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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스포츠도 꽤나 정치적이다.
지난 대선 때 체육계는 여야로 나뉘어 여기저기서 지지 선언이 나왔다. 그렇다고 체육인의 정치 참여를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체육계마저 지난 대선 때처럼 편 가르기 해서는 안 된다.
체육정책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바뀌온 것도 사실이다. 많은 체육인들은 5공 시절을 회상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체육계는 양적으로 급성장했다. 체육부가 독립 신설됐으며, 야구, 축구, 씨름 등 프로 스포츠가 출범했다.
독재에 대한 국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우민정책이란 비난은 몇 십 년이 지난 지금 보면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했던 1960년대 진영 논리와 비슷하다. 다만 그때 스포츠를 볼거리와 국위 선양의 도구로만 생각했던 근시안이 아쉽다. 6공 때는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전국 단위 조직인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급조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 주춤했던 체육계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치르면서 반등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치러진 국제대회는 판정 논란, 재정 낭비 등 비판이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스포츠도 산업이 자리 잡았다.
예전과 달리 기업들의 자발적 투자가 늘고,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이어졌다. 선거 조직이란 의심을 받던 생체협도 정치색이 빠지면서 순수 스포츠 단체로 탈바꿈했다.
이후 체육계 폭력과 미투 사건이 터지면서 박근혜 정부 때는 체육정상화 방안, 문재인 정부 때는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안 등이 나왔다. 보수, 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렸던 체육계를 되돌아보는 계기였다.
문제는 이런 조치들이 나온 배경을 살펴보면, 근본적인 치유책을 찾기보다는 체육계 문화를 죄악시하고, 체육인을 폄하하는 시선이 깔려 있다. 이런 와중에 체육계의 자율적 결정과 자정 작용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마치 군대에선 성폭력이 만연한 것처럼 과장하고, 무슨 일만 터지면 특별법이나 규제를 만들겠다는 것처럼 정치적으로 이용해온 측면도 있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는 체육계 다수 의견을 받아들여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안을 재검토하는 등 체육정책을 대폭 손질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3개월이 됐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때도, 문화체육관광부 장ㆍ차관 임명 때도, 체육계 인사는 보이지 않았다.
110여개에 이르는 국정과제 발표 때도 체육과 관련된 것은 `모두를 위한 스포츠, 촘촘한 스포츠 복지 실현`이란 어설픈 문구 하나밖에 없었다. 대선공약 가운데, 체육시설 이용료 소득공제가 무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체육시설은 종류가 너무 다양해 분류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이지만 표를 얻기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반면 도서구입비, 공연 영화관람료 등은 소득공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여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스포츠는 국가발전 동력이다.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축구의 손흥민 선수 같은 이는 이 나라의 홍보대사보다 못하다고 할 수 없다. 이래서 스포츠는 외교이고, 경제이고, 산업이고, 보건이고, 교육이고, 문화라고 한다.
우리나라 스포츠산업 매출은 해마다 성장 10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국민총생산(GNP)의 4% 수준이라니 놀랍다.
국민들은 경제 상황만 뒷받침된다면 건강이나 여가를 위해 지갑을 열 준비가 됐다. 그런 점에서 체육시설 이용료 소득공제는 딱 맞는 정책이다.
마찬가지로 은퇴 선수의 복지는 일자리 창출이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예로 사행산업 규제를 풀어 불법 도박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인다거나, 스포츠산업을 키우면 된다.
국민 의료비 지출은 의료보험 최강국답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급증하는 추세다. 현재도 GNP의 9%에 육박한다. 205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만도 390조 원에 이를 것이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전망이다. 이 가운데 일부만 절약 할 수 있다고 해도 든든한 재원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스포츠 중에서도 계절에 관계 없이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탁구 인구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필자가 각 대회 때마다 취재한 결과 보통 2,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각 지자체에서는 이를 대비해야 한다. 시군마다 국민체육관이나 복지관에서 탁구를 즐길 수 있다. 이것은 정부의 복지 정책의 일환이며, 스포츠로 통한 건강증진으로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권장해야 한다.
그러나 시대에 역행하는 지자체도 있다. 필자는 창원시 산하 시설공단 지휘감독하의, 회원구 소재 중리초등학교 탁구장을 취재차 방문했다.
3개의 탁구다이가 있었는데, 탁구 동호인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새손탁구클럽 안승섭 회장은 "탁구다이 사용료를 4시간당 6,000원, 에어콘 가동비를 1시간에 5,000원을 받는다. 경비 부담으로 운동을 그만 두겠다는 사람이 많으며, 시민의 건강증진은 외면한 채, 구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하며 아쉬움을 토했다. 이는 시장의 시정 철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시민 삶의 질을 좌우하는 단체장은 조례 제정이나 개정을 통해, 누구나 맘 편하게 탁구를 즐길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당부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7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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