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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8/11  창원일보
[차상은 칼럼]
물 폭탄, 집중호우의 재난 인식과 무서움

객원논설위원/경희대학교 교육협력 중앙병원 특임이사
지난 9일 서울에는 관측 역사상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한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 10분까지 연평균 강수량의 30%를 넘는 426.5mm 비가 쏟아졌고, 서울 동작구에는 1907년 서울 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5년 만에 공식 집계 기관인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가 아닌 관측기상장비를 통한 비공식 기록이지만 역대 최고치의 비가 내렸다고 한다.
 

집중호우(集中豪雨, heavy rainfall)는 짧은 시간 동안에 좁은 지역에서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집중호우라는 용어는 언론 보도 관계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졌지만, 거의 기상 용어화되었으며, 장대비, 작달비로 순화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집중호우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1시간에 30mm 이상이나 하루에 80mm 이상의 비가 내릴 때, 연 강수량의 10% 정도의 비가 하루 동안에 내릴 때를 말한다.

집중호우의 지속 시간은 수십 분에서 수 시간 정도이며, 보통 반경 약 10~20km 정도의 비교적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리고, 때로는 천둥·번개를 동반하기도 한다.  태풍, 장마전선 발달한 저기압, 고기압의 가장자리 의 대기 불안정 등에 동반되어 2~3일간 지속하기도 한다.

 

이번 폭우 원인은 폭이 좁은 정체전선이 상공에 오래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고 기상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 정체전선은 북쪽에서 내려온 춥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에서 올라온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져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길어 좁은 범위 내에 많은 비를 내리는 게 특징이며 전날 비구름대가 서울 강남과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머물면서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강북보다 강남 지역에 훨씬 더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한다. 정체전선의 이동 방향과 머무는 지역에 따라 강수량의 차이가 큰 것이다.
 

최근 10년간 주요 '도시 홍수' 발생 현황을 보면, 2010년 9월 서울 강남에 일 강수량 293mm, 강남 지역 저지대 침수 및 배수구 역류, 2014년 8월 부산 금정에 일 강수량 245mm에 부산 지하철 침수 및 우장춘로 지하차도가 잠기면서 2명 사망, 2016년 10월 울산 북구 매곡에 일 강수량 374mm로 태풍 '차바' 상륙으로 인한 비 피해 및 KTX,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었다. 2018년 8월 광주 조선대에 일 강수량 137mm에 백운고가, 남문대로 등 도로와 상가 수십 곳이 침수되었고, 2020년 7월 부산 기장에서 일 강수량 205mm, 시간당 강수량 81.6mm로 초량 제1지하차도가 2.5m 높이까지 침수돼 사망자가 3명 발생했고, 올해 지난 8월 9일 서울 강남에 일 강수량 380mm로 일 강수량 기준 역대 최다이며 강남구, 서초구, 구로구 등 저지대 인근 침수로 교통 마비, 지하철 9호선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과거 홍수는 주로 강 범람, 제방 붕괴로 일어났다. 2020년 한반도에 집중호우와 홍수로 섬진강 제방이 무너지고 제방 붕괴는 제방보다 낮은 다리가 원인이었고, 구례읍을 침수시킨 홍수 피해의 원인은 다리 밑에서 갑자기 높이가 낮아진 제방으로 인한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배수시설이 폭우를 감당하지 못해 도심이 물에 잠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천 정비와 물길을 만드는 개수정비사업이 이뤄진 후에도 침수 사태는 멈추질 않고 있다.

 

언론 보도에서도 서울시는 지난 2015년부터 대책을 만들어 대응해왔다. 그러나 과거 기상 현상을 기준으로 만들어 이번과 같은 폭우엔 역부족인 데다, 그나마도 예산 등의 문제로 일부 시설은 아직 완공되지도 않았던 상황인 것으로 보도하였다. 기상청의 ‘장마백서’에 따르면 1990년 이후 20년간 12시간 동안 150㎜ 이상 폭우가 쏟아진 빈도가 그 이전에 비해 60%나 증가하는 등 강수량에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30년 평균으로 강우처리량을 계산해 처리량을 95㎜ 수준으로 맞췄다고 한다. 강남 도심의 배수 인프라 부족 문제에 더해 빗물이 고이는 지형이라는 점도 강남 일대가 상습적으로 물난리를 겪는 이유로 꼽힌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남역 일대는 주변 지역보다 10m 이상 낮은 항아리 형태의 지형이다. 또 반포는 예로부터 상습 침수지역이었다. 반포의 한잣말 중 ‘반’은 ‘소반 반(盤)’자로 물받이 ‘대야’라는 뜻의 의미라고 한다.

 

저지대 상습 침수지역과의 지역명 역사성이 흥미롭다. 또한 지적사항은 도시가 과도하게 개발 되면서 아스팔트로 뒤덮여 물이 흡수될 곳을 잃은 것도 문제이며, 이른바 불투수 면적이 급증한 것이다. 서울의 불투수 면적률은 52.84%다. 1962년 불투수 면적률(7.8%)과 비교하면 8배가 증가했다. 도시재난 전문가는 '30년 빈도 폭우에도 견딜 수 있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양천구 신월동에 있지만, 이번처럼 80년 빈도로 오는 비는 감당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50년, 100년에 한 번 발생하는 폭우를 예방하는 시설들을 도시홍수가 빈번한 강남권 중심으로 더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 대변인이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과거에 비해 한반도 상공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더 큰 물주머니가 더 오랜 기간 머물러 있으며 수증기 양도 많아진다'고 말했다. 집중호우를 대비하여 도심 배수 시설이나 인프라가 아무리 잘 갖춰져 있어도 침수 방어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기상이변은 인간의 삶 풍요에 요구되는 온실가스 배출의 지속증가가 만든 자연재앙의 결과이다. 시민들이 폭우 재난에 대한 특보 청취, 침수지역 우회, 감전위험 주의, 위험지역 접근 제한 등 안전행동 요령의 숙지가 우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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