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논설위원 |
인생의 출발은 사람마다 다르다.
갑(甲)이라는 사람은 돈 많은 집에 태어나 부유한 환경에서 출발하는 반면에 돈 없고 가난한 집에 태어난 을(乙)이라는 사람은 힘들게 삶을 출발함으로 당연히 돈 많고 부유한 갑(甲)이라는 사람보다 인생을 불리하게 출발한다.
마라톤 경기 역시 마찬가지다.
무리지어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뛰기 때문에 일일이 출발선에서 동시에 뛸 순 없는 것이다.
병(丙)이라는 사람은 출발선에서 뛰고 정(丁)이라는 사람은 수십, 수백 명의 무리 뒤에서 뛰게 돼 병(丙)이라는 선수보다 조건이 불리한 상황에서 출발하다보니 정(丁)과 을(乙)은 당연히 환경, 조건이 좋은 갑(甲)과 병(丙)보다 불리하다.
그러나 첫 출발이 갑(甲)과 병(丙)보다 불리하다고 해서 그 과정(중반부)과 결과(후반부)도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만일 단거리 100m 달리기 일 경우에는 출발이 늦다면 짧은 거리이기 때문에 늦은 출발로 인해 만회할 시간적 유여가 없어 갑(甲)과 병(丙)에게 이길 확률은 적지만 인생과 마라톤(42.195km)은 긴 장거리 경기라 갑(甲)과 병(丙)이 결코 유리하다고 볼 순 없다.
즉 3시간에서 5시간을 자기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며 거친 바람과 뜨거운 햇빛을 맞고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쭉 뻗은 평탄한 길을 뛰면서 빠른 사람은 보내주고 느린 사람은 버려두고 옆 사람과 속도를 맞추고 고통을 감내하며 어느 정도(10km)를 달리다 보면 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돼 무릎과 종아리 허벅지 등이 아파오기 시작하면서 인생도 생각나고 후회도 되고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이를 악물고 버터 보지만 결국 체력과 정신력 인내의 한계로 어느 순간 혼자 남겨지게 돼 제한시간 초과로 교통통제가 풀리고 교통통제가 풀리니 보호막이 깨져 더 이상 주도로에서 응원해 주는 사람도 없고 더위를 식혀줄 스펀지와 마시는 물도 못 얻을 먹을 뿐 아니라 주최 측에서 버스에 탑승하라는 방송 멘트(announcement 짧은 문구)를 내보내고 한 시간 더 지나면 대회는 끝이나 기록이 나오지 않을뿐더러 매달도 못 받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마라톤이나 인생은 길고 긴 여정이라 살아가면서 힘이 들어 포기할 때가 많아 첫 출발이 유리하다고해서 과정(중반부)과 결과(후반부) 까지 유리하지 않듯이 불리한 환경과 조건에 탓하지 않고 스스로 모든 일을 개척해고 인내하며 목표지점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마라톤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자. 마라톤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북동쪽 약 30km 떨어져 위치한 지역, 지방 이름으로 이곳에서 기원전 490년에 페르시아 군과 아테네군 사이에 전투가 있었다.
이 전투에서 아테네 군이 페르시아 군을 격파한다.
이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서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벌판에서 아테네까지 쉬지 않고 달려가 `우리가 승리했다. 아테네 시민들이여 기뻐하라` 외치고 그는 안타깝게 죽게 된다.
이 사실의 배경이 돼 마라톤은 올림픽 경기 종목으로 채택이 돼 1896년 제1회 근대 올림픽인 아테네 대회 때부터 마라톤 경주가 실시됐는데 하지만 올림픽 개최지에 따라 경주거리가 40km를 전후로 해 일정하지 않았다.
1896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40km,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40.26km,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는 40km, 1906년 10주년 올림픽에서는 41.86km,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는 40.2km, 1920년 엔트위프 올림픽에서는 42.75km 등 열릴 때마다 제각각으로 공식 거리가 정해지지 않아서 대충 40km쯤 뛰다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최초로 42.195km를 정식 거리로 채택돼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면서 세계 6대 마라톤 대회(보스턴, 베를린, 런던, 시카고, 뉴욕, 도쿄 대회)가 생겨났고 이 대회 참가 조건이 sub-3이 있는데 sub-3이란 영어에서 접사 sub-는 ~의 아래 또는 밑에 below or under라는 의미로 상당히 생산적인 접사이다.
그 대표적인 단어가 지하철로 우리가 흔히 지하철역 이용할 때 영어 표기로 subway라고 하는데 단어의 뜻은 땅 속으로 가는 길이다.
그래서 마라톤에서 sub-3는 풀코스 거리인 42,195km를 3시간 아래 3시간 이내 즉 2시간 59분 59초까지 골인하는 것을 뜻하는데 일반인 마스터스들이 마라톤 sub-3를 달성하게 되면 상당한 고수로 대우 받을 뿐 아니라 동아마라톤 대회에서 sub-3을 하게 되면 명예의 전당에 그 이름과 기록이 올라가기도 해 그 만큼 힘든 경기가 마라톤이다.
마찬가지로 인생 역시 타인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달리다가 누군가 넘어지면 내가 1등으로 들어올 수 있고 내가 숨이 차서 걸음이 느려지면 옆 사람이 1등으로 들어올 수 있어 1등을 하려면 그 만큼 인내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서도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주위에 잘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단순히 배부르고 편안하게 산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얼마나 뒤에서 아등바등하게 무엇을 이루려고 애를 쓰고 있는 지를 보길 바란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70928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