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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동 칼럼]
마음에 위안과 희망을 주는 시(詩)

[이헌동 칼럼]
마음에 위안과 희망을 주는 시(詩)

창원일보 | 입력 : 2025/12/0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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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근대역사위원회 위원장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마음에 위안이 되었던 것이 시(詩)였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날 때 위로가 되었던 시들이다.


 


별도 울때가 - 조병화


 


한참, 별들을 보고 있노라니
눈물을 흘리고 있는 별이 있었습니다


 


별도 우는가
하는 생각이 들자
너무 멀리 오래 떨어져 있어서
서로 만날 수 없는, 가망없는 먼 하늘에 있어서


 


별의 눈물을 보는 것은
스스로의 눈물을 보는 것이려니


 


밤이 깊을수록
적막이 깊을수록
눈물을 보이는 별이 있었습니다


 


…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


 


어머니 - 박인걸


 


지천명을 넘어
이순에 서서
어머니 족적을 밟으니
당신의 가슴 속이 보입니다


 


지학, 이립, 불혹에서는
당신의 깊은 마음을
모두 읽지 못했습니다


 


미간에 파인 주름과
우수에 젖은 눈동자
먼 산을 바라보시며
크게 한숨을 쉬시던 어머니


 


오경만큼 두꺼운
아픈 삶의 이야기들을
가슴깊이 묻어 둔 체
준열한 침묵 애써 보이나


 


치열한 삶의 파고를
굳은 심지로 지켜야 함은
딸린 자식들을
지켜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가슴을 휘젓는
어머니의 애달프던 기도소리
나 또한 어느새
자식들 위해 빌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해가 잘되는 시가 조병화 시인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이다. 이 시는 정서적 그리움의 묘사를 관조하여 삶을 긍정적인 심리적ㆍ철학적 구조를 보여주는 희망의 안내서라고 평가받는다.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어려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오늘이 지루하지 않아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을 늦춰서 기쁘리


 


이러다가 언젠가는 내가 먼저 떠나
이 세상에서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것으로 얼마나 행복하리


 


아,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날이 가고 날이 오는 먼 세월이
그리움으로 곱게 나를 이끌어 가면서


 


다하지 못한 외로움이
훈훈한 바람이 되려니
얼마나 허전한 고마운 사랑이런가


 


몇 년 전 학교밖 청소년들의 직업기술교육을 하는 내일이룸학교에서 시(詩)를 활용한 인성교육을 하였다. 학생들이 "위안이 되었다"고 하는 시가 정용철 시인의 <인생의 무게가 너무 힘겨울 때>였다.


 


우리가 삶에 지쳤을 때나 무너지고 싶을 때
말없이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서로 마음 든든한 사람이 되고
때때로 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하여
속 마음마저 막막할 때
우리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자


 


누군가, 사랑에는 조건이 따른다지만
우리의 바램은 지극히 작은 것이게 하고
그리하여 더 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 말며
문득문득 스치고 지나가는 먼 회상 속에서도
우리 서로 기억마다 반가운 사람이 되자


 


어느날 불현듯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 시간에
우리 서로 마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혼자 견디기엔 한 슬픔이 너무 클 때
언제고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자리에
오랜 약속으로 머물며 기다리며


 


더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눈 시리도록 바라 보고픈 사람
우리 서로 끝없이 끝없이 기쁜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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