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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한 칼럼]아이의 뇌는 매일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두뇌 발달은 공부 이전에 삶의 토대를 만드는 과정이다

[신재한 칼럼]아이의 뇌는 매일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두뇌 발달은 공부 이전에 삶의 토대를 만드는 과정이다

창원일보 | 입력 : 2026/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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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학과장 / 교육부 연구사 역임 / 한국상담학회 노인상담학회 대외협력위원장, 수련감독
많은 부모는 아이의 성장에서 성적과 결과를 먼저 바라본다. 시험 점수, 집중력, 학습 속도 같은 눈에 보이는 부분에 관심을 둔다. 하지만 뇌과학은 조금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금 아이의 뇌는 안전한 상태인가?"라는 질문이다.


사람의 뇌는 태어날 때 완성된 상태가 아니다. 뇌는 경험을 통해 연결되고 변화한다. 아이가 어떤 말을 듣고, 어떤 감정을 경험하며, 어떤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지가 그대로 뇌의 회로가 된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경험은 단순한 추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의 감정 패턴과 행동 방식이 된다.


첨부된 글에서도 설명하듯이, 우리 뇌에는 위험을 감지하는 편도체(Amygdala)가 있다. 이 기관은 마치 화재경보기처럼 위험을 가장 먼저 감지한다.


원래는 생존을 위한 중요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뇌는 실제 위험과 정서적 스트레스를 구분하지 못한다. 누군가의 큰 목소리, 반복적인 비난, 관계 속 불안도 뇌는 생존의 위협처럼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4학년 민수(가명)는 학교에서는 조용하고 문제없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작은 실수만 해도 얼굴이 굳고 손에 땀이 났다. 발표 시간만 되면 배가 아프다고 화장실에 갔고, 시험 전날에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부모는 "원래 겁이 많은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상담 과정에서 민수는 집에서 아버지의 잦은 화와 큰 목소리에 늘 긴장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민수의 뇌는 이미 "실수하면 위험하다"고 학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발표 상황만 되어도 편도체가 위험 신호를 보내고, 몸은 즉시 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심장이 빨리 뛰고, 머리가 하얘지고, 집중이 어려워졌다. 이는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뇌의 생존 반응이었다.


첨부된 글에서도 이런 반응을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이라고 설명한다.


편도체가 위험을 감지하면 몸에서는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원래는 맹수를 만났을 때 인간을 살리기 위한 시스템이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시험, 경쟁, 부모의 기대, 친구 관계 같은 스트레스에도 같은 반응이 반복된다.


문제는 이런 긴장이 반복될 때 발생한다. 뇌는 계속 과열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결국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중학교 2학년 지현(가명)은 하루 평균 6시간 이상 학원을 다녔지만 성적은 계속 떨어졌다. 부모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더 많은 공부를 시켰다. 그러나 지현은 늘 피곤했고, 공부를 시작하면 멍해졌으며, 작은 말에도 쉽게 짜증을 냈다.


상담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극심한 만성 스트레스였다. 지현의 하루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뇌는 쉬지 못했고, 과부하 상태에 들어가 있었다. 첨부된 글에서 설명하듯이, 만성 스트레스는 마치 "불이 나지 않았는데도 계속 울리는 화재경보기"와 같다.


경보기가 계속 울리면 결국 시스템이 고장 나듯, 뇌 역시 지속적인 긴장 속에서는 제대로 학습하기 어려워진다.


우리는 종종 이런 아이들을 보며 "의지가 약하다",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뇌과학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첨부된 글에서도 번아웃과 무기력은 실패가 아니라 뇌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 반응이라고 설명한다.


즉, 아이가 무너지는 것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라 뇌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반대로 안정적인 환경은 아이의 뇌를 건강하게 성장시킨다. 초등학교 5학년 수아(가명)는 시험에서 실수해도 부모가 먼저 "괜찮아, 틀리면서 배우는 거야"라고 말해주었다. 수아는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다시 도전하는 힘이 강했다. 친구와 갈등이 생겨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자신의 감정을 비교적 잘 표현했다.


이런 경험은 아이의 전전두엽을 성장시킨다. 전전두엽은 감정을 조절하고 충동을 통제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뇌의 사령관 역할을 담당한다. 결국 아이를 성장시키는 것은 지나친 압박이 아니라 안전감과 회복 경험인 셈이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의 뇌는 디지털 자극으로 인해 더욱 쉽게 과부하 상태에 빠진다. 실제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수록 집중 지속 시간이 짧아지고 즉각적인 보상에 익숙해지는 경우가 많다.


한 중학생 사례에서는 하루 7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학생이 책을 10분도 읽지 못했다. 영상은 계속 볼 수 있었지만 공부는 시작조차 어려워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과 호흡 훈련, 산책을 병행하자 3개월 후 집중 지속 시간이 점차 늘어났다. 이는 단순한 습관 변화가 아니라 뇌 회로 자체가 다시 안정화된 결과였다.


다행스러운 점은 뇌는 평생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첨부된 글에서도 뇌를 "굳어버린 시멘트가 아니라 말랑말랑한 찰흙"이라고 표현한다.


뇌과학에서는 이를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고 부른다. 즉, 반복되는 좋은 경험은 손상된 뇌 회로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명상, 운동, 놀이, 공감적 대화, 충분한 수면 같은 활동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라 실제로 뇌를 회복시키는 중요한 과정이 된다. 첨부된 글에서도 "괜찮아, 지금 나는 안전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자기 대화와 호흡 훈련이 편도체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결국 두뇌 발달의 핵심은 단순히 공부를 잘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회복하며,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삶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뇌를 만드는 것이다.


아이의 미래는 학원 시간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오늘 아이가 어떤 표정을 보고, 어떤 말을 듣고, 어떤 감정을 경험하며 살아가는지가 아이의 뇌를 만든다.


그리고 그 뇌는 결국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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