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卒
동광초, 김해중, 김해고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
前
김해시학원연합회장
구산초등학교운영위원장
(주)한라통상 기술이사
現
(주)A.Top 대표이사 |
바닷바람이 시린 목포 연안여객터미널의 포구 위로 정오의 봄볕이 눈부시게 내려앉고 있었다. 한산했던 터미널이 도깨비 방망이 끝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순식간에 붐비기 시작했다.
홍도행 여객선의 출발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13시에 출발 예정인 홍도 행 여객선을 이용하실 승객께서는…"
대어를 꿈꾸는 행복한 표정의 낚시꾼 무리, 함박웃음으로 부풀어 있는 아낙들, 춘삼월 호시절의 선남선녀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 중 유독 시선을 끄는 자가 있었으니 전신에 묘한 냉기가 흐르며 짙은 안경으로 얼굴을 가린 무표정한 사내였다. 승객들 대부분이 화려한 낚시, 산행복에 가벼운 배낭이나 허리쌕을 둘러멘 데 반해 사내는 검은 양복에 갈색 구두를 신고 있었고 둘 이상의 동행이 일반적인데 반해 유독 혼자라는 점이 눈에 띄는 이유라면 이유였다.
순간, 지지직거리는 잡음 소리와 함께 탑승 안내방송이 반복해서 흘러나왔다.
"이제 곧 출발 예정인 홍도 행 여객선을 이용하실 승객께서는…"
안내방송에 따라 배를 향해 긴 줄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고 들뜬 승객들이 밀리고 밀치는 불편한 잰걸음에도 아랑곳없이 환한 표정으로 배에 올랐다.
한산해진 목포 연안여객터미널을 뒤로 하고 승객을 가득 실은 여객선이 바다를 가르며 거침없이 질주했다. 화려한 봄 햇살이 시린 바람과 부딪혀서인지 더욱더 눈이 부셨다.
예의 그 짙은 안경의 사내는 2층 객석의 끝자리에서 무표정하게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내의 옆자리에 앉은 낚시꾼 복장의 취객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홍도는 자주 가시오?"
취객의 질문에 무표정한 사내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취객이 언짢은 표정으로 소리를 버럭 질렀다.
"어이! 시방, 사람 말이 말 같잖소?"
순간, 선글라스를 벗고 취객을 향하여 천천히 고개를 돌린 사내의 눈에서 시퍼런 불꽃이 일었다. 사내의 강렬한 눈빛에 하얗게 질린 취객이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자 사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먼 바다를 바라보았다.
기암절벽이 스칠 때면 탄성소리로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여객선은 선장의 재치있는 안내 멘트로 승객을 울리고 웃겼다. 울렁거리는 바닷길을 고속으로 달리는 기분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서는 선상이 제격이지만 아쉽게도 선상은 출입금지 구역이었다.
눈부신 태양 아래 푸른 바다 위를 달리는 여객선 뒤로 두 줄기 물보라가 길게 이어졌다.
대한매일 편집국.
오후의 햇살이 스며들기 시작한 사무실 안으로 여기저기서 고함소리가 날아다니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확실한 거죠?"
"지금까지 안 주시면 어떡합니까?"
"네! 원고 확인했습니다!"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마감이 임박한 편집실에는 확인과 독촉이 이어지는 흔한 풍경이 오늘도 반복되고 있었다. 매일같이 헤드라인을 뽑고, 상관 없어 보이는 글들의 배치와 조합을 거쳐 뉴스가 탄생하는 것이 편집의 묘미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아무리 멘탈이 강한 자도 편집 중에는 담배를 찾고 작업이 끝나면 독한 술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가장 정신이 없어야 할 편집국장의 데스크를 사이에 두고 마감 분위기와는 전혀 상관 없는 표정의 두 사내가 서로를 잡아먹을 기세였다. 책상 위에 색이 바랜 신문이 둘 사이를 중재하고 있었다.
검찰의 최종보고에 의하면 외국인 지문 날인 제도 폐지와 맞물려 입국한 우위안춘은 7년간 일당 7만 원의 일용직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5천5백만 원의 거액을 중국으로 송금했고, 체포될 당시 통장 잔고가 7백여만 원이라 한다.
시체를 정교하게 350여 토막을 내고 살점만 14개의 비닐봉지에 20점씩 균등하게 나눠 담은 점, 휴대전화가 4개였다는 점, 결정적으로 피해 여성의 몸에서 그의 정액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단순 성폭행 살인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의 과거 행적을 따라 주변인들의 행불 사건이 150여 건에 이른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그런 그가 1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자 이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굳이 그를 우위안춘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조선족 ≠ 한국인이라는 사실 때문인데 많은 조선족들이 긴 시간에 걸쳐 완전히 중국에 동화되었거나 돈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이류 중국인으로서의 삶에 익숙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선량한 조선족들의 건투를 빈다.
<계속>
http://www.changwonilbo.com/news/233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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