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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주차장은 사라지고 광장은 생긴다… 군민은 무엇을 얻었나

여두화 기자 | 기사입력 2026/06/15 [14:10]

[취재수첩]
주차장은 사라지고 광장은 생긴다… 군민은 무엇을 얻었나

여두화 기자 | 입력 : 2026/06/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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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두화 부장 / 하동 주재    

하동읍 읍내 다목적광장 조성사업 현장을 찾았다.

 

공사 막바지에 접어든 현장에는 새로 심어진 나무와 각종 시설물이 눈에 들어왔다.

 

사업계획서에는 인조화강석 포장 747㎡, 경계석 301m, 앉음벽과 루버가림벽, 선형테이블, 각종 조경시설 등이 포함돼 있다.

 

보기 좋은 공간을 만들겠다는 행정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과 상인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광장이 문제가 아니라 주차장이 문제입니다."

 

인근 식당 주인은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동읍 중심 상권은 오래전부터 주차난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점심시간이나 장날이면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몇 바퀴를 돌아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일부 방문객은 아예 발길을 돌린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기존 주차 기능을 축소하면서까지 광장을 조성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정책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주민들 대부분은 "광장보다 주차장이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요즘은 작은 식당도 주차장이 없으면 손님이 오지 않는다"며 "하동읍 상권 활성화를 이야기하면서 주차공간은 줄이고 광장을 만든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외지인이 하동에 와서 가장 먼저 겪는 불편이 주차 문제"라며 "주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시장도 상권도 살아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사업에 식재된 수목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민들은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조성된 공간에서 나무가 제대로 생육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 충분한 토심과 배수시설이 확보됐다면 수목 생육이 가능하다.

 

그러나 행정은 가능하다는 설명보다 군민이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지금처럼 의문과 불신이 먼저 제기되는 상황은 결국 소통 부족의 결과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사업 추진 과정이다.

 

취재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왜 주민 의견을 듣지 않았느냐"였다.

 

사업의 옳고 그름을 떠나 주민들이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는 정책이라면 행정은 다시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그 과정 없이 사업이 강행됐다면 행정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군의회의 역할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예산은 의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집행된다.

 

주민들은 사업을 추진한 집행부뿐 아니라 예산을 승인한 군의회 역시 책임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준공도 되지 않은 공사 현장에서 행사가 추진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 여부와 별개로 군민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 행정은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행정은 군민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군민과 함께 가는 것이다.

 

광장은 만들 수 있다.

 

나무도 심을 수 있다.

 

그러나 한 번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동읍에 지금 필요한 것이 광장인지, 주차장인지, 아니면 군민과의 소통인지 행정은 다시 한번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좋은 행정은 완공된 시설물의 규모로 평가받지 않는다.

 

군민이 공감하고 만족하는 결과로 평가받는다.

 

이번 다목적광장 조성사업이 또 하나의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기억될지 아니면 군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개선되는 계기가 될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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