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린 내년 시급 인상 결정을 두고 문 정부에 좌절감을 느끼는 등 앞으로 신규고용은 먼나라 이야기, 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끈하고 나섰다.
내년 시급 인상안을 결정하기 전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러나 최저위에서 한밤중에 내년 시급을 8,350원, 10,9% 인상시킨 사안을 두고 시민들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기만 하다.
소상공인들은 시급 인상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소상공인 평균 영업이익은 209만원으로, 근로자 평균 급여 329만원의 64%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10.9% 최저임금 인상만 고려하면 평균 영업이익은 200만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1분기 하위 20%인 최하위 계층의 소득은 작년 동기보다 8% 감소했다.
감소폭은 2003년 이후 가장 크다. 근로자 가구는 0.2% 늘어난 데 반해 자영업자 등 근로자 외 가구의 소득이 13.8% 감소해 평균적으로 줄었다.
근로자 외 가구인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는 683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5%를 차지한다.
소상공인은 우리나라 기업의 85.6%를 차지하고, 고용의 36.2%를 담당하나 동종업계 근로자보다 열악한 삶을 살고 있다.
창원시 진북면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하 모(61)씨는 "지난해 급격한 시급 인상으로 내보지 않아야 될 직원 6명을 마음이 아프지만 내보내야 했다"면서 "그런데 또 내년 시급을 10%이상 올리면 결국은 중소기업은 문닫고 떠나라는 것이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문을 닫지 않을려면 제품가격 인상을 해야 되는데 지금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니 가격 인상도 무리이다"면서 "현재 직원 17명인데 사업을 포기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다"고 말했다.
창원시 팔용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승미(여ㆍ47)씨는 "급격한 시급 인상으로 가져가는 돈이 월 100만원도 안된다"면서 "내년에는 편의점을 포기하고 다른 직장을 구할려고 가계를 팔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해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성윤(49) 씨는 "현재 250만원 정도 월급받고 있는데 내년에는 복리후생비와 상여금이 월급에 포함이 될 경우 지금보다 20여만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저임금위의 결정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결정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양 노총의 대표들은 노동귀족이지 서민은 아니다고 말하면서 과연 이들이 노동자의 밑바닥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아니면 귀족노조의 정치를 이어갈 것인지 분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우리같은 일반 노동자들이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회사에서 나가라고 할 경우 아무런 대책도 없다.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진주시 평거동에 사는 하 모(37)씨는 "시급 인상안도 좋지만 최저임금위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보지않고 시간에 쫓겨 졸속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잘해달라고 민주당에 표를 준 것이 지금은 후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 씨는 이 같은 이유에 대해 "나도 전문건설업을 하고 있지만 이번 시급 인상으로 인해 내년에는 회사를 운영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들어오는 것은 뻔한데 나가는 것은 늘어나면 누가 사업을 영위할 수 있냐고"고 반문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은 대기업이 아니다"면서 "영세한 사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주와 노동자, 그리고 편의점, 음식업계 등이 직접적인 영향에 들어간다"면서 "내년은 지금보다 더 악화돼 문을 닫는 업소가 크게 증가해 사회적인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용식 전 소상공인연합회 수석은 본지와 통화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과연 전문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밑바닥 정서를 외면하고 정치적인 논리에 접근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소상공인들의 뜻이 결국 외면받게 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소상공인들이 왜 강력반발하고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보인다면 대기업을 향하지 말고 밑바닥 정서의 아픔을 헤야려야 할 것이다.
/송종구ㆍ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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