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봄으로 전 세계가 따뜻함만 느끼는 가운데 5월 1일 근로자의 날은 맞은 창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아직도 한겨울의 날씨에 맨몸이 노출된 채 추위에 떨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에는 같은 일을 하면서도 월급은 본사소속의 절반도 못 받는 협력업체가 여러곳이 있다. 이들 협력업체(하청업체)의 회사 속에서도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이 있다.
이들은 봄을 아는가? 묻고 싶어졌다. 하청업체에 16년을 일한 김 모씨는 근로자의 날을 모른다. 오로지 출근하라는 말만 듣고 쉬는날도 없이 일을 할 뿐이다고 말한다.
김 씨는 16년간 출근하는 곳도, 하는 일도 한 번도 바뀐 적 없지만 서류상 그가 소속된 회사는 16년 새 5번이나 바뀌었다. 협력업체들이 한국지엠과의 계약해지와 폐업 등으로 계속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가 해고당하면서 손에 쥔 퇴직금은 1년치인 200~300만원에 불과했다.
협력업체가 폐업하면 `퇴사 후 재입사` 형식으로 다시 회사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해고되면서 석 달짜리 단기계약직으로 재입사하라는 권유를 여러번 받았다.
한국지엠 노사가 지난 23일 법정관리 문턱에서 극적으로 임단협을 타결하며 구조조정 이슈가 일단락됐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 합의에서도 배제됐다.
최근 20여년간 불황이 반복된 자동차산업에서 늘 타깃이 되는 건 비정규직이었다. 똑같이 일해도 임금은 절반 수준에 늘 해고 위협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들은 한반도의 봄에는 관심조차 없다.
이들은 군산공장이 창원공장의 미래가 될까 두렵다. 군산공장은 2015년 근무 형태를 1교대로 전환하고 2년간 비정규직 1,000여명을 내보냈다. `불 꺼진 공장`이 된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20%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폐쇄됐다.
창원공장 안팎에서도 물량이 더 줄어 내년 말부터 2교대에서 1교대로 바뀔 거라는 얘기가 돈다. 구조조정 강도가 더 높아질수록 파편은 비정규직이 맞는다며 정부의 노동정책을 원망하고 있다.
근로자의 날을 맞아 일을 마치고 나오는 한국지엠 창원공장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역력하다. 웃음 가득한 모습으로 바뀌길 바란다.
정부의 노동정책이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정책으로 바뀌어 차별없는 노동현장이 되기를 근로자의 날에 기대해본다.
/송종구ㆍ김광수 기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189561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