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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이 과반 원내 1당인 민주당의 독점 체제로 마무리됐다. 과반 정당이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차지한 것은 1985년 구성된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이며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사례다. 21대 국회는 사실상 단독 개원 및 상임위원장 선출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그나마 온건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지닌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에 책임지고 사퇴할 것으로 예상돼 원활한 국회운영은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6월 29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원 구성 최종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전날 회동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 구성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끝내 결렬됐다.
이에 박 의장은 오후 본회의를 열고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통합당이 원 구성에 반발해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합당 몫 상임위원은 박 의장의 강제 배정으로 전문성이 결여됐다. 박 의장은 "국민과 기업의 절박한 호소를 더 외면할 수 없어 오늘 원 구성을 마치기로 했다"며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양당은 원 구성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기다리고 참고 협상하며 상당한 시간을 보냈는데 통합당이 끝내 거부했다"며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국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킬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로 대한민국 국회는 사실상 없어졌고 일당독재, 의회독재가 시작됐다"며 "민주당은 실질적으로는 독주하면서 우리를 들러리로 세우려고 했다"고 하는데 이에 동조하는 국민들이 많았음 하는 바람이다.
양당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기에 먼저 지난 총선의 민의를 수용하려는 배려도 있어야 했다.
국민이 민주당에게 180석이란 거대 여당을 선택한 것은 상임위를 독식하고 책임정치를 해보라는 명령이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이 법사위는 야당이 차지하는 게 관례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20대 국회처럼 사사건건 정부 발목 잡는 것도 관례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에게 매질을 해놓고 매질 한 팔이 아프다고 치료비 달라는 뻔뻔함이나 다를 바 없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야당의 발목잡기에 질린 국민들이 여당이 책임지고 국정을 운영하라고 압도적 의석을 밀어줬던 것이다. 21대 국회에서도 야당의 무조건적 반대와 발목잡기에 국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그건 여당의 책임이 될 것이고 모든 비난은 여당이 감수해야 한다.
미래통합당은 그것을 알고 법사위원회만 가져 올 수 있다면 다른 상임위를 포기하겠다고 까지 했다. 180석의 의미는 거대여당을 만들어 주고 국정을 올바르게 운영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가 다음 대선에서 심판하겠다는 것이다. 20대 국회처럼 야당의 발목잡기 때문에 무엇 하나 해결한 게 없고 그저 봉급 도둑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 국민들의 분노가 180석을 만들어 준거다. 그냥 합법적 독재를 용인한 것이다. 그것은 통합당에게 끌려 다니지 말고 스스로 법을 만든 법을 지키면서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보라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자신들을 위해서 마음대로 휘두르는 것도 문제다. 그것을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이에 통합당은 180석의 거대여당을 탄생시킨 국민의 의도를 헤아려야 한다. 진절머리 나는 발목잡기 구태에서 탈피해야 한다. 정부여당을 견제하되 마주 앉아 협상해 보지도 않고 무엇이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과감히 협조할 것은 하고 국정 동반자가 돼 선의의 경쟁을 해야 만이 대선에서 희망을 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법사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느냐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발목잡기 국회와 혐오 정치를 끝내야 한다. 지난 국회의 모습은 법사위원장을 중심으로 아무런 쟁점이 없었던 타 위원회 통과 법안들도 정쟁에 이용하기 위해 묵혀두기 일쑤였다. 이런 행패에 동원된 것이 바로 법사위의 체계 자구 심사 권한이었다. 이번 국회는 법사위의 체계 심사권을 삭제시키고 발목 잡는 국회에서 일하는 국회의 법안을 하루빨리 도입하기 바란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3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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