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ㆍ글 향기ㆍ 책 기운)를 찾아 연구공간 파랗게날(대표연구원 이이화)은 매달 마지막 토요일 지리산ㆍ덕유산ㆍ가야산 어름 어딘가에서 문학ㆍ역사ㆍ예술ㆍ철학 등 다채로운 인문 감성과 만난다.
지난 12월 정희성 시인을 통해 민중의 일상에 담긴 쓸쓸함과 희망의 건강한 생명력을 시로 읽은 데 이어 새해 첫 달은 한경심 선생<사진>과 함께 오는 26일 오후 2시 거창향교 마을학숙(거창군 거창읍 가지리 교촌길 61. 거창향교 성균관유도회관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옷을 짓고 밥을 짓고 집을 짓는 -오래된 우리의 미래, 명품 만드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명품 삶의 의미를 짚어보는 여든다섯 번째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강좌`를 마련한다.
"기술을 지녔으되 기교를 뛰어넘은 `장인`. 공기나 물처럼, 우리 곁에 흔하다는 이유로 그 귀함을 미처 몰랐다. 눈치 빠른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는 그것만으로 도쿄의 우에노에 박물관을 만들었다지만. 우리는 근대화니 하며 옛것을 모두 밀어낸 얄팍한 몇 십 년을 겪고서야 전통이 이렇게 쉽사리 끊길 수 있나 갸웃한다. 살아남은 이 시대 장인의 초상화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채찍이다. 작은 것에 쏟는 무한애정이 얼마나 귀하디 귀한지"라고 쓰는 한경심 선생은 동아일보 기자로 15년간 뛰었다.
십대부터 한학을 접하고 유가(儒家)와 노장(老莊)에 매료돼 `주역`을 비롯한 경서와 한시, 역사서를 읽었다.
아프리카와 동서양의 음악과 미술을 즐겨왔으며, 불교 공부를 해왔다. 지금은 자유기고가로 한국 문화의 정신을 되짚고 새롭게 찾는 글을 주로 쓴다. 1961년 부산에서 나, 이화여대 영문과를 마쳤다.
쓴 책으로 한식의 철학을 대중적 글쓰기로 집대성한 `우리는 왜 비벼먹고 쌈 싸먹고 말아먹는가`, 장인의 철학과 삶을 다룬 `우리는 어떻게 옷을 짓고 밥을 짓고 집을 짓는가-오래된 우리의 미래, 명품 만드는 사람들`이 있고, 옮긴 책으로 `바그다드 소녀 투라의 일기`, `글렌 굴드, 피아니즘의 황홀경`이, 김삿갓의 한시를 소개한 `Selected Poems of KIMSAKKAT` 등이 있다.
향교는 행정구역인 부ㆍ목ㆍ군ㆍ현에 설립된 지방 교육기관으로 조선왕조 들어 적극 개선과 보급에 나섰는데, 이달 강좌가 마련되는 거창향교는 조선 태종 15년(1415)에 창건됐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중건되는 등 몇 차례의 중수ㆍ보수ㆍ이건을 거쳐 오늘에 이른다. 대성전에는 5성, 송조 6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거창향교 성균관유도회관은 거창향교 앞쪽에 한옥형 콘크리트건물로 들어서 전통문화행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박형인 기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203080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