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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정부 당국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겨우 한풀 꺾인 상황에서 인구 이동량이 많은 추석 연휴가 자칫 코로나19 재 확산의 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연휴가 방역상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는 판단 하에 국민들에게 귀향 및 여행 자제와 함께 철저한 방역 수칙을 당부하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연휴 기간 동안 코로나19 환자가 확 불어나 심한 고초를 겪었기 때문이다. 코로나의 위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재 확산 여파가 얼마나 이어질지, 또한 감염자가 다시 한 번 더 급상승할지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달 말 추석 연휴 전까지 환자 수를 100명 아래로 떨어뜨리는 게 1차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연휴 기간이 끝난 뒤 코로나 확진 자가 급증한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안 된다는 경계심이 엿보인다.
앞서 석가탄신일인 지난 4월 30일부터 어린이날인 5월 5일까지 황금연휴가 끝난 후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나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특히 8ㆍ15 광복절 연휴 때 광화문 집회로 인해 감염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까지 격상하는 등 불안한 상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만평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추석(秋夕) 즉 한가위가 매우 썰렁해질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늘에 뜬 보름달보다 더 크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그려 `코로나 블루`의 암울한 그림자가 온가족이 모처럼 모이는 명절의 기쁨마저 앗아갈 수 있음을 표현했다.
특히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수도권에 한해 1주일 더 연장한 것을 반영해 자칫 추석 황금연휴(9월 30일~10월 4일) 내내 코로나의 그림자가 우리의 일상을 침범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했다.
이런 와중에 서울의 일부 자치구에서 워크숍-마을축제-콘서트 등 비대면 행사를 통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심리 방역`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 예로 마포구는 그림책 워크숍 `그림책 읽는 아이와 나`를 연말까지 온라인상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 워크숍은 마포중앙도서관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그림책 작가들을 초청해 펼치는 비대면 행사다.
정부는 코로나로 상처 입은 국민의 마음을 다독이고 격려하기 위해 경제적 피해가 큰 영세업자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에 나설 태세다. 정세균 총리는 이달 초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지원 방침을 밝히며 `핀셋지원`을 약속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과거 이승만 대통령의 발언을 비틀어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코로나 시대 형 격언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 `슬기로운 집콕 생활`, `마음 방역` 등 신조어도 등장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 청장은 "코로나 시대에 연대하는 방법은 모두가 흩어지는 것이며 사람 간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요즘 추석 연휴 이동을 금지해달라는 청원이 여러개 올라와 있다. 한 청원인은 "코로나 시대에 `귀성`이라뇨, 정부가 한가위 이동 제한을 결정해야 합니다" 고 호소해 찬성표가 급속히 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도 개천절이 포함된 추석연휴를 맞아 또 다시 광화문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한다. 최인식 8.15비대위 사무총장은 "개천절 집회 불허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 방역`과 `코로나 계엄`의 협박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또한 이들은 "눈물겨운 싸움이자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처절한 몸짓"이라고 했다. 집회든 모임이든 현 시점에서 국민의 생명과 사회 안전보다 더 중요한 가치인지 묻고 싶다. 게다가 일부 보수단체는 정은경 질병관리 청장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직권남용 등 6개 혐의로 고발까지 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 일선에서 불철주야 코로나 방역에 여념이 없는 이들을 살인죄 등으로 고발하다니, 같은 땅을 밟고 살아도 이렇게 다를 수 있냐? 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의 행동은 옳고 그름을 떠나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에는 무조건 반대하고 보자는 용심일 뿐이다.
올해 한가위는 코로나19라는 치명적 바이러스로 인해 썰렁한 `한(寒)가위`가 되기도, 코로나 블루에 지친 이들이 꿈속에서 마저 `가위` 눌리는 공포의 한가위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얼마든지 희망은 있다.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슬기로운 집콕 생활`, `심리 방역`, `대면 제한`, `거리두기` 실천에 나서면 밝고 즐거운 한가위뿐 아니라 코로나 없는 대한민국이라며 세계적 호평을 받는 일등 국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꿈꿔 보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236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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