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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가 23일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학교 내 일제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는 23일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내 일제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학보회는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한 달간 도내 전 초ㆍ중ㆍ고등학교 1,656곳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교화ㆍ교목ㆍ교훈ㆍ교가 등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일제잔재로 지적되는 꽃과 나무를 교화ㆍ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는 모두 143곳이었다.
학부모회는 일본 철쭉을 개량해서 만든 연산홍(68곳),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국화(27곳), 이토 히로부미가 식민통치를 기념하며 우리나라에 처음 심었다고 알려진 가이즈카 향나무(3곳)를 일제잔재로 꼽았다.
또 일제강점기 국내에 퍼진 히말라야시다(설송ㆍ42곳), 사무라이 상징인 벚꽃ㆍ벚나무(1곳), 일왕을 상징하는 금송(2곳)도 친일잔재로 판단했다.
조두남ㆍ이흥렬ㆍ현제명ㆍ김동진ㆍ최남선 등 친일인사가 작사ㆍ작곡한 교가를 쓰는 학교도 20곳이나 됐다.
친일ㆍ친독재 행적으로 논란을 빚은 유치환ㆍ이은상의 곡을 교가로 지정한 학교도 22곳에 달했다.
학교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각종 명칭ㆍ언어 등에도 친일잔재가 여전했다.
일제시대 때 성적이 우수하고 담임교사를 돕던 학생을 일컫는 반장ㆍ부반장 용어는 아직도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학부모회는 지적했다.
담임ㆍ교감ㆍ상장ㆍ표창장ㆍ개근상ㆍ수학여행 등 표현도 일제강점기 잔재라고 덧붙였다.
학부모회의 이번 전수조사 과정에서는 성차별적이거나 구시대적 교훈ㆍ교가 등도 대거 확인됐다.
여학생에 대해서는 수동적ㆍ헌신적 이미지, 여성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로 지적된 교가 가사로는 `살찐 벌판의 젖가슴 한복판에 ○○○고`, `정숙의 참된 삶으로 (중략) 소녀들`, `곧은 기개 현모양처` 등이 있었다.
반면 남학생에 대해서는 씩씩하고 용맹스러움을 강조하는 가사가 주를 이뤘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줄곧 싸워라`, `젊은 건아들 조국과 겨레 위한 기둥` 등이 그 예다. 이 밖에 `우리는 갈고 닦는 건설의 역군`, `민족의 혼, 새역사의 창조자, 새일꾼, 조국과 인류 위해`, `번영의 대행진에 역군 되리라`, `불멸의 횃불은 참일꾼일세` 등 개발시대 교육철학이 반영된 교가도 개선해야 한다고 학부모회는 지적했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이번 전수조사 작업이 학교 내 친일의 그늘을 거둬내는 출발이 됐으면 한다"며 "도교육청도 보다 더 친일잔재 청산에 힘을 쏟고 결실을 이뤄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217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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