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일 종료할 예정이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기존의 방역 수칙은 지속하면서 요양병원, 정신병원, 교회 등 고위험 시설에 대한 관리를 체계화하는 등 강도는 더 높였다. 미국, 유럽 등 해외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데다 국내도 집단 감염과 해외 유입이 지속하고 있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정부는 신규 확진자를 지금의 절반 정도 수준인 하루 평균 50명 내외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딱히 이런 수치가 아니더라도 이 기간 내에 국민이 일정 정도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중요하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없이 지속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미래 세대인 유치원 및 초ㆍ중ㆍ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정부 방침에 묵묵히 협조하고 있는 국민도, 고군분투하는 방역ㆍ의료진도 갈수록 지쳐가고 있다. 따라서 향후 2주는 단순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장이 아닌 일상 회복의 튼튼한 토대를 마련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이것은 정부뿐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무이다.
앞으로 2주가 지나더라도 코로나19의 확산 양상에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악화하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연장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경제이다.
일각에는 바이러스보다 배고픔으로 입는 피해가 더 크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최근 경제분석기관ㆍ신용평가사ㆍ투자은행(IB)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우리 경제의 역성장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국제선 여객 96% 급감에서 보듯 항공, 여행 등 서비스업 분야가 직격탄을 맞았고 손님과 주문이 끊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등 우리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면서 고용 불안도 심화하고 있다.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은 고통스럽지만 언젠가는 치러야 할 과정이 됐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싸움이 단기간에 종식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짧게는 몇 개월에서 몇 년을 예상하는 학자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 국면에서 `생활 방역` 전환이 불가피하다면 정부는 향후 2주간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 방역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생활 방역`이 무슨 의미이고 어떤 기회와 위험이 있는지 국민에 소상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어떤 전략이든 사회적 공감대를 통해 국민의 자발적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지가 성패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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