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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의 하나가 인화다. 인화란 모든 사람이 화목하게 사는 것을 말한다. 인화가 없으면 인간이 생활함에 있어 시쳇말로 작발도 쓰지 못한다.
전등록이란 책에 보면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는 숙어가 있다. 이를 풀이하면 손바닥 하나로는 도저히 소리를 낼 수 없다는 뜻이다.
며칠 전 주민등록번호 앞 끝자리 수에 맞춰 공적마스크를 구입하러 갔는데 약국은 이미 인산인해다.
내 차례가 되자 마지막이라고 했다. 마스크 하나 사기 위해 이렇게 아등바등했던 때가 있었던가, 참으로 웃기는 나라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끝난 것처럼 말한 문 대통령의 헛구호 뿐 아니라 우리나라 의술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자화자찬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유명 의사의 지적도 있고 보면 섣불리 속단하기 어렵다.
자고 나면 100명 이상 확진 환자가 불어나는데 그 누구 하나 대책도 없이 그냥 통계에 매달려 있는 실정이다.
이것 또한 대한민국의 냄비 근성이 아닌가.
종심이 넘게 살았지만 학생들이 급기야는 등교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공부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고 대학 수능 역시 오는 12월로 연기되는 등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뿐 아니라 중산계급에 이르기까지 100만원을 지불한다고 하자 무슨 대책도 없이 어떻게 줄 것인지? 한편 야당에서는 선거 때가 돼서 돈 퍼주기가 아닌지 의심을 자아낸다.
이러니 무슨 인화가 있겠는가.
그렇다. 손뼉을 치려면 오른쪽 왼쪽 합쳐야 소리가 나기 마련이다. 한 손으로는 도저히 소리를 낼 수 없다.
그러기에 사회는 인화를 내세웠고 단합 단결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전번에도 표현했지만 콧대 높은 미국도 신사의 나라 영국도 사재기 다시 말하면 싹쓸이를 하는 바람에 큰마트 매장은 텅텅 비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시민 의식이 성숙해 그런지 사재기는 없다.
이제 코로나19 환자가 1만명에 육박하지만 치료가 끝난 환자도 5,000명이 넘어 우리의 의료진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묵묵히 제 할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이인동심(二人同心)/기리단금(其利斷金)
동심지언(同心之言)/기취여란(其臭如蘭)
`두 사람이 마음을 합하면 단단한 쇠라도 끊을 수 있다`
`마음을 같이한 사람의 말, 그 향기가 난초의 그것과 같다`고 주역에서 읽은 적이 있다.
준남자란 책에는 "1만 사람이 마음을 달리하면 곧 한 사람도 필요없다"는 문장 역시 인화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기에 항시 인화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산다.
우리 속담에 이르기를 "모기도 모이면 천둥소리를 낸다"고 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뭉치면 겁날게 없다는 말이다.
육방예경에 실린 글귀가 있는데 "매일 밤 한 이불 속에서 살을 부딪치며 산다고 해도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천리, 만리요. 비록 머나먼 곳에 떨어져 있다 해도 마음이 서로 통하면 그 사람은 항시 그대 곁에 있다"고 설파했다.
옛이나 지금까지 이 인화는 사람과 함께 해왔고 항시 중요한 시점에 서 있음을 본다.
코로나19가 하루라도 속히 사라지길 염원하는 사람은 비단 본 위원 뿐 아닐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자가용으로 하동 벚꽃 십리 길을 바라보자 눈꽃이 내린 것처럼 벚꽃이 만개해 시심(詩心)을 내게 한다.
이 좋은 봄꽃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볼 수 없으니 얼마나 삭막한 세상인가? 그러나 인화만 구축되면 그 지독한 코로나19도 물리칠 것으로 판단된다.
일찍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왜놈이 보기 싫어 벗꽃을 벚꽃으로 바꿨다고 하는데 나무 하나에도 애국심이 들어 있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26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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