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과 서릿발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현상입니다.
특히 서리와 서릿발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므로 가을철 한해의 수확을 기다리는 농민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손님입니다.
서리는 수증기가 승화해서 지표면이나 물체의 표면에 얼어붙은 것을 말하는데, 서리는 분지나 움푹한 낮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찬 기류가 지나가는 서릿길에서도 많이 발생합니다. 대체로 바람이 없고, 지상기온이 3℃ 이하, 지표면 최저온도가 0℃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에 많이 생기게 됩니다.
서리가 생기면 식물이 얼어 모든 성장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되는데, 배의 경우 꽃봉오리가 뭉쳐있는 시기에 서리가 내리면 암술의 길이가 짧아지고, 개화기 전후에는 암술머리, 암술대가 얼어 죽어 수분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단감은 햇가지 끝이 뜨거운 물에 데친 것처럼 변색하며 새순이 말라 죽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
서리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우선 찬 공기의 유입을 막을 수 있도록 서리를 막을 수 있도록 나무를 심거나 낮은 울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복사열이 날아가지 않도록 비닐 또는 가마니 같은 것으로 덮어주거나 연기를 피우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한 지표면 부근의 기온이 냉각되지 않도록 송풍기 등을 사용해 공기를 뒤섞여 놓거나, 논밭에 물을 대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이미 서리 피해를 받았을 경우에는 인공수분을 실시해 최대한 착과되도록 하며, 열매솎기는 최대한 늦게 실시해 결실량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릿발은 서리와는 전혀 다른 현상으로, 얼음 기둥이나 서리 기둥이라는 뜻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처마에 매달린 고드름이 커지는 것처럼 땅속에 있는 서릿발이 점차 커지면, 땅 위나 심지어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까지 들어 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 추위가 풀리면 이 부분이 가라앉게 되면서 도로표면이 들뜨게 돼 커다란 웅덩이가 만들어 지게 됩니다.
결국 서릿발로 인해 도로 상태가 엉망이 됨으로써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서릿발은 다음과 같은 과정에서 생깁니다.
추운 겨울에 땅 표면 가까이 있는 수분들은 지면에서 모두 얼어붙게 되는데, 이때 날씨가 더 추워지면 땅속 깊이 있는 수분까지 모세관 현상에 의해 지면 쪽으로 올라오면서 얼어붙게 됩니다.
그래서 맨 처음 얼었던 부분이 위쪽으로 밀어 올려지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계속 반복되면 작게는 몇cm짜리 바늘 모양부터 크게는 1m가 넘는 유리 막대 모양까지 수많은 서릿발들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서릿발이 심한 경우엔 집이나 담을 무너뜨리고 철로도 휘게 하며, 또한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도로는 물론 집이나 담이 붕괴되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우리보다 추운 한대지방에서는 수십 년 묵은 고목이 서릿발 때문에 쓰러지기도 합니다.
겨울철 농촌에서 보리밭을 밟아주는 것도 모두 이 서릿발로 들뜬 지면을 눌러 줌으로써 보리가 잘 자라도록 해주기 위함인 것은 모두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올 여름 폭우피해로 인해 농민들의 시름이 큰 이 때 가을철 서리와 서릿발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없도록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김명수 (창원기상대장)
http://www.changwonilbo.com/news/121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