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와 유엔환경계획(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이 공동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과학적, 체계적으로 대처하고자 설립한 기구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이다. 오늘날 기후변화 추세, 원인규명,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학적, 사회경제적 영향 평가, 그에 대한 대응전략을 분석한 보고서는 여기에서 작성돼 각국 정부에 제공되고, 정부 간 협상의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2015년 5차 평가보고서 작성을 앞두고 제32차 총회가 10년 10월 부산에서 개최됐고, 11년 7월에는 IPCC주저자 회의가 창원에서 열려 세계 기상ㆍ기후학자 400여명이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전 지구 기후변화 심각성에 대해 토의했다.
IPCC 제4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전 세계 평균기온은 0.75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같은 기간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1.75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 연구 결과(`11년 11월)에 따르면 탄소배출량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2050년에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지금에 비해 3.2도 정도 더 상승하고, 강수량은 15%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아울러 지난 100년간 상승추이보다 앞으로 온난화 진행 속도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2020년까지 적게는 0.6도에서 많게는 1.5도까지 상승하고, 해수면 상승, 폭염일수, 열대야 증가, 극한기상의 강도는 더 강해 질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년 전 지구온난화와 관련하여 스페인 바르셀로나 해양연구소 Francesc Piferrer 박사팀은 수온이 약 4도 정도 상승하면 송사리 종류인 Atlantic silverside 개체군의 수컷비율이 98%에 이르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이 연구팀은 이러한 성비불균형을 가져온 기작을 밝히는 연구를 계속 진행 중인데 물고기는 사람과 달리 XY 성염색체가 없고, 약 40여종의 어류에서 성결정은 염색체 종류가 아닌 온도에 의존한다고 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DNA 메틸화(methylation)가 활성화되어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변환시키는 효소가 억제됨으로써 암컷 수가 적어진다고 한다. 물고기가 알에서 부화한 후 20일 동안 3~4도 정도 높은 수온에 노출되면 수컷의 비율이 80%에 이르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일반적으로 양식장에는 수컷이 많다고 한다.
IPCC 보고에 따르면 금세기 말까지 바다에서 평균 해수온도는 최소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온도상승으로도 일부 어종에서는 성비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가 생태계 여러 분야에 미치는 위협은 실로 다양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더 많다. 다른 위협요인들에 비해 성비불균형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여러 위협요인들이 합쳐져 누적효과가 나타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수온상승으로 어느 날 수산어종이 급감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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