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앓다가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모녀가 기초생활수급 지원금을 자발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담당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2018년 4월 엄마 A(52) 씨는 센터에 지원금 수급 중단 의사를 밝혔다.
경제 활동이 가능하니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달라는 취지였다.
수급 대상자는 딸(22)로 딸은 13살인 2011년 8월 사회복지시설에 입소하면서 대상자로 선정됐다.
복지시설 입소 사유는 A 씨의 학대였다.
지원금은 시설 급여 형태로 딸을 보호한 사회복지시설에 전달됐다.
딸이 복지시설에 입소한 무렵 A 씨도 정신병원에 입원해 수년간 치료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성인이 된 딸이 복지시설에서 나오자 A 씨는 지원금 수급을 중단했다. 시설 급여를 중단하더라도 가정에 받을 수 있는 지원이 있는지 찾아볼 수 있었으나 A 씨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녀가 성인이고 신체적인 문제가 없어 복지센터 측은 중단 신청을 받아들였다.
모녀는 정신질환을 앓아왔으나 장애 판정을 받지 않아 관련 지원도 받지 못했다.
딸을 보호해온 복지시설에 따르면 딸은 과거 장애등급 5∼6급으로 분류 가능한 경미한 지적장애(경계선 지능 장애)가 있었다. 이에 복지시설과 학교 등은 관련 기관의 돌봄을 받고 복지 혜택을 받도록 장애 검사를 권했으나 A 씨의 반대에 무산됐다.
또 복지시설 퇴소자는 5년간 사례 관리를 받게 되지만 이마저도 A 씨의 반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딸은 시설의 도움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으나 가정으로 돌아간 뒤에는 사회생활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시설 관계자는 "A 씨가 사례 관리를 완강히 반대해 해당 가정과 연락이 끊겼었다"며 "복지시설 보호 아동이 원 가정으로 돌아갈 때 공식적인 심의 절차와 함께 사례 관리가 법적으로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숨진 모녀는 이달 초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에서 발견됐다.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서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볼 때 경찰은 자살 가능성도 적다고 판단했다.
다만 엄마가 돌연사한 뒤 딸이 굶어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원에 부검을 맡긴 상태다.
/채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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