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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중앙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
`창업은 쉬우나 수성은 어렵다(易創業 難守成)`는 이 말은 중국 수나라 말기 혼란기에 아버지 이연과 함께 군사를 일으켜 당나라를 창업한 이세민의 통치 철학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무과 급제를 위해서 꼭 읽어야 할 병법서 중 `오자 병법`에도 `싸워서 이기는 것은 쉬워도 그 승리를 지키는 것은 여려운 일이다(戰勝易 守勝難)`라는 말이 있다.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창업과 수성에 대한 고사를 접한 적이 있다.
사실 필자는 과거 10년 이상 인체공학연구소(Occupational Ergonomics)를 창업해 기업체, 민간단체, 공공기관 대상 컨설팅, 기술자문 및 전문교육 등의 사업을 수행한 적이 있어 정말 창업이 쉬워 보일 수 있지만 기본 자격과 충분한 업무역량을 갖추고서 출발해도 해당 기업 또는 단체에서 검증의 단계를 거쳐야만 겨우 접근이 가능하고 사업수행이 이뤄지기까지 난관은 또 많이 있었다. 교수로 대학에 재직할 때보다 창업해 근로자들의 작업관련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직업인체공학 분야에 이론적 배경, 생산현장 개선을 위해 두 세 배 이상 더 공부하고 연구하며 사업을 수행해 엔지니어의 깊은 전문성과 자존감을 키워 왔었다.
진나라 시황제의 나이 40세에 전 중국 땅을 통일(기원전 221년)하고서 황제 호칭 사용과 분서갱유와 폭정, 북방에 흉노의 침입을 염려해 150만명이 동원된 그 유명한 만리장성을 쌓도록 명했고, 또한 함양 근교에 아방궁을 쌓도록 했고, 70만명의 인부를 동원, 함양 근교의 여산 전체에 자신의 능묘를 건설토록 했다. 이런 대토목공사를 하는 동안, 국가의 재정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기원전 210년 50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부귀영화는 겨우 10년 정도로 마감됐다.
봄이면 강원도 동강의 바위절벽에 `동강할미꽃`은 하늘을 향해 노란 꽃술을 보이며 아름다움을 뽐내는 식물로 1977년 세상에 알려졌으며, 동강할미꽃이 뿌리를 내린 곳은 깎아지른 석회암 바위 틈이다. 물도 제대로 흡수하기 힘든 좁은 틈과 옴폭 들어간 부위에 자리잡고, 부드러운 솜털 입은 고운 꽃을 피웠으니 볼수록 귀하고 예쁘다고 한다. 또한 꽃이 진 자리는 노랑할미새의 둥지 자리가 된다고 한다. 배쪽의 노란 깃털을 가진 할미새와 백발이 된 할미꽃. 할미꽃은 씨앗을 바람에 날려보내기 위해 곧 준비를 시작한다. 할미꽃 근처의 노랑할미새는 강변 근처에 둥지 틀기를 좋아한다. 석회암 주변에 둥지를 마련한 노랑할미새는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다. 사람 접근이 어려운 장소였기에 생명 보존이 된 동강할미꽃과 그 난공불락 둥지에서 또 한 생명을 키워 이소하는 노랑할미새의 적자생존 경쟁에서의 생이 새삼스럽게 신비하고 경이롭기도 하다.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간한 `2019년 창업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자의 취업 상태 조사에서는 취업 상태 59.6%, 미취업 상태 40.4%, 창업자 근무 기관은 중소기업이 44.8%로 가장 높았고 창업 직전 창업자의 근무경력에서는 `127개월` 정도로 조사됐다. 재창업 경험이 있는 28.9% 창업기업의 폐업 이유로는 가장 많은 11.8%가 `사업부진`을 응답했다.
창업 준비기간은 전체 평균 10.1개월로 조사됐고, 창업 시 목표 시장은 93.8%가 `국내시장`이라고 응답했다. 창업하기 전 관련 교육 경험은 17.2%에 불가 했다. 뭔가 창업을 위한 준비되지 않은 상황을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기업 생명 행정통계`에 따르면 국내 신생기업 10곳 중 4곳은 1년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 기업이 1년 후에도 생존할 확률은 65.0%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창업 5년 후 생존율은 29.2%로 뚝 떨어졌다. 폐업으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68만 8,000곳이며, 이로 인해 94만 1,000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0년 5월에 `2019년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서 1인 창조기업 수는 2016년 말 기준 27만 1,375개사에서 2017년말 기준 28만 856개사로 전년 대비 9,481개사, 3.5%가 증가했고 총 고용인원은 60만 8,206명에서 73만 4,977명으로 12만 6,771명(20.8%)이 증가했고, 업체당 평균 고용인원은 2.24명에서 2.62명으로 0.38명(16.9%) 증가추세를 보였고, 총 매출액은 54조 9,697억원에서 65조 6,652억원으로 10조 6,955억원(19.4%) 증가했으며,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2억 300만원에서 2억 4,200만원으로 3,900만원(19.2%) 증가했다고 했다.
최근 보도된 싱가포르를 살리는 스타트업 관련 `실내 농업`으로 40배 높은 생산량을 거두며 가장 높은 수확량 달성 사례를 보면, 먼저 농업 방식부터 재배종까지 현지화된 솔루션, 재배 조건 최적화로 생산량 극대화, 그리고 선주문 방식을 통한 비용 감소 및 유기농 이미지 등의 성공요인을 들고 있다. 창업과 수성의 진정한 의미는 남들처럼 하면 되질 않고 남들과 뭔가 다른 차별화, 특성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어느 TV방송의 `서민 갑부`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싱가포르 실내 농업의 성공 비결과 일치하는 면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창업을 통해 승승장구하며 잘나가든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한순간 몰락의 길을 우리는 봐왔고, 기업의 가치 순위가 매년 바뀌어가는 세계 경제 지도도 보며 살아간다.
소기업이든 창업 1인기업이든 어떻게 수성을 통해 유지해 나갈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하는 생존전략과 난제도 항상 있는 것이다. 아마도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려움을 느끼면 지속가능성의 확률은 높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45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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