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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
며칠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하태경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 사건에 대해서 재론하자 이에 대해 하의원은 역린을 건드렸다고 피력했다.
역린이란 용의 가슴에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면 반드시 죽음을 당한다는 `왕의 노여움`을 이르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진나라 대신 사회가 피치 못 할 사정으로 인해 진나라로 도피했다. 그런데 진나라는 사회를 통해 진나라에 대해 내부 사실과 비밀을 캐내자 당황한 진에서는 그를 진으로 데려오려고 했다.
진의 대신 요조는 그걸 알아차리고 사회를 귀국시키면 안 된다고 진나라 강공(康公)에게 진언했지만 강공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요조는 사회를 국경까지 배웅하면서 "진에 사리를 아는 사람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말아 주십시오 마침 나의 의견이 가려 쓰지 않았을 뿐입니다"고 말했다. 사회는 진으로 되돌아가자 나라 사람들은 반가이 맞이했다. 사회를 내어준 요조를 매우 떠받들었다. 시간이 지나자 사회는 요조를 두려워한 나머지 반간(反間)의 계를 수립해 요조도 공모하고 있다고 헛 소문을 내었다.
진에서는 그 말을 듣고 요조를 죽였다.
용이라는 짐승은 길을 잘 들이면 등위에 타고 다니면서 놀 수도 있지만 턱 밑에 한 자 가량의 역린이 있는데 임금에게도 그러한 것이 있다.
그런데 고법이나 대법원에서도 문준용 씨의 문제가 무죄로 판명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를 건드렸으니 참으로 볼만한 일이다.
설득하려고 하는 사람이 임금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고 지낼 수가 있다면 설득을 잘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생사여탈의 권력을 쥔 가공할 전제군주를 상대로 설득을 하려는 것인 그만큼 설득을 하려는 사람 역시 목숨을 내어놓아야 한다.
이와 같은 문장은 한비자의 세난(說難) 편에 나와 있다.
이재명 지사는 지금 사면초가에 빠져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한다. 이 지사 역시 경기도 도백 이전에 법조인이었다.
혜경궁 김 씨 일, 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사건, 여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 관계 등 그가 웃는 얼굴 뒤에는 숱한 화제와 함께 말 못 할 사연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어떻게 보면 씁쓸한마음이 묻어난다. 이 지사의 부인 역시 경찰 조사에서도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고 간들 간들 거리는 모습이 얄밉게까지 보였다.
마치 손바닥으로 하늘에 뜬 태양을 가리는 꼴이 돼버렸다.
사건은 명백히 밝혀지겠지만 아무리 당당해도 자신이 지은 죄는 숨길 수 없다.
본 위원은 이번 이 지사의 사건을 보고 느낀 감도 있지만 권력에 아부해 성남시장에서 경기도지사가 됐으면 도정을 잘 살피고 자신의 성찰도 필요한 시점이다. 차기 대선주자까지 꿈꾸고 있는 이 지사는 국민의 생각과 도민의 생각 역시 녹록치 않다.
아무리 사건을 부인해도 엄연한 사실은 존재한다. 옛말에 낭중지추(囊中之錐)는 주머니 속의 송곳이란 뜻으로 유능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자연히 그 존재가 드러나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게 돼 있다. 입만 열면 자기방어만 했지 상대방은 헤아리지 않는다. 승승장구한 이면에는 말 못 할 사연도 많겠지만 추잡한 사건은 이 정도에서 그쳤으면 한다. 뉴스의 아이콘이 돼 사건의 벽두에 서 있으면서 마치 자신은 아니라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있으니 보는 우리가 죽을 지경이다.
문득 자경문의 한 경구가 뇌리를 스친다. "함부로 다룬 사람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언젠가는 반드시 나에게로 되돌아와 나를 손상시킬 것이다. 만일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소리를 듣거든 마치 나의 부모를 헐뜯는 것처럼 여겨라. 오늘 아침 비록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했지만 내일엔 반드시 나의 허물을 말할 것이다" 오늘 역린이란 단어를 되새겨 보면서 이미 다 끝난 사건을 가지고 시시비비를 따진다면 결코 옳은 일이 아님을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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