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대표신문, 창원일보

[취재수첩]
농지 재(再)경지정리로 농업경쟁력을 높일 시점이다

김인교 기자 | 기사입력 2026/07/21 [17:03]

[취재수첩]
농지 재(再)경지정리로 농업경쟁력을 높일 시점이다

김인교 기자 | 입력 : 2026/07/21 [17:03]
  • 카카오톡
  • 네이버
  • 인쇄

▲ 김인교 국장 /제2사회부(함안주재)    

농촌의 농번기가 한창인 마을과 마을을 잇는 도로는 농기계바퀴로부터 떨어진 흙덩이로 차량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미관을 더럽히면서 도로환경을 엉망으로 만든다.

 

농촌에서 농사지으러 작업장을 옮겨 다니려면 당연한 일 일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왜 멀쩡한 도로로 다니느냐는 불만도 표출되기도 한다.

 

농로가 잘 정비가 되고 집단화 한 들녘에서만 농사지을 수 있다면 일어나지도 않을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농촌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 문제에 대해서 이제 고민을 좀 해봐야 할 시점이다.

 

지금의 농지가 반듯하게 경지 정리한 넓은 평야라 하더라도 0.3㏊(900평) 남짓 된다. 7~80년대는 농사지을 사람도 많았고, 경운기나 이앙기가 주된 농기계였으니 농민 한 사람이 작은 논 여러 필지를 붙잡고 농사짓기에 알맞은 규모였던 것이다.

 

1990년대 쌀 전업농육성사업으로 트랙터와 콤바인을 활용한 기계화영농이 활발해지면서 대(大)구획경지정리와 기계화경작로(路) 확ㆍ포장이 진행돼 많은 들판이 개ㆍ보수되긴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농업계에도 기계화를 넘어 스마트 AI의 바람이 거세다. 70마력을 넘어 100마력대의 트랙터가 보급되고 콤바인과 드론 등 벼농사의 주요 농기계는 대형화와 더불어 무인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

 

종사자 그 자체도 급격히 줄었지만 고령화됐고 젊은 농부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고령은 경운부터 이앙, 방제, 수확까지 농작업의 대부분을 대형농기계소유자나 농업법인회사 등에 위탁하고 있다. 나름 경제성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900평짜리 바둑판과 좁은 농로에서는 대형화된 농기계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농업경쟁력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경지정리 얘기가 나올 때마다 조상 때부터 가꾸어온 내 땅 1평이 소중하다고 반대하는 일이 많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농사지을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자식에게 물려줘도 농사지으러 오는 사람 없고, 농지가격도 갈수록 떨어지고 처분도 안 되는 실정이다.

 

반면 농사를 짓고자 들어오는 청년창업 농(農) 등 젊은 농업인들은 대형농기계로 효율적으로 농사지을 땅이 없다고 공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충족은 불가능하다.   

 

결국 해결 방안은 농지구조 개선뿐이다. 필지당 면적을 1~3㏊ 규모로 확대하고 농로 확장과 아울러 노후화된 용ㆍ배수로를 함께 정비하면 가능해진다. 조금 더 예산을 투입해 개거 수로가 아닌 관수로로 전환하면 농업용수도 절약되고 노출된 개거보다 깨끗한 물 사용도 가능해진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소규모 가족 농(農) 중심이었던 일본과 대만에서는 대구획경지재정리사업을 통해 자동화 농기계, 지능형 농업 도입으로 가구당 경지면적과 생산량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농업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기반시설을 새로이 하는 것이 예산낭비라 말하는 측면도 있지만, 식량안보의 시대에 지금 생산기반을 그대로 두고 대형농기계로 대규모로 농사지으라고 한다면 젊은 농업인들은 멀리할 것이고, 농업의 경쟁력 또한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경쟁력 있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집단화해 매입해둔 농지를 시범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다.  

 

지난해 쯤엔가 전남 나주시 동강면에서는 기존 13필지를 1만 3,000여평 규모의 농지를 한 필지로 만들어 논둑, 관ㆍ배수로를 없앤 후 자동ㆍ반자동 관개(개량물꼬) 시스템을 적용하고 반영구적인 콘크리트 논둑을 조성해 대형농기계, 드론, 무인기 등을 활용한 노지스마트 팜 시범사업을 시행한 사례가 있다. 

 

초기라 비교적 적은 규모를 대상으로 하긴 했지만 곧 사업효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향후 농업분야에서 선진사업으로 채택하기에 매우 적합하며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미리미리 이러한 목적의 대상지를 파악하고 농업인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 여겨진다.

  • 카카오톡
  • 네이버
  • 인쇄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