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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상은, 객원논설위원/경희대학교 교육협력 중앙병원 특임이사 |
우리가 살아오면서 우리말 표현 가운데 죽음에 대한 의미를 전하는 말은 매우 많다. 사망(死亡), 서거(逝去), 별세(別世), 임종(臨終), 타계(他界), 하직(下直), 작고(作故), 귀천(歸天), 영면(永眠), 영결(永訣), 운명(殞命), … 이 외에도 엄청나게 다양하다.
이는 아마도 우리 선조들이 오래도록 삶의 고뇌와 죽음의 의미를 많이 고민하고 살았다는 반증으로 표현하는 학자도 있다. 간혹 방송 보도 또는 신문 기사에서 ‘운명(運命)을 달리했다’라는 표현을 보거나 듣게 된다.
이 또한 잘못된 문장으로 ‘유명(幽明)을 달리했다’라고 해야 옳다고 한다. “‘유(幽)’와 ‘명(明)’을 달리했다.”라는 말은 생과 사를 달리했다는 말로서 ‘幽’는 어둠·밤·죽음·저승·악·무형·어리석음 등을 의미하고, ‘明’은 밝음·낮·삶·이승·선·유형·지혜로움 등을 뜻하며, 굳이 ‘운명했다’라는 표현을 하고자 한다면 “암 투병 끝에 ‘운명(殞命)했다’”라고 해야 옳다라고 어느 한문학자의 칼럼 기고 글에서 본 적 있다.
또 하나 천주교에서는 ‘선종(善終)’, 개신교에서는 ‘소천(召天)’, 불가에서는 열반(涅槃), 입적(入寂) 등의 표현을 자주 쓰고 있으며, ‘명복(冥福)’이란 죽은 뒤에 저승에서 받는 복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명복을 빈다.’라는 말은 죽은 사람의 사후 행복을 비는 말로써 서방 정토에 가서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불사(佛事)를 행하는 일이다. 종교적 표현의 의미와 한계성과 관계없이 ‘고인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고인의 별세를 애도합니다.’ ‘고인의 영면을 추모합니다.’,또는 ‘고인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등의 표현이 무난하다고 한다.
며칠 전 통계청의 ‘2021년 사망원인통계 결과’ 발표자료에 근거하여 한국인의 사망원인을 들여다보면, 총사망자 수는 317,680명으로 전년 대비 12,732명(4.2%) 증가하였고, 조사망률(인구 10만 명당 명)은 618.9명으로, 전년 대비 25.0명(4.2%) 증가했다.
1984년(585.2명) 이래로 최대치를 나타냈다. 80세 이상의 사망자가 전체 사망에서 50.0%를 차지했고 10년 전보다 15.2% 증가한 수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사망의 3대 사인은 암, 심장질환, 폐렴 등이 전체 사망의 43.1%를 차지했다.
또한, 확장하여 10대 사망원인을 보면 악성신생물(암),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질환, 고의적 자해(자살),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간 질환, 패혈증, 고혈압성 질환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1983년부터 2021년 사이의 사망 발생 경향성을 보면 먼저 암의 경우 1983년 인구 10만 명당 100명 이하 수준에서 161.1명으로 급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1983년도 암 발생 정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던 뇌혈관질환은 오히려 완만한 감소추세를 보였고, 심장질환과 폐렴 등은 반대로 완만한 증가추세를 보였다.
전체 사망자의 26.0%가 암으로 사망했고,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61.1명으로 남자는 199.0명, 여자는 123.4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1.6배 높았고, 폐암(36.8명), 간암(20.0명), 대장암(17.5명), 위암(14.1명), 췌장암(13.5명) 순으로 높았다. 남자는 폐암(54.5명), 간암(29.4명), 대장암(19.6명) 순으로 사망률 높고, 여자는 폐암(19.2명), 대장암(15.4명), 췌장암(12.9명) 순으로 사망률 높았다. 사망률 성비는 식도암(8.8배)이 가장 높고, 폐암․간암(2.8배) 다음이다. 10년 전보다 대장암, 췌장암, 폐암 등의 사망률은 증가하였고, 위암, 간암 등의 사망률은 감소한 추세를 보였다.
고의적 자해(자살) 사망률은 26.0명으로 전년 대비 0.3명(1.2%) 증가했지만, 2011년 자살률 31.7명(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에서 이후 감소하며 2017년 24.3명, 2020년 25.7명, 2021년 26.0명 등의 경향을 보였고, 최근 OECD 주요국 자살률 비교에서 한국은 1위이며, 리투아니아가 20.3명으로 2위, 3위는 15.2명의 벨기에, 일본 14.6명으로 5위를 나타냈다.
자살 신고 건수 관련 2021년(경찰청 자료) 10만7511건이었으며, 극단적 선택 추정요인(심리부검 대상 자살사망자 103명 기준) 분류에서는 부채 원인이 44.1%로 가장 높았고, 수입감소 20.3%, 지속적인 빈곤 16.9%, 지출증가 13.6% 순으로 나타났다. 치매에 의한 사망률은 20.2명, 여자가 남자보다 2.1배 높은 경향이며, 코로나 19 사망자 수는 5,030명으로 60세 이상 비중이 92.4%를 나타내어 사망자 10명 중에서 9명 이상을 차지했다.
사인별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은, 암은 부산(92.3명), 심장 질환은 울산(39.9명), 폐렴은 대구(23.9명), 뇌혈관 질환은 경남(23.9명), 고의적 자해(자살)는 강원(27.3명), 운수사고는 전남(10.1명), 코로나19는 서울(9.5명) 등으로 지역별 차이를 보였다.
각 연령별 5대 사망원인 사망률 및 구성비 비교에서 10대에서 30대의 1위는 고의적 자살이며 40대에서 80세 이상에서는 악성신생물이 1위이며, 1~9세의 경우도 악성신생물이 1위를 차지했다. 2위 그룹에서는 60대 이상 80세 이상은 심장 질환, 40대, 50대는 고의적 자살, 20대는 운수사고, 10대와 30대는 악성신생물로 나타났다.
순환계통 질환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명)은 121.5명으로, 심장 질환(61.5명), 뇌혈관 질환(44.0명), 고혈압성 질환(12.1명) 순이었다. 사망통계는 국가의 인구정책, 보건정책, 의료정책 등의 보건복지 중요 정보로 활용되고, 국민의 질병부담 측정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필요한 가장 우선적이며, 요긴한 통계의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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