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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
문화재청이 함안 말이산 고분군 중 13호분(아라가야 왕 무덤으로 추청)에서 붉은 색칠을 한 돌덧널무덤 덮개돌에서 무려 125개나 되는 별자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되는 독수리자리, 궁수자리(남두육성), 전갈자리 등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성혈을 새긴 면을 보면 무덤 주인공이 안치된 중앙부에 배치한 것을 보면 당시 무덤을 축조할 당시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으로 추측했다.
문화재청은 "일반적으로 별자리는 청동기 시대의 암각화에서 주로 발견됐고 무덤에 별자리를 표현한 것은 고구려 고분 벽화가 전부다"며 "고분의 덮갯돌 윗면에 별자리가 드물게 있었지만 돌덧널 안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6월 최초로 발견된 인근 아라가야 왕성지 추가 발굴조사에서 망루, 창고, 고상 건물, 수혈 건물 등 군사시설로 보이는 건물지가 다수 나왔다고 한다.
이러한 관계를 유추해보면 수혈 건물지에서 출토된 쇠 화살촉, 쇠도끼, 바늘 갑옷 편 등이 나오므로 해 철제무구류로 무장한 군사집단이 있어서 왕성을 방어하기 위해 말하자면 경호실 같은 군사들이 거주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추정했다.
2010년 성주 산성 발굴을 위해 성벽을 15m 구덩이를 파들어가자 진흙과 함께 발견된 연씨 20알을 원자 전자현미경을 관찰했더니 지금으로부터 7~800년 전의 것으로 판단돼 이 중 10알을 함안박물관 뒤편 경내에 식재했는데 7알이 새싹을 내고 그 이듬해 화려하지도 않고 은은한 색깔을 내민 연꽃이 올라왔다. 이 연꽃은 고려불화에 나오는 관세음 보살도에서 연꽃을 든 관세음보살의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고 해 세인들은 `아라연`이라 명명했다.
이렇듯 역사는 숨김이 없고 반드시 밝혀지게 된다.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경주의 한 무덤에서 `토우`가 발견돼 도하 각 신문사에서는 일면 톱 기사로 `신라 천년의 역사 깨어나다`, `역사의 아이러니`, `숨김없이 내어놓은 역사` 등 어떤 신문은 칼라로 어떤 신문은 역사 학자들의 인터뷰 기사 등으로 일제히 지면을 채웠다. 당시 본 위원은 한국청년회의소 부산 주재기자로 활동하고 있던 차였기에 이렇게 시론을 쓴 기억이 있다 "아무리 언로를 막아도 언젠가는 밝혀지게 돼 있고 누군가 언필을 막아도 반드시 세상 밖으로 그 실체가 드러난다"라고 게재한 생각이 새롭다.
유달영 선생의 말씀이 뇌리를 스친다. "역사는 소중한 인류의 체험이며 시대의 창조이다. 역사는 반드시 의미를 가져야 하며 의미가 없는 것이 역사가 될 수는 없다"라고 말이다.
또 철학자 안병욱 선생은 "역사는 신의 역사도 아니요, 자연의 역사도 아니요, 인간의 역사다. 역사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제삼의 세계다"라고 갈파했다.
이번 말이산 고분군에서 발견된 별자리는 유네스코의 문화유산으로 등재해도 아무런 손색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일찍 정철은 송강가사에서 별을 보고 읊은 시가 전한다.
"남극노인성(南極老人星)이 식연정(息影亭)에 비춰어서 창해상전(滄海桑田) 슬카장 뒤눕도록 가지록 새빛을 내어 그물뉘를 모른다"
참으로 멋진 싯귀다.
우리 속담에 `하늘의 별 따기` (매우 하기 어려워서 이를 가망이 없는 일에 비유한 말)이고 `눈을 떠야 별을 보지` (어떠한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말)는 허무 맹랑한 말이 아니다. 애틋한 부부애를 간직하고 있지만 아기가 생기지 않으면 이런 속담으로 마음을 달래곤 했다.
그런데 말이산 고분군 13호분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봉분 규모가 지름 40.1m, 높이 7.5m에 달하는 아라가야 최대급 고분으로 꼽힌다. 이런 곳에도 역사 점검이라는 이유로 조선총독부에서 1918년 야쓰이 세이이쓰에 의해 유물을 도굴해간지 실로 100년 만에 다시 실시됐다.
13호 분은 내부 벽면에 점토를 먼저 바르고 그 위에 붉은 물감을 칠했다. 무덤은 길이 9.1m 폭 2.1m 높이 1.8m로 5세기 후반에 축조된 것으로 가야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사료다.
지금도 함안에는 가야면이 있는데 이 지역에는 가야 유물이 간혹 발견된다고 한다.
역사는 흘러가도 그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우리는 역사는 변하지 않고 우리가 변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02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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