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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
지금 세대 10대 20대들은 상상이 잘 안 되는 70년대 초반의 주류문화(酒類文化)는 나이트클럽이 성행한 적이 있었다.
성인남녀들은 밤의 행락지로서 인기를 끌었고, 야통(夜通)이 있었기에 모두가 밤 11시 반만 지나면 귀가를 서둘렀던 추억이 뇌리를 스친다.
당시를 되살려보면 오후 6시 정도 회의를 마치고 끼리끼리 조를 짜서 선술집에서 맥주나 소주를 시켜 마시고 얼큰해지면 나이트클럽으로 향한다. 부산의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이 성업중이었다. 1년이 지나자 서면 중심가인 부전동에 전광판이 휘황찬란하고 네온싸인에 휩싸인 나이트클럽의 불빛이 우리들의 기분을 자극시켰다.
나이트클럽 입구에 가면 벌써 쿵쾅거리는 요란한 밴드소리가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분위기를 압도한다.
이때 나비넥타이를 맨 웨이터가 90°로 머리를 숙이고 큰소리로 "어서오이소! 몇 분 입니꺼?"라 외치며 무대 가운데 테이블로 안내한다.
어두컴컴한 홀 안에는 모깃불 같은 촉수의 전등이 켜져 있고, 무대정면 플로어에서는 번쩍거리는 불빛 아래 수십명의 남녀들이 밴드에 맞춰 온몸을 흔들어 대다, 이내 음악이 바뀌면 남녀가 꼭 끌어안고 블루스를 춘다.
땀 내음, 쾌쾌한 술 내음, 담배 내음, 그 탁한 공기 속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아랑곳없이 땀을 뻘뻘 흘린다.
웨이터에게 만원 한 장을 쥐어주면 소위 부킹이라 하여 놀러온 여자를 합석시켜준다.
중앙의 둥근 무대에는 팔등신의 무희 다섯 명 쯤 젖가슴과 엉덩이만 가린 채 흐느적거리는 춤으로 좌중을 휘어잡는다.
그 아래에 앉아 있는 우리 일행은 잘 빠진 무희를 힐끗힐끗 보면서 맥주도 마시고 그들의 몸놀림도 쳐다본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탐욕이 아니고 무엇인가.
반라의 무희들은 무엇을 보는지 항시 미소로 무심코 앞만 쳐다 본다.
이때 한 친구 "봐라 너거덜은 가스나만 보고 있을끼가. 나가서 몸풀자"라며 끌어당기면 윗옷을 벗어놓고 플로어로 나간다.
모두 한 동아리가 돼 미친 듯 흔들어 대다가 이내 블루스 타임이 되면 여자를 붙잡아 함께 춤을 춘다.
그래도 그때는 낭만이 있었고, 여자의 뒷모습을 초라니 쳐다보기도 했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모두가 한 잔씩 걸친터라 귀청이 떨어질 듯한 음악에 실려 우리 역시 그들 중의 하나로 변해 있었다.
"다 함께 춤을 추어요!" 허스키한 목소리 주인공 나미의 노래는 좌중을 압도하고 말았다.
디스크자키인 듯한 빵모자를 쓴 여자가 음악 사이 사이에 분위기를 띄운다.
경쾌한 음악이 끝나고, 이내 곡이 바뀌자 남녀가 지남철을 매단 것처럼 서로 엉켜 붙어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제 그 곡 마저 끝나면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마치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우리는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 내일 또 다시 만나요……"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나오면 모두가 귀가를 서두른다.
우연이란 가수가 공전의 히트를 친 `우연`이란 노래가사가 오늘따라 크게 회자돼 온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다듬게 하고, 사람의 일상을 바꾸어 놓는다. 현재는 술 문화가 5~60년 전과는 천양지차다.
모두가 즐기는 문화에서 이제는 혼밥이니 혼술이니 하여 홀로 즐기는 문화로 자리 매김하고 있으니, 시대에 따라 술 먹는 경향도 바뀌는 모양이다.
옛날의 나이트클럽을 회상하니 그 때 그 당시의 문화가 새삼 떠오르는 건 무엇인가.
아련한 향수가 겹쳐지나가는데 내 마음은 그대로 이건만 괜스레 나이트클럽을 떠올려 보았다.
현재의 내 행동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내생의 내 존재를 좌우하기 마련이고 보면 항시 좌고우면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언론매체에서 떠도는 조국 사태를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되는지 그게 더 고민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19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