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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귀한 손님, 함안에 피다
`아라홍련의 고장` 함안 연꽃테마파크 나들이

700년의 시간 건너 피어난 아라홍련과 함께하는 여름 산책

김인교 기자 | 기사입력 2026/07/20 [17:40]

한여름의 귀한 손님, 함안에 피다
`아라홍련의 고장` 함안 연꽃테마파크 나들이

700년의 시간 건너 피어난 아라홍련과 함께하는 여름 산책

김인교 기자 | 입력 : 2026/07/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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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년 전 고려시대 연꽃, 함안에서 다시 눈뜨다

 

선명한 분홍빛 자태를 뽐내는 연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화려하면서도 단아하고, 고요하면서도 생명력 넘치는 연꽃은 예부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오래전 사람들이 바라보던 연꽃은 오늘날의 연꽃과 같은 모습이었을까.

 

그 물음에 응답하듯, 함안에서는 700년의 시간을 건너온 연꽃 `아라홍련`이 다시 꽃을 피웠다. 긴 세월 잠들어 있던 씨앗은 옅은 분홍빛을 머금은 꽃잎을 가지런히 펼쳐 보이며, 잊혀졌던 옛 연꽃의 모습을 우리 앞에 드러냈다. 고려시대 탱화인 `아미타여래도`에 그려진 연꽃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한 채였다.

 

▲ 1286년 충렬왕12 제작 `아미타여래도` 사진. 고려귀족 염승익이 조성했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오랜 세월을 건너 지금 다시 꽃피운 아라홍련의 자태는 보는 이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했다.

 

그리고 그 울림은 지금, 함안 연꽃테마파크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여름 함안을 찾는 이들은 아라홍련을 비롯한 다양한 연꽃들이 펼쳐내는 여름의 정취를 만나볼 수 있다.

 

 

◆연꽃의 강인한 생명력, 함안의 8월을 물들이다

 

아라홍련의 씨앗은 2009년 함안 성산산성(사적 제67호) 유적지에서 저수시설을 발굴하던 중 발견됐다. 출토된 씨앗은 오늘날의 연꽃 씨앗보다 다소 작았고, 도토리를 닮은 모양이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의뢰해 분석한 결과, 약 700년 전 고려시대의 씨앗인 것으로 확인됐다. 

 

함안군은 이 씨앗의 발아를 시도했다. 수백 년 전 씨앗이 오늘날 다시 싹을 틔울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연꽃 씨앗은 껍질이 매우 단단하고 조직이 치밀한 데다, 오랜 세월 동안 진흙 속에 밀폐된 상태로 보존돼 있었기 때문에 연꽃의 강인한 생명력에 가능성을 걸어볼 만했다.

 

▲ 아라홍련.    

 

마침내 2010년 7월, 긴 잠에서 깨어난 연꽃이 얼굴을 내밀었다. 700년의 시간을 지나 되살아난 이 연꽃에는 함안의 옛 이름인 `아라가야`에서 따온 `아라홍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라홍련은 현대의 연꽃과 비교해 꽃의 크기는 크고 꽃잎 수는 적다. 꽃잎의 모양은 긴 타원형에 가깝고 끝은 둥그름하다. 빛깔은 옅은 선홍빛을 띠어 맑고 순수한 인상을 준다. 불교 탱화 속 등장하는 연꽃의 모습과 비슷해 바라보고 있으면 탱화의 한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 법수홍련.    

 

◆함안 연꽃테마파크에서 만나는 여름의 얼굴

 

아라홍련의 개화를 기념하고 군민과 방문객이 그 감동을 함께 나누기 위해 조성된 함안 연꽃테마파크는 함안나들목(IC)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가야읍 함주공원과 맞닿아 있어 접근성이 좋고, 여름이면 연꽃을 보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다. 

 

연꽃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시간은 오전 6시부터 11시 사이다. 한낮의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새벽이슬과 선선한 공기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무더운 여름에도 자신을 찾아온 손님들을 향한 연꽃의 자비로움처럼 느껴진다. 이른 아침 연꽃테마파크로 산책을 나서는 군민들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가람백련.    

 

연꽃테마파크는 10만 9,800㎡ 규모로 조성돼 있으며, 아라홍련을 비롯해 법수홍련, 가람백련, 수련, 가시연 등 다양한 연꽃을 만날 수 있다. 아라홍련이 담백하고 수수한 아름다움을 전한다면, 법수홍련은 선명한 색감으로 시선을 끈다. 백련은 고결하고 청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가시연은 희귀한 보랏빛 자태로 특별한 볼거리를 더한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연못마다 다른 빛깔과 모양의 연꽃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7월부터 8월까지 연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는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기기에도 좋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걷는 산책은 물론, 혼자 조용히 사색을 즐기기에도 어울리는 여름 여행지다.

 

현재 함안 연꽃테마파크에서는 방문객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함안 연꽃테마파크 스마트폰 사진 공모전`이다. 이번 공모전은 `연꽃테마파크, 여름을 걷다`를 주제로 오는 26일까지 진행되며, 연꽃테마파크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공원 내 큐알(QR)코드로 접속해 간편하게 응모할 수 있다.

 

▲ 가시연.    

 

◆오래 기다린 만남, 함안연꽃테마파크에서

 

연꽃은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지만 맑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흙탕물이 묻지 않는 특성 때문에 동양 문화권에서는 오래전부터 특별한 상징으로 여겨졌다. 인도에서는 `신`을 상징하는 꽃으로, 한국에서는 불교를 대표하는 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연꽃이 전하는 울림은 종교적 의미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랜 기다림을 견디고 마침내 피어나는 생명력, 진흙 속에서도 제 빛을 잃지 않는 단정함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메시지를 건넨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더 빠르게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시대다. 그럴 때일수록 연꽃 앞에 잠시 멈춰 서는 시간은 더욱 소중하다. 천천히 피어나고, 묵묵히 견디며, 마침내 자기만의 빛을 드러내는 연꽃은 우리에게 여유와 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

 

올여름, 함안 연꽃테마파크에서 700년의 시간을 품은 아라홍련을 만나보면 어떨까. 오랜 기다림 끝에 피어난 꽃들과 함께 걷는 길은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도 오래도록 향기로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김인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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