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가야읍 덕전동 백새마을이 함안군이 추진한 `아라농촌마을 재생사업`으로 접시꽃 마을로 다시 태어날 조짐이다.
이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굳게 뭉쳐 땀과 열정으로 오늘도 마을 특성을 살리기 위해 주도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마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이 마을에는 실거주자 42가구에 64명이 살고 있다.
마을 이장 정창효(71)씨는 11년 전 덕전동 백새마을에 전입을 했다.
인근도시 창원서 정년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주민들과 아름다운 마을을 가꾸기로 결심했다.
그는 자연을 아끼고 근사하게 꾸미기를 좋아하는 성품에 조경, 분재 등에 취미가 많은 인물이다.
그의 이러한 기질이 마을가꾸기 사업에서 다시 빛을 발할 기회를 얻은 것 같다.
백새마을이 아라농촌마을 재생사업에 선정된 것은 지난해 연말쯤. 올해 2월 700만원의 보조금 지원으로 마을 가꾸기 사업에 착수했다.
큰 열정으로 벌이다 보니 사업비 부족은 당연지사. 자발적으로 출연한 기금조성으로 사업비에 충당하기도 했다.
마을에서 구상한 테마는 `접시꽃 마을 조성`이다.
이유는 예쁘고, 해마다 식재를 안 해도 한번 심으면 오랜 세월 꽃을 볼 수 있다는 장점에서다.
지난해 식재해서 올해 2~3년째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면 형형색색으로 수를 놓는다.
접시꽃에 매료될 시간이 점점다가오고 있다. 6월 초에 개화하면 3개월여간 개화 상태가 유지되면서 초가을까지 간다고 한다.
특히 이 접시꽃은 씨가 떨어져 관리만 잘 하면 평생 갈 수 있는 꽃으로, 아주 좋은 작물 중 으뜸으로 꼽히는 것으로, 이곳 마을 사람들의 선택이 탁월했던 것이다.
삼봉산 기슭 아래 옹기종기 모여 사는 백새마을. 길 양옆 1.5km 구간에는 접시꽃 길을 조성하고, 메인 꽃밭 990㎡여(300여평) 규모에 3만여포기의 장대한 접시꽃 정원을 조성했다.
정원에는 입구 목조등과 포토존, 바람개비, 자전거풍경 등이 설치돼 전원적이고도 목가적 풍경을 자아낸다.
또한 마을회관에는 2m여 이상 높이의 나무하르방이 `마을할아비`로 자리하고 있으며, 회관정원에는 물레방아, 비행조형물, 석등, 꽃식물 등등이 자리하고 있어 아기자기함을 발산한다.
이뿐만 아니라 한옥미니어처 전시관에는 우리나라의 유명 전통건축물 등을 그대로 본떠 모양과 조각 개수를 일치하게 나무를 깎아서 만든 미니건축물인 미니어처들은 감탄을 불어 일으킨다.
꽃을 테마로 볼거리를 조성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꽃을 피우기엔 그 과정이 길고도 힘든 작업이다.
이장 정창효씨는 "먼저 씨앗을 포트에 넣어 키워내고, 잡초예방 부직포를 깔아서 처음부터 잡초의 생육을 막고, 접시꽃만 생육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를 했다"고 했다.
한 동네를 탈바꿈시키는 긴 여정에는 그의 주도면밀한 지도자다운 자신감에 찬 모습이 비친다.
30여개의 장승을 마을 어귀와 포인트마다 세워 사람들의 눈길을 이끌고 있으며, 제주의 돌하르방 대신 나무 하르방을 도입해 색다른 볼거리와 한옥미니어처 전시관 운영과 기존의 개인 사슴목장과 공작새농장 등을 활용해 덤으로 볼거리를 늘렸다.
이제 이장 정창효씨는 마을이 더 발전하면 인근 연꽃테마공연과 연계한 프로젝트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았다.
백새마을은 그동안 사업의 어려움도 많았지만, 주민들과 함께하면서 이뤄 낸 땀의 성과를 자축하는 조촐한 자리도 조만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백새마을처럼 무미건조한 옛 동네를 주민들이 일심동체로 단합해 마을 분위기를 새 옷으로 갈아입힌 작업은 그들만의 자긍심이 골골깊이 새겨진 모범마을의 사례로 여겨진다.
/김인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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