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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봄은 바다에서 시작돼, 하늘에서 완성된다

하늘이 건네는 봄 한 장면
사천바다케이블카 봄 절정

구경회 기자 | 기사입력 2026/04/15 [16:31]

남해의 봄은 바다에서 시작돼, 하늘에서 완성된다

하늘이 건네는 봄 한 장면
사천바다케이블카 봄 절정

구경회 기자 | 입력 : 2026/04/1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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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양도 봄품경


 


봄마다 사람들은 꽃을 찾아 산을 오른다. 땀을 흘리고, 무릎이 시큰거리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기어이 정상에 닿으려 한다. 그 수고로움 끝에 얻는 한 폭의 풍경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오르지 않아도 그 풍경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어떨까.



사천, 삼천포 앞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사천바다케이블카는 그 질문에 가장 우아한 답을 내놓는 곳이다.


 


◆땅을 떠나는 순간, 봄이 입체가 된다



2018년 4월 개통한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총 길이 2.43㎞의 국내 최초 바다ㆍ섬ㆍ산 복합 노선이다. 대방정류장을 출발해 쪽빛 바다를 건너고, 초양정류장을 거쳐 해발 408m 각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이 노선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케이블카 자체가 풍경이 되고, 탑승객은 그 풍경의 일부가 된다.



캐빈이 천천히 지상을 떠나는 순간, 지상에서 조각처럼 흩어져 보이던 장면들이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로 이어진다. 봄빛을 머금은 바다는 햇살을 받아 윤슬로 반짝이고, 창선ㆍ삼천포대교의 웅장한 실루엣이 눈높이 가까이 다가온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대상에 빛나는 이 다리를 이처럼 가까이, 그리고 이처럼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점은 오직 사천바다케이블카에서만 허락된다.


 


각산 진달래와 케이블카.


 


◆오르지 않아도 닿는 봄의 절정



케이블카의 고도가 높아질수록 풍경의 채도는 짙어진다. 산 구간에 접어들면 연둣빛 숲 사이로 연분홍 진달래 군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능선을 따라 수채화 물감을 흩뿌린 듯 피어난 진달래는 군락이 될 때 비로소 `봄의 장관`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절경을 완성한다.



각산정류장에 내려 데크계단을 올라 각산전망대에 서면, 마지막 계단에 발을 내딛는 순간 탁 트인 삼천포 앞바다가 눈앞에 쏟아진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중심인 이 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떠 있고, 고기잡이 통통배는 또 하나의 그림처럼 점점이 박혀 있다. 저 멀리 희미하게 걸리는 남해 금산의 능선까지 더해지면, 이 풍경을 `황홀하다`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각산전망대 풍경.


 


◆사천에서만 가능한 `봄의 레이어`



사천의 봄이 유독 특별한 이유는 색채의 겹침에 있다. 케이블카 아래로 흐르는 짙은 쪽빛 바다, 초양도 너머로 깔리는 노란 유채꽃, 그리고 각산 정상을 수놓은 연분홍 진달래. 이동할 때마다 새로운 색이 펼쳐지는 이 풍경은 사천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봄만의 레이어다.



미세먼지 없이 하늘이 맑게 열리는 날이면 이 색들은 더욱 선명해진다. 바다 윤슬은 투명하게 빛나고, 꽃잎의 색은 한층 선명해지며, 저 멀리 점점이 흩어진 섬들까지 또렷하게 떠오른다. 이런 날, 케이블카 안에 앉아 있는 여행자는 풍경을 바라보는 관람객이 아니라 그 풍경 안에 들어간 하나의 장면이 된다.


 


케이블카 풍경 사진.


 


◆"케이블카를 탄 것이 아니라, 봄을 타고 왔다"



사천바다케이블카를 다녀온 사람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다. 몇 분의 짧은 이동이지만, 그 안에 봄의 모든 요소 `하늘, 바다, 꽃`이 압축돼 있다. 목적지보다 과정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 이것이 사천바다케이블카가 해마다 봄이면 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불러모으는 이유다.



이 세 가지가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은 일 년 중 지금뿐이다. 진달래가 능선을 물들이고, 유채꽃이 바다 위에 노랗게 피어 있으며, 햇살이 윤슬을 만드는 이 계절. 사천의 하늘길은 올봄 가장 완벽한 풍경으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구경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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