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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과 전술` 저자 |
최근 칠레,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이 경제파동(經濟波動)으로 인해 국고가 바닥나 국가위기에 처해 정치적 혼란으로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뉴스를 접하다 보면 왠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게 우리나라도 언젠간 중남미 국가처럼 경제위기를 겪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單純)하게 표면적(表面的)으로만 우리나라 현재 경제력을 봤을 때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G20(세계경제협의기구의) 회원국이고 삼성, 현대 등 우수한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가고 있고 문화산업도 한류를 통해 세계적 수준이며 국방력은 세계 7위 정도로 굳고 단단하며 민주주의도 대체적으로 평화로운 안정세고 언론의 자유도 비교적 미국보다 높은 수준이고 경제력도 세계 12위로 크게 성장한 것 같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
일자리가 없어 실업자가 급증하고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장사가 안 돼 문을 닫는 실정이고 생활고에 허덕이는 가정이 늘어나 매년 13년간 OECD 자살률 1위를 기록하는 나라고 헬조선(지옥을 의미하는 hell과 우리나라를 의미하는 조선을 결합해 만든 말로 열심히 노력해도 살기가 어려운 한국사회), 흙수저(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자녀를 지칭), 디비 힘들다(진짜 힘들다)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빈부 격차가 점점 더 심해져 민심은 흉흉하게 되고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마찰이 일어나 중남미 국가와 오십보 백보(五十步 百步)로 본질적인 면에서 다를 게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중남미의 거울삼아 미리 유비무환(有備無患)으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와 국회의원은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국회의원들이 하는 행위를 보면 생산성 있는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막무가내(莫無可奈)로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도를 넘는 막말을 쏟아내고 있어 국민들로부터 질타(叱咤)를 받고 있다.
얼마 전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5ㆍ18 유공자는 괴물 집단이라고 했는가 하면 홍준표 씨는 도지사 시절 정의당 도의원을 향해 쓰레기라는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나향욱 정책기획관은 민중은 개, 돼지와 같다고 말하고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황교안 대표를 두고 사이코패스(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거나 침해하는 성격적 장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한센병,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기자를 향해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 국감장에서는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의 병x 같은 게, 이종구 의원은 또xx 같은 새x 등의 욕설은 그들의 뇌 구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고 우리가 납득할 수 없는 수준 낮은 말로, 공인으로서 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이 내뱉는 말은 전파성이 강하고 영향력이 크므로 사회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고전(古典)에서 말의 조심을 강조하는 시구(詩句)를 보자. 옛날 중국 한나라 때 양운, 서순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두 사람은 입을 잘못 놀려 처형을 당했다. 양운이라는 사람은 앙천부부라는 시 때문에 허리가 잘려 죽임을 당했고 서순이라는 사람은 장창에게 오일경조(五日京兆ㆍ벼슬살이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뜻)라고 말했다가 형벌을 받은 것이다.
즉,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반드시 앞을 생각해 보고 얼굴을 마주보고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막 입 밖으로 꺼낼 말이 정말 피해야 할 말이라면 끝내 입을 다물어야 하는 것이다. 또 노자의 도덕경 제5장에 多言數窮, 不如守中(다언삭궁, 불여수중)이라는 말이 있다. 즉, 多言數窮은 말이 많으면 자주 어려움에 처하고 不如守中은 입 밖으로 내기보다 속에 담아 지켜두는 것이 낫다는 말로 말을 아껴야 한다는 말이다. 도덕경 56장에도 知者不言, 言者不知(지자불언, 언자부지)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는 법이며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즉, 참으로 아는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을 말로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이 아는 것을 말로 드러내는 사람은 진정 아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로서 얕은 지식을 드러내기 좋아하는 사람을 훈계하는 말이다.
그리고 공자의 제자인 남용(南容)은 늘 자신이 하는 말이 누구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시경(詩經)에 나오는 다음 시를 하루 세 번 외웠다고 한다. 白圭之玷 尙可磨也(백규지점 상가마야) 하얀 백옥의 티끌은 언제든지 털어내고 깎아낼 수 있지만 斯言之玷 不可爲也(사언지점 불가위야) 내가 한 번 잘못 내뱉은 말 한마디는 돌이킬 수 없도다. 즉, 한번 뱉은 말은 엎지르진 물과 같아 다시 담을 수가 없기에 언어의 신중함을 가리키는 시구(詩句)이다. 또 조선의 연산군은 조정 신료들에게 묵언패(절이나 글방에서 잡담을 금하도록 문 위에 걸어놓은 나무패)를 걸어주며 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 즉, 입을 다물고 혀를 움직이지 않아야 자신을 보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많은 고전에서 말을 조심할 것을 재차 강조하듯이 우리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한다. 입만 열었다 하면 수다로 끝낼 줄 모르는 사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하고 없으면서도 있는 체하며 갑이 하는 말을 을이 귀담아들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 수양(修養)도 못했으면서 깨달은 체 떠들고 다니는 사람의 말을 듣고 나면 시간만 낭비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말을 내뱉는 것 보다는 마음에 간직하는 것이 낫다는 노자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뜻에서 묵언(默言)의 수행(修行)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2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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