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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3/02  장흠 기자
[취재수첩]
상림공원에 제초제…최치원 선생이 아셨다면?

장흠 기자
"너무 넓어서 제초제를 일부에만 사용했어예. 제초제를 뿌린 다음에는 물을 뿌려 희석했어예" 함양군 관계자의 말이다. 
경남 함양군의 상림공원에 느닷없이 제초제 논란이 뜨겁다.
 

함양 상림은 천년의 숲으로 불리는 곳. 함양의 가볼만 한 곳으로 손꼽히는 장소다.
최치원 선생께서 함양 태수로 있을 적에 만들었다. 당시에 위천이 함양읍을 관통해 매년 홍수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선생이 태수로 부임하여 보니 그 피해가 매년 엄청났다. 그래서 주민과 힘을 합해 강을 현재의 위치로 돌리는 공사를 하고 둑에다 나무를 심었다. 이가 함양상림의 이력이다.
 

상림에는 최치원 산책로가 있다. 천연기념물(제154호)로 지정된 상림에서 필봉산 가족 숲길과 연결된다. 가족 간의 끈끈한 우애를 보여주는 길, 어린이와 노인도 충분히 걷는 완만한 길인데, 상림공원만을 한 바퀴 돌아도 좋다.
 

함양군은 `문화관광` 홈페이지에 "숲속 나무 그늘에 돗자리 펴고 누우면, 도심속 신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고 소개한다. "120여종의 나무가 9만9200㎡ 1.6km의 둑을 따라 조성되어 있어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원으로도 좋은 곳"이라고 적혀있다.
 

상림은 딱히 함양군민의 보물만은 아니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함양을 찾는데 이들은 상림을 제일 많이 찾는다. 상림에는 역사가 있고, 울창한 숲이 있고, 숲 사이로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림에 요즘 갑자기 늦가을이 닥쳤다. 늦가을이 아니라면 초겨울이다. 상림의 곳곳에 풀들이 누렇게 시들어 죽어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풍경은 제초제 때문이다.
 

제초제는 독극물이다. 제초제는 사람에게는 안진, 의식장해, 호흡수의 감소, 무호흡 발작, 간대성경련의 현상을 유발한다. 
상림공원에 제초제는 믿을 수 없게도 함양군이 뿌렸다. 무슨 생각에서였을까? 제초제를 뿌린 곳은 상림 잔디광장 3곳 정도라 한다. 어쩔 수 없었다면 제초제를 뿌린 사실만이라도 고지했어야 했다. 최소한 보여야 할 배려다. 그런데 그런 고지조차도 없었으니 배려도 없었다고 봐야 한다.  
 

굳이 제초제를 살포한 이유를 묻자 "예초기 작업이 위험해서"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앞으로는 제초제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는 말도 함께.
그런데 함양군은 지난 해에도 제초제를 뿌렸다. 지난 해 5월 군 관계자는 "제초를 작년에 한 번, 올해도 3월에 한 번만 살포했다"고 했다.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상림공원은 천연기념물 제154호 상림숲과 더불어 함양군이 자랑하는 최고의 관광지다.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함양군민이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흙을 손으로 만지고 뒹굴며 놀기도 한다.
 

최치원 선생께 묻고싶다. "최치원 선생님은...제초제 뿌린 것 아셨어예? 그라모 우리 상림은 우찌 되는 겁니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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