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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함께하는 공간]
이경연 '내가 그린 초상화'

[詩와 함께하는 공간]
이경연 '내가 그린 초상화'

창원일보 | 입력 : 2026/09/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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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 웅동 소사 출생

2002년 문예한국 신인상 등단

경남문인협회, 창원문인협회, 경남시인협회, 참글문학회 회원

시집 `민들레가 먼저 와야 봄이 따라온다`    

뒷모습이 부끄러운 거울 밖에 여자

 

자외선이 들어와 마구 잔금을 그리고
비바람이 들이쳐 미간을 휩쓸고 간
가시밭 한 때는 꽃밭이었다

 

벌써 꽃은 지고 군더더기만 남은 겨울 초상화
새로운 보물지도 같기도 하고
뜨겁게 살아온 그림일기 같기도 하다
그녀가 숨긴 길들이 얽혀서 초록을 잃었을까
어쩌다 낮선 여자로 거울 안에 유배 되었을까

 

삽목 가지에도 꽃 피우는 날 오듯이
열 손가락 모우고 공손하게 무릎 눕혀서라도
감히 반가사유상의 미소를
그리고 또 그리고 그려본다면
그 귀한 미소 한 점이라도 담을 수 있을까

 

지난 욕된 세월 독하게 베어내고 베어낸들
가시들이 자라나서 어찌 꽃이 될 수 있겠는가
약이 되는 세월도 그 세월만큼
진실밖에 줄 수 없다는 말씀인 것을

 

저 창에 비춰보고 세상에 비춰 봐도
어머니의 길만이 보이는 것을

 

다 그만두고 숨겨온 웃음꽃 한 송이
억새 우거진 볼우물에 슬몃 꽂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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