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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암한의원 김이곤 원장 |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항생제를 많이 쓰는 나라 중 하나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9 한눈에 보는 보건`에 따르면 국내 항생제 처방량은 26.5DDD(DDD: 인구 1,000명당 하루 항생제 소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OECD 31개국 평균인 18.3DDD보다 매우 높았으며 순위 또한 최상위권이다. 이렇게 국제기구가 항생제의 처방량을 공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항생제를 오남용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 내성균 발생으로 인한 치료율 저하
항생제는 미생물이 생산하는 대사산물로, 다른 미생물의 발육을 억제하거나 사멸시키는 항균 작용을 지니고 있어 이를 활용해 인체에 침입한 세균의 감염(infection)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그러나 항생제는 세균이나 박테리아에 효과가 있을 뿐 감기나 독감 장염 등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에는 효과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환에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동안 항생제를 처방해왔다. 또한 항생제가 필요한 질환에도 너무 과도하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항생제 오남용의 가장 큰 문제는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나 세균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내성균이란 특정 항생제의 공격으로 완전 박멸이 가능했던 세균이 차츰 자기 생존을 위해 몸의 일부를 변형시켜, 항생제에는 끄떡 않게 되는 새로운 균이다.
이런 내성균은 기존 항생제로는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더 강력한 항생제를 필요로 하게 되는데 더 강력한 항생제일수록 인체에 더 무리를 주기 마련이다. 더 강력한 새로운 항생제를 또 다시 오남용하다보면 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새로운 세균이나 슈퍼박테리아가 생기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내성균이 생길수록 치료율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 의료비 증가
일반적으로 감기 같은 바이러스 질환에는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해서 치료율이 높아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항생제를 처방할까? 가장 큰 이유는 의사와 제약회사간의 유착관계를 들 수 있다.
제약회사는 스스로 만들거나 구입한 약을 많이 판매하기 위해 영업을 한다. 그래서 자신의 회사 약품을 많이 처방했거나 처방하기를 기대하며 그에 맞춰 일정 금액의 뒷돈 일명 리베이트를 처방한 의사나 병의원에 준다.
리베이트는 돈으로 주기도 하지만 다른 형태로 전달되기도 한다. 가령 관계자만 참석할 수 있는 의료 박람회, 학술 세미나 또는 콘퍼런스 같은 행사를 진행하며 음주 식사제공, 호텔숙박, 골프접대 등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강의료, 자문료, 연구비 등 합법을 가장해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리베이트는 양방의료계의 오랜 관행이다 보니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별다른 죄의식조차 없다. 오히려 처방 약의 일정 비율로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게 기본적인 룰(rule)로 자리 잡혀있다. 의사가 돈을 받아놓고선 그에 맞춰 약 처방을 하지 않는다거나 특정 제약회사의 약을 처방했는데 리베이트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이 업계에서 비난을 받기도 한다.
제약회사의 이러한 영업비용 상승은 결국 약품 판매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환자의 의료비 증가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 등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항생제 내성균 발생과 의료비 증가를 막기 위해서 감기 등 항생제에 효과 없는 질환에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항생제를 사용하더라도 꼭 필요한 기간만 적정하게 사용해야 한다.
다음 칼럼에는 항생제가 필요한 질환과 필요 없는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44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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