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동 칼럼]
|
![]() ▲ 김해근대역사위원회 위원장 |
2026년 6.3 선거 결과를 보면 4년 전 선거와 많이 달라졌다. 달라진 요인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 이어서 4년 전 칼럼에 쓰려다 그만 둔 글이 생각났다. 아래 글은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 건이 대두될 때 쓴 글을 다시 다듬은 것이다.
필자가 바라던 것과 다른 길을 걸었던 윤석열 정권은 중간에 교체되었다. 윤 전 대통령이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창하는 뉴라이트 역사관이 아닌 바른 역사관을 지니고, 지지자들만을 위한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 다수의 합리적인 뜻을 따르는 정치를 하였더라면 지금과 같은 어려움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패한 지도자가 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례를 이재명 대통령은 타산지석으로 하여 성공하는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지도자의 성공과 실패의 큰 요인은 무엇일까
역사적으로 존경을 받는 성공한 지도자가 있고 지탄을 받는 실패한 지도자가 있다. 지도자의 성공과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합리적인 뜻을 수용하는 인물 그릇의 크기가 아닐까?
노자 41장에 보면 "큰 사각형은 모퉁이가 없고(大方無隅),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大器晩成)"는 것이 있다. 큰 그릇은 작은 그릇들을 많이 담을 수 있다. 작은 그릇에는 큰 그릇이 담기지 않는다.
큰 그릇의 인물은 열린 자세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편을 가르지 않고 유능한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모든 구성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수 있도록 한다. 다수 국민의 합리적인 뜻을 무시하지 않는다. 즉 지지자들만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아서 소탐대실하지 않고 전체를 위한 정치를 한다.
작은 그릇의 인물은 지지자들 중에서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만을 선택하여 다수가 아닌 지지자들만을 위한 정치를 하면서 내로남불한다. 그래서 큰그릇은 담기지 않고 통합이 되지 못하면서 맹목적인 편가르기가 성행한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의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보고 인물 그릇의 크기를 판단할 수 있다. 공약이행 보다 합리적인 다수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 큰 그릇의 인물이다. 다수 국민은 청와대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선거시 문재인 대통령은 잘못으로 물러나는 단체장은 공천하지 않아서 책임정치가 되는 자신의 좋은 공약이 파기되는데도 다수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지지자들의 뜻에만 따랐다. 그래서 눈치를 보면서 사과하지 않았던 문 대통령이 큰 그릇의 인물이 아니다는 판단을 한 국민들이 적지 않았음을 윤석열 대통령도 기억해야 한다.
새로운 정부도 성공하려면 지도자가 큰 그릇의 인물이 되어야 한다. 작은 그릇으로 큰 그릇을 포용하지 못하면 실패하게 된다. 국민통합을 하려면 반드시 큰그릇의 인물이 되어 편가르기를 하지 않으면서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해야 한다. 또 순천자(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하기 때문에 순리(順理)에 따라야 한다.
◆큰 그릇의 인물이 되려면 역사에서 배우고 열린 자세로 실행하면 된다
우리 역사에 보면 세종은 큰 그릇의 인물이었다. 자기가 임금이 되는데 반대하였던 황희와 맹사성을 요직에 등용하여 국가의 기반을 공고히 하였다. 노비 출신 장영실을 기득권층들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등용하여 과학발전을 이룩하였다.
문과 출신의 김종서를 장군으로 하여 국방을 강화하였고, 음악에 소질이 있던 문신 출신 박연에게 아악을 정립하게 하였다. 편을 가르지 않고 출신이나 신분보다 능력을 우선시 하여 발전하는 국가사회를 창출하였다.
또 세종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주장하는 신하들을 벌하지 않았다. 이것은 임금이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신하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글 창제에 이어 한글로 중국책을 번역하여 일반 백성들도 쉽게 학문하도록 하자고 하자 최만리를 비롯한 모든 집현전 학사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반대상소를 올렸고, 세종의 노여움을 사 모두 하옥되었다. 그러나 세종은 이내 하옥된 신하들을 모두 풀어주고 다시 등용하였다. 그것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집현전 학사들이 괘씸하였지만, 이들이 국가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였고, 이들 없이는 국정운영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만리는 여기에 응하지 않고 사직을 청하고는 두문불출하였다. 그러자 신하들이 최만리의 무례함을 엄히 다스리자고 주청하였다.
세종은 "노랫소리가 듣기 싫다하여 새를 어찌하려 함은 옳지 않다"고 하면서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그의 자리를 비워두었다. 청렴하고 박식하며 세종 자신에게는 쓴 소리지만 국가를 위하는 사대교린 관점에서의 사익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큰 그릇으로 작은 그릇을 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작은 그릇의 왕들은 바른 소리를 하는 신하들을 처벌하거나 귀양을 보냈다. 작은 그릇에 큰 그릇이 담기지 않는 이치인 것이다.
세종은 "보통 사람은 눈앞의 이익에 쉽게 흔들리고, 사사로운 관계에 얽매여 판단을 그르치기 쉽다. 따라서 그들은 성인(聖人), 곧 훌륭한 지도자의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성인이란 사물을 통찰하고 아주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이다"고 하였다. 성인이란 새롭게 전개되는 사태의 진전을 꿰뚫어 보는 힘인 통조사물(洞照事物)과 현재에 매이지 않고 다가올 미래를 예견하고 준비하는 능력인 명견만리(明見萬里)를 갖춘 리더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박현모 `세종이야기` 제26호, <사람은 타고나는가, 길러지는가 : 세종의 됨됨이 리더십>에서 인용)
◆주인정신을 지닌 지도자가 되어야 성공한다
세종은 민족의 근원인 단군을 찾아 모시는 주인정신을 지닌 임금이었다. 평양에 단군과 고구려 시조 동명왕을 모신 사당을 지어 국가적으로 제사를 올렸다. 또 환인과 환웅, 단군을 모신 삼성당을 황해도 구월산에 짓고 뿌리를 아는 주인이 되는 교육을 하였다. 단군을 실존한 민족의 뿌리로 인식한 역사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단군말살을 추구한 식민사학이 극복되지 못하여 지금도 역사교과서에는 단군의 실존과 관련된 요하문명의 홍산문화를 다루지 않는다. 역사교과서를 시정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나라의 생일인 개천절 행사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식민사학 유풍에 의한 역사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세종과 같은 주인정신의 역사관을 지니면 성공한다.
국가사회를 선진화 할 수 있는 큰 그릇의 인물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이다. 정권은 교체되었지만 윤 대통령의 뉴라이트 역사관과 정치를 보고 다시 작은 그릇의 인물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스러운 생각이 든다.
바람직한 역사관과 가치관으로 공정하고 포용성이 있어서 화합과 상생의 길을 찾는 큰 그릇의 인물이 되기를 바란다. 국민만을 보고 가겠다는 것이 지지자들만을 보고 가겠다는 것이 되면 다시 정권교체가 되고 실패하는 정권이 됨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