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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올해는 6ㆍ25전쟁이 발발한지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 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기습적으로 대한민국을 침공해 발발한 전쟁이다. 하지만 너무나 긴 세월이 지나버린 나머지 까마득한 과거사로 돌리고 있지만 6ㆍ25전쟁의 상처는 아직까지 치유되지 않고 있다. 70년이 지나는 세월 동안 전쟁 재발 방지, 평화공존을 위한 인도적 지원,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그리고 궁극적으로 평화적 통일을 위해 우리 민족이 기울인 노력에 비해 한반도의 현실은 참담하기만 하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괄목할 만한 속도를 내며 순항했다.
특히 2017년 험악했던 한반도 상황에 비춰볼 때 극적인 반전이 통일염원으로 이어졌다. 남과 북의 지도자가 만난 것도 여러 차례이며 역사적이라 할 북미정상회담도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에서 세 차례나 개최돼 진정한 북미 관계가 안착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다. 이에 남북관계에도 냉기가 생성한 가운데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원상태가 됐다. 최근에는 북측에서 남측의 탈북자단체들이 행한 전단 살포를 이유로 삼아 평화적 기류를 단번에 적대적 분위기로 바꿔버렸다.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팔한 것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4.27 판문점선언`의 산물,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전 국민은 배신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젠 6ㆍ25전쟁의 배경과 이유를 국민들에게 당당히 알리고 가르쳐야 한다.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동서 냉전이 종식됐다. 동서독 통일을 일궈낸 독일의 경우는 완전 통합이 돼 경제 번영과 평화를 누리고 있다. 유럽은 분열을 넘어 하나의 지역공동체로까지 나아가는 통합을 성취했다.
그런데 동북아의 대기(大氣)는 아직도 냉기류가 돌고 있다. 평화의 분위기를 위해 태산과 같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적대의 분위기는 한결같다.
한반도의 현실은 무슨 특수한 배경을 갖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그 배경이 6ㆍ25전쟁이라 본다. 만약 한반도에 3년여에 걸친 6ㆍ25전쟁이 없었다 한들 우리 민족이라고 분단을 극복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휴전협정으로 전쟁을 흐지부지하게 정지시켜 놓고 전쟁의 주역인 미국과 중국은 북한과의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6ㆍ25전쟁은 남한과 북한간의 전쟁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전쟁은 남북한을 넘어 미국과 중국의 전쟁이기도 했다. 그래서 동북아전쟁이라 하는데 동북아 냉전의 기초를 닦은 전쟁이 바로 한국전쟁이란 것이다. 미국과 중국만 이 전쟁을 치른 것이 아니다. 소련의 스탈린은 말할 것 없고 일본과 유럽 국가들도 이런저런 형태로 전쟁을 부추기고 또한 이해관계가 다른 주변국이다. 이 전쟁이 3차 세계대전을 막았고 한국전쟁이 세계를 구했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즉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가 한국전쟁에서 남한을 구한 것도 사실이지만 한국전쟁으로 인해 1940년대 말 세계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게 만들어주고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를 구축할 수 있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는 `황금기`를 구가하게 됐다.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흔들림 없는 평화는 여러 가지 과제가 있지만 일단 6ㆍ25전쟁을 어중간한 정전 상태가 아니라 종전 상태로 전환시켜야 된다.
그리고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일이 종전선언이다. 평화체제로 진입하는 시발점이 종전선언이라고 보면 된다. 유관국들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진심 어린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정치적 탄력을 받는 데 필요한 선제적 일이기도 하다. 존 볼턴 전 미국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도 나오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이끌어내기 위해 혼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했다는 정황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서 "남과 북은…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ㆍ북ㆍ미 3자 또는 남ㆍ북ㆍ미ㆍ중 4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 문재인 대통령의 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에선 이럴 때일수록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 지금의 한반도는 어떤 군사행동도 확전으로 발전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있다. 세계전쟁의 역사가 보여주는 교훈은 모든 전쟁은 의도하지 않은 채 우발적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평화를 지키겠다는 우리 사회의 굳은 각오와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서로를 자극하는 일체의 공격적 군사행동과 도발적 언동이 중지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의 손길을 보내는 나라가 됐다. 이러한 경제 번영과 인명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 6ㆍ25같은 전쟁은 두 번 다시 재현돼서는 안 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3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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