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무상급식 중단 및 주민투표 등과 관련한 논란과 갈등이 경남도의원들의 시각차로 이어지고 있다.
경남도의회 여야 의원들이 3일 열린 도의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경남도와 도교육청 간 갈등을 빚는 급식 감사 논란과 주민투표 서명 등과 관련해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공방을 벌였기 때문이다.
기획행정위원회 권유관(새누리당) 의원은 "급식조례에 따른 정당한 감사를 수용하겠다던 도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박종훈 교육감을 겨냥했다.
권 의원은 "교육감은 `감사를 해서 무상급식이 회복된다면 열 번이라도 감사를 받겠다`고 약속했지만, 갑자기 말을 바꿔 조례에 근거한 정당한 감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내에서 급식 식재료 납품업체로부터 계약금액의 10%를 현금으로 돌려받다가 적발되고 수의계약 한도 초과, 예산 쪼개기 수법의 부당 수의계약, 특정업체 밀어주기 등 급식비리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전면적인 급식 감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사를 무조건 수용하겠다던 약속을 지금이라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박 교육감을 압박했다.
지난 3개월간 학교급식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에 참여한 같은 당 문화복지위원회 박삼동 의원은 학교급식 기본부터 바로 세우라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특위 활동에서 사무실만 있고 냉장ㆍ냉동시설이 없는 등 허술한 식자재 공급업체가 한두 곳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일선 교육지원청 등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처분 관련 규정 미비를 이유로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5,000만원 이하는 수의계약, 그 이상은 경쟁입찰로 하는 현행 급식 시스템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며 "교육감은 현장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일선 학교에 안정적인 식자재가 공급돼 아이들이 안심하고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촉구했다.
기획행정위원회 이갑재(새누리당) 의원은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청구 서명, 도지사 주민소환 서명, 학교급식법 개정 청원 등 연이은 서명공세에 도민이 지쳐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각종 축제와 행사장에서 진보좌파 세력의 서명공세에 시달리고, 심지어 경남도교육청에서 개최한 각급 학교 교장 등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회장에서까지 도지사 주민소환 서명을 받아 교육청과의 연계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반면 교육위원회 여영국(노동당) 의원은 여 의원은 "저는 홍 지사 측으로부터 두 번이나 고발당했고, 언론사 기자도 고소됐다가 무죄 선고를 받았다"며 "최근에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주민투표 청구 서명운동을 했던 도민도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툭하면 도민을 고소ㆍ고발하는 것이 상식 있는 행정이라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청구 서명과 관련해 사법기관에 서명을 위변조한 행위 수사를 의뢰했다"며 "경남도가 경찰에 넘겨준 도민 명단으로 경찰이 전화를 걸거나 직장과 집까지 찾아가 진술을 요구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여 의원은 "주민투표 청구 서명은 유ㆍ무효 판단으로 마무리돼야 한다"며 "처음 하는 주민투표 청구서명 과정에서 부주의와 실수가 있을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을 사법처리 기준으로 삼는 것은 도민의 기본권에 대한 통제이자 공포행정이다"고 경남도를 몰아부쳤다.
기획행정위원회 김지수(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경남도가 재정건전성에 효율이 떨어진다며 각종 공적 기금을 폐지하려는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김 의원은 "예산편성권을 가진 도지사가 기금을 폐지하고 나서 예산안에 편성하지 않으면 기금으로 운영되던 기존 사업은 폐기될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경남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기금운용계획은 중기지방재정계획 변경이 필요하지만 13개 기금 폐지조례안을 사전협의 없이 입법예고한 것은 도의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지금이라도 기금 폐지를 중단하고 관련 단체와 협의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정종민 기자ㆍ연합뉴스 황봉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