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의 기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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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장 |
태풍은 열대 해양에서 발달하는 강한 열대 저기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북태평양 서부에서 발생하는 최대풍속이 17㎧ 이상인 열대 저기압을 태풍으로 부른다. 열대 저기압은 열대 요란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이 초기 요란은 대체로 200~600㎞의 지름을 가진다. 열대 요란이 모두 태풍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중 일부가 태풍으로 발달한다.
태풍으로 발달하는 열대 요란의 공통점은 해수면 온도가 27℃ 이상인 따뜻한 해수면에서 성장한다는 것인데, 따뜻한 해수면은 많은 양의 수증기를 대기로 공급하는 수증기 공급원이 된다. 그리고 태풍을 유지해 줄 충분한 양의 수증기 공급원이 사라진 육지나 상대적으로 차가운 해수면 위에서 태풍은 약화하거나 온대저기압으로 변질하게 된다.
결국 태풍은 뜨거운 바다에서 자라고 차가운 곳에서 사라지는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셈이다, 그래서 태풍은 해수면 온도가 높은 저위도에서 일 년 내내 발생하고 있고, 특히 해수면 온도가 가장 높게 유지되는 여름과 초가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평균적으로 6월에 1.7개, 7월에 3.7개, 8월에 5.6개, 9월에 5.1개, 10월에 3.5개의 태풍이 발생했으며, 그중 9월과 10월에는 각각 0.8개, 0.1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가을철에도 태풍이 적지 않게 발생했고, 매년 1개 정도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재해 연보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10년간 시ㆍ군ㆍ구별 평균 태풍 피해 지역을 살펴보았을 때, 여름철은 10.9%(7곳) 가을철은 89.0%(57곳)로 가을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더 광범위하게 나타난 것이 확인된다.
실제로 우리의 기억 속에 뚜렷하게 남아 있는 강력한 태풍 중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에 발생한 것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 2020년 `마이선`과 `하이선`, 2022년 `힌남노`가 그 예이며, 과거 849명의 인명피해를 초래한 1959년의 `사라`와 4조 2천억 원의 재산 피해와 132명의 인명피해를 기록한 2003년의 `매미 역시 역대급 가을 태풍으로 기록돼 있다. 이처럼 가을 태풍은 여름 태풍보다 더 큰 피해를 남기곤 한다.
기후변화로 태풍의 강도는 점점 강해지고 있으며, 과거와는 다른 비정형적 경로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피해도 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상청에서는 올해부터 태풍 정보를 보다 정밀하고 체계적으로 제공하고자 `태풍 해설서` 서비스를 개선했다.
단순히 태풍의 진로만 알려주는 기존의 방식을 넘어, 태풍 발생의 원인, 해수면 온도, 기압의 흐름, 예측 모델의 판단 근거 등 한층 더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으며,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을 때 하루 한 번 오후 5시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의 이해와 판단을 돕고자 태풍 강도를 정량적인 숫자 체계로 표현하여 현재 시범운영 중이며, 강도별로 색상을 차별화해서 정보 전달력을 강화했다.
태풍 피해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사고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실제로 태풍 발생 후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기 전까지는 며칠 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이는 우리가 시기적절하게 대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상청은 앞으로 더욱 정확하고 신속하며 이해하기 쉬운 태풍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태풍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가을 태풍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경각심을 바탕으로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다. 집 주변의 배수 상태나 시설물을 점검하는 등 기초적인 재난 대비 행동요령을 실천하고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예ㆍ특보, 태풍 정보, 재난문자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을 지닌다면 태풍으로부터 피해를 줄이고 안전한 일상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