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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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교 국장 / 제2사회부(함안주재) |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극한 고온과 가뭄으로 경남에서도 함안지역은 된통 으로 몸살을 앓았다. 7월 초부터 시작해 40여 일간 이어지던 여름 가뭄이 광복절 연휴 단비 덕에 겨우 해갈을 맛보긴 했다.
그동안 함안 관내, 특히 칠원ㆍ칠서ㆍ칠북 이른바 `삼칠지역`은 논바닥이 쩍쩍 갈라져 농민의 마음을 애타게 했다. 농어촌공사와 함안군, 소방서와 군부대까지 나서 관정을 새로 뚫고 양수기를 돌리고 하천물을 퍼서 날랐지만 정작 퍼 올릴 물마저 바닥나는 극한의 상황을 겪었다.
들판에는 물 대느라 이웃 간에 싸움이 날 만큼 초 긴장감이 감돌고, 답답한 마음에 기우제라도 올려 봤지만 하늘은 무심했다. 가뭄은 지옥의 나락을 향해 계속 내달렸고, 무더위까지 합세해 기초생활조차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옛말에`죽으라는 법은 없다`했던가? 극심했던 가뭄도 한줄기 빗줄기에는 풀이 꺾이는 듯 온 대지에 생명을 이어주었다.
바닥을 훤히 내보이던 저수지에 물이 차오르고, 갈라진 논바닥이 모습을 감추며 언제 그랬냐는 듯 가뭄으로 고생하고 걱정했던 기억은 일순 사그라들었다. 그나마 강변을 끼고 있는 함안지역이 수리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남강과 낙동강에 위치한 양수장에서 24시간 물을 끌어올려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어서 다행 중 다행이다.
이렇게 가뭄과 사투를 벌이며 시간을 끌 수 있었던 덕에 극심했던 삼칠지역에 급수차를 보내고, 관정을 뚫고, 하천도 준설할 시간적 여지라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하마터면 함안군 전체 농경지가 가뭄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지경까지 다 달았을지도 모른다.
이제 이상 기후변화로 폭염과 가뭄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뭄이 닥칠 때마다 관정을 새로 뚫고 급수차를 동원하는 응급처방의 대응은 땜질 처방에 그칠 뿐이라는 걸 우리는 이번에 현장에서 느꼈다.
일시적으로 반복하는 해결책으론 이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가뭄의 현장에서 뼈저리게 교훈을 얻었다. 답습에서 새로운 항구적 해결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가뭄의 해결책을 물을 어디서 끌어올 것인가가 아니라, 물을 어떻게 확보해 둘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할 때다.
이런 시점에서 농업용수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항구적 특단의 `지하수원개발사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하수는 기후변화에 덜 민감하고 경제적ㆍ환경적 측면에서도 개발에 유리한 측면을 지니고 있다.
지하수원개발을 위한 여러 방법이 있지만, 대용량 수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여러 방법 중에`지하수 저류댐`이란 것이 여러 지역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하수는 말 그대로 땅 속에 있는 물이다. 모래와 자갈, 암석은 틈 사이에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고 있으며, 중력과 압력에 따라 천천히 흐른다. 지하수댐은 이 흐름의 경로(지표면아래)에 인공 물막이 벽(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수의 흐름을 막고 이를 특정 수위까지 가두어 뒀다가 필요할 때 관정을 통해 물을 끌어 올려 사용하는 시설이다. 대량의 물을 저장ㆍ활용하는 구조로 눈여겨 볼 점이다.
이는 장점도 크다. 지하에 댐을 건설하기 때문에 수몰 지역이 발생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이상기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당장 가뭄에도 지하수를 끌어올려 사용할 수 있으며, 집중호우로 물막이 벽이 붕괴할 위험도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거론되는 속초시의 쌍천 제2지하수댐은 최대 30만 톤의 물을 저장하고 하루 7,000톤 이상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빈번히 제한 급수를 시행하던 속초시는 이후 물 자립 도시로 탈바꿈한 좋은 사례로 꼽는다.
공사(公社)는 쌍천 지하수댐 이 외에도 충남, 전북, 경북에 5개소의 농업용 지하수댐을 설치ㆍ운용해 안정적인 물이용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좋은 예로 함안 삼칠지역을 관통해 흐르는 광려천은 일부 보가 있긴 하지만 저수지가 부족해 거의 대부분 그냥 그대로 낙동강으로 흘러가는 구조로 가뭄에 취약한 지역이다. 여기에 지하수댐이 설치된다면 물의 효율적 이용의 좋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옛말에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는 속담이 있다. 미리 준비하면 목마르지 않게 할 수 있다는 반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지금, 공사의 지하수댐 사업이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될 때 많은 이들이 물 걱정 없이 안전하게 삶과 영농을 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