하다. 나무는 무조건적으로 자식에게 모든 걸 다 주고 싶어 하는 부모님 모습과 닮았다. 나무에게 고맙다는 표현조차 안 하고 요구만 하는 소년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인 듯 하다. 좀 더 의미를 넓혀서 친구 사이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에는 이 나무처럼 보답을 바라지 않고 내어줄 수 있는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것저것 계산적으로 재지 말고 마음으로 배려하고 나누어 주는 사랑. 진정한 사랑과 배려가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는 나무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다.



아무튼 이제 가을이다. 하늘이 높고 푸르며 산에는 울긋불긋, 알록달록한 단풍의 화려함과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는 쓸쓸해서 고독해서 외로움에 더 예쁜 것 같고 강가에는 은빛으로 물든 억새의 쓸쓸함, 그리고 저 멀리 가을빛에 줄지어 말없이 날아가는 기러기 떼들 그리고 바람 곁에 실려 오는 뜰의 국화 향기와 아름다운 보라색 국화꽃은 정말 가을이 가을처럼 느끼게 한다. 또한 가을은 해가 짧아지고 저녁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삶의 여러 순간들을 되짚어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사람들은 가을이 되면 무언가를 잃었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그 동안의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때로는 고통스럽기도 하다. 지나간 시간과 함께했던 소중한 기억들이 떠오르고 그리움이 커져간다. 특히 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던 가을날의 추억이나 가족과 함께한 따뜻한 차 한 잔의 순간들 등 사랑했던 이들과의 추억이나 소중한 순간들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 가을에도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느끼며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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