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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한 칼럼]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신재한 칼럼]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창원일보 | 입력 : 2026/09/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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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학과장 / 교육부 연구사 역임 / 한국상담학회 노인상담학회 대외협력위원장, 수련감독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부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기억하는 힘`이었다. 많이 외우고, 많이 읽고, 시험에서 정확하게 답하는 사람이 공부를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면 된다. 복잡한 내용은 생성형 인공지능에게 물어볼 수 있고, 긴 문서는 몇 초 만에 요약할 수 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번역하고, 발표자료를 만드는 일까지 AI가 도와준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어쩌면 이제 공부의 질문부터 바뀌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무엇을 많이 알고 있는가?"에서 "무엇을 질문하고, 어떻게 생각하며,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로.

 

◆AI가 답을 알려주는 시대, 질문하는 사람이 공부를 잘한다

 

인공지능은 놀라운 속도로 답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AI가 만들어낸 답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잘못된 정보를 그럴듯하게 설명하기도 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답을 내놓기도 한다. 결국 AI 시대에는 답을 얻는 능력보다 좋은 질문을 만드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가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과 "우리 지역의 초등학생들이 실천할 수 있는 기후변화 대응 방법은 무엇이며,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은 전혀 다르다.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생각의 방향이 달라지고, AI를 활용하는 수준도 달라진다.

 

그래서 앞으로의 공부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교과서를 읽다가도 "왜 그럴까?"라고 묻고,AI의 답을 보면서도 "정말 그럴까?"라고 다시 묻고,하나의 답을 얻었을 때도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고 생각해야 한다.

 

공부는 답을 모으는 일이 아니라 질문을 키우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공부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식을 공부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배경지식이 있어야 AI의 답이 맞는지 틀리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의 기본 원리를 모르면 AI가 계산해 준 답을 검증하기 어렵다.

 

역사를 모르면 AI가 제시한 역사적 사실의 오류를 발견하기 어렵다.

 

과학의 기본 개념을 모르면 그럴듯한 가짜 정보를 구별하기 어렵다.

 

따라서 AI 시대의 공부는 지식과 사고의 균형이 중요하다.

 

기초지식은 탄탄하게 쌓되, 단순 암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알고 있는 지식을 서로 연결하고, 새로운 문제에 적용하고, 다른 사람과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으로 다시 표현해야 한다.

 

지식은 AI에게 물어볼 수 있지만, 무엇을 물어볼지는 인간이 결정해야 한다.

 

◆책을 읽고, 직접 써보고, 사람과 이야기해야 한다

 

AI 시대가 될수록 오히려 전통적인 공부법의 가치가 커질 수 있다.

 

책을 천천히 읽는 것, 손으로 메모하는 것,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보는 것, 친구와 토론하는 것, 선생님과 질문을 주고받는 것.

 

이러한 활동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읽기는 생각의 재료를 만들고, 쓰기는 생각을 정리하게 한다. 토론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의 관점과 비교하게 한다.

 

특히 `쓰는 공부`는 중요하다.

 

AI에게 "이 내용을 요약해줘"라고 하는 것과 내가 직접 "내가 이해한 내용을 설명해보자"라고 쓰는 것은 학습 효과가 다르다.

 

AI가 만들어준 글을 읽는 것에서 끝나지 말고, 그 내용을 덮은 뒤 내 말로 다시 설명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이 내용을 어떻게 이해했는가?"

 

이 질문에 자신의 언어로 답할 수 있다면 비로소 지식이 자신의 것이 된다.

 

◆공부의 목표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에는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 공부했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목표는 중요하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한 가지 목표가 더 필요하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계속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AI 기술은 빠르게 변한다.

 

오늘 배운 기술이 몇 년 후에는 새로운 기술로 바뀔 수 있다.

 

따라서 한 번 배운 지식을 평생 사용하는 시대가 아니라, 평생 배우고 다시 배우는 시대가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필요한 것을 찾아 배우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AI에게 맡길 것과 인간이 해야 할 것을 구분하자

 

AI 시대의 공부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능력은 역할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자료를 정리하고, 반복적인 계산을 하고, 초안을 만들고,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일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고,어떤 선택이 옳은지 결정하고,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책임을 지고 행동하는 일은 인간의 몫이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까지 대신 결정해 줄 수는 없다.

 

결국 AI 시대의 교육은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을 만드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AI를 사용하면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사람을 길러야 한다.

 

◆결국 공부는 `나를 만드는 과정`이다

 

공부를 시험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면 AI는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답을 빠르게 찾고, 요약하고, 문제를 풀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부를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책을 읽으며 생각하고,질문하며 호기심을 키우고,실패하며 다시 도전하고,다른 사람과 대화하며 자신의 생각을 넓히는 과정.

 

이것이 공부의 본질이다.

 

AI는 우리보다 더 빨리 답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할 것인지,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지는 인간이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인공지능 시대의 공부는 어쩌면 과거보다 더 인간적인 공부가 되어야 한다.

 

많이 외우는 공부에서 깊이 생각하는 공부로.

 

혼자 정답을 찾는 공부에서 AI와 함께 질문을 만드는 공부로.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공부에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공부로.

 

그리고 무엇보다 AI가 대신 생각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AI와 함께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공부는 AI보다 더 많이 아는 공부가 아니다.

 

AI를 활용하면서도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창조하는 힘을 키우는 공부다.

 

어쩌면 앞으로의 교육이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은`정답`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만드는 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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