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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첫 휘슬, 우리 사회의 문턱도 함께 낮아져야 한다"

스포츠의 감동은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을 때 더 빛난다

"월드컵의 첫 휘슬, 우리 사회의 문턱도 함께 낮아져야 한다"

스포츠의 감동은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을 때 더 빛난다

창원일보 | 입력 : 2026/06/1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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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이번 월드컵은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대회로, 48개국이 참가하고 16개 도시에서 104경기가 열리는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컵이다. 개막전은 2026년 6월 11일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로 시작됐다.

 

월드컵의 첫 휘슬이 울리는 순간, 세계는 다시 축구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 국적도, 언어도, 문화도 다르지만 사람들은 같은 장면에 환호하고, 같은 골에 박수를 보내며, 같은 패배 앞에서 아쉬워한다. 스포츠가 가진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잠시나마 같은 마음으로 모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거대한 축제를 바라보며 한 가지 질문도 함께 던져야 한다. 과연 이 감동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가. 경기장에 가고 싶어도 이동이 어려운 사람, 휠체어 좌석이 부족해 관람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 화면 해설이나 자막이 부족해 경기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스포츠의 감동은 경기장 안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그 감동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FIFA는 이번 월드컵 경기장별로 장애인과 이동 약자를 위한 접근성 좌석을 마련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또한 2026년 월드컵 앱과 경기 관람 환경에서 접근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가 단순히 경기만 잘 치르는 데서 끝나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지역사회도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큰 경기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창의 체육관, 문화회관, 공공기관, 병원, 식당, 행사장도 마찬가지다. 장애인이 갈 수 있는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가. 장애인 화장실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가. 이동 지원은 충분한가. 안내는 쉬운가. 이 질문들이 쌓일 때 지역의 수준이 달라진다.

 

월드컵은 승패를 가르는 대회이지만, 우리 사회가 배워야 할 것은 승리만이 아니다. 끝까지 뛰는 선수들의 도전, 서로를 응원하는 관중의 마음, 패배한 팀에도 박수를 보내는 태도, 그리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노력이야말로 진짜 월드컵 정신이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대우가 아니다. 함께 보고, 함께 이동하고, 함께 응원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다. 휠체어를 탄 사람도 경기장의 함성을 느끼고 싶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도 지역 축제의 자리에 앉고 싶다. 보호자가 없어도 병원과 관공서와 행사장을 안전하게 오가고 싶다. 이것은 복지가 아니라 생활이다.

 

북중미월드컵의 시작을 보며 바란다. 세계가 축구로 하나 되는 이 시간에, 우리 사회도 더 낮은 문턱과 더 넓은 길을 생각했으면 한다. 누군가는 골을 넣고, 누군가는 박수를 치고, 누군가는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그 모든 장면에 장애인도 함께 있어야 한다.

 

월드컵의 첫 휘슬은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이제 우리 지역사회도 새로운 휘슬을 불어야 한다. 차별의 문턱을 낮추고, 이동의 길을 넓히고,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로 나아가자는 휘슬이다. 스포츠의 감동이 경기장 안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 일상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김경진((사)경남척수장애인협회 거창군지회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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