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병역 대체복무제도 개선계획을 확정했다.
대체복무 대상 중 상근예비역, 사회복무요원을 제외하고 8개 분야가 손질 대상이다. 이들 중 인원이 줄어드는 곳은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 승선예비역 등 3개 분야이다. 정부는 2022년부터 5년에 걸쳐 배정 인원을 1,300명 감축하기로 했다. 인구감소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에 대비하고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을 높이는 한편 대체복무 과정의 부정이나 폐단을 막겠다는 차원이다. 전체 인원은 줄이지만 소재ㆍ부품ㆍ장비 관련 분야의 중소ㆍ중견기업 등 꼭 필요한 분야는 오히려 인원을 늘렸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11개월간 논의한 끝에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예술ㆍ체육요원 제도는 현 상황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일부에서는 전면 폐지를 주장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중문화예술인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결국 판단을 미룬 셈이다. TF는 예술ㆍ체육요원 제도가 연간 45명 내외로 요원 감축을 통한 병역자원 확보 효과가 크지 않고, 요원들이 국민 사기를 진작하고 국가 품격을 제고하는 등의 기여가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상자 중 상당수는 유명인이어서 병역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다른 대체복무요원은 상시 근무인 반면 이들은 일정 시간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어서 많은 사람이 `병역 면제`로 인식하기도 한다. 정부는 봉사활동이라는 명칭을 `공익복무`로 변경하는 등의 관리 강화 대책을 내놨으나 현실적, 구조적으로 부실 복무의 가능성은 여전하다.
지난해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딴 뒤 일부 선수들은 오히려 비난을 받았다. 큰 대회에서 성과를 거둔 선수들이 병역 특례라는 `선물`을 받고 환호작약했다는 얘기가 종종 흘러나온다. 스포츠 분야든 예술 분야든 병역을 이행해야 하는 20대 초중반이 선수 생명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심정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 군대는 별 재능도, 배경도 없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 안정이나 국가 안보에도 이로운 것이 없다. 이런 점에서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은퇴 후 재능기부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병역특례의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신성한 병역의 기회를 일시 유보하는 것이다. 향후 이 문제가 다시 논의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병역을 충실히 이행해야 대한민국의 명예로운 국민으로 대접받는다는 인식이 자리 잡도록 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기조가 세워지길 바란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19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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