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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5/22  김동출 기자
'지역별로 전기요금 차등 부과'법 법사위 통과 .. 지역발전 호재로
발전소 소재지역 전기요금 인하 기대


수도권 등은 요금 인상 우려 등  울산 최대 수혜
본회의 처리 앞두고 지자체별 유·불리 판단 분주
박완수 지사, "수도권 기업 유치에 유리" 찬성입장

국내 한 발전소 전경. 이 인근이나 송전선로를 토해 공급되는 수도권 지역의 전기요금 부과체계가 같아 불합리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원전이 밀접한 울산지역과 우리 나라에서 가장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발전소가 별로 없는 수도권의 전기요금은 같을까? 아니면 다를까?

정답은 '같다'이다. 전력요금의 부과체계가 발전소 인근이나 수 많은 변전과 송전시설을 거쳐야 하는 원거리 지역이라도 동일한 요금체계가 적용되기 대문이다. 

지난 2월 김두겸 울산시장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이하 차등요금제)'를 공론화하고 나선 이유다. 

"모두가 위험하다고 기피하는 원자력발전소가 울산에는 여러 개 있는 데도, 전기요금 혜택이 전혀 없다."(김두겸 울산시장)

당시 울산에선 큰 호응이 이어졌지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발전소 인근은 저렴하게, 발전소와 먼 거리에는 송전비용까지 포함하는 이른바 차등요금제 부과 근거를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이 지난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것이다.

법안은 중앙집중형 에너지 공급 방식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지정하고, 판매사업자가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다르게 책정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 에너지 필요한 지역, 분산에너지로 충당 의무화

또 분산에너지가 필요한 지역은 사용량 일부를 분산에너지로 충당하도록 의무화하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분산에너지 사업자에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분산에너지란 수요지 인근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를 총칭한다. 이른바 수소발전등이 포함되는 개념이다. 가령 지방산단의 경우, 산단내 산업시설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인근 소규모 수소발전시설에서 생산되는 전기로 충당할 수 있다. 

일각에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을 '에너지 르네상스법'으로 부르는 이유다. 

그러나 현재는 지역별 요금제 차등 부과에 논란이 집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 법안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당장 이 법안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은 이런 수많은 송전시설등을 거쳐 수도권 에너지 사용처로 송전된다. 이런 결과 전력 손실 비용이 2021년 기준 2조7천억 원에 달할 정도다
 

▲ "우리가 생산한 전기, 왜 수도권에"…차등요금 도입 추진

요약하면, 분산에너지 특별법은 중앙집중형인 우리나라 전력 체계를 지역으로 분산하는 법안이다.

지금은 전기를 생산한 지역에서 원거리 송전망을 통해 공급하는 구조라서 전력 손실 비용이 2021년 기준 2조7천억 원에 달할 정도로 막대하다.

특히 발전소를 보유한 지역에서는 공해나 위험 등 사회적 비용이 반영되지 않았고, 발전소가 없는 곳과 전기요금이 똑같아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원전을 끼고 있는 모든 지역에서 전력 소비량(판매량)보다 발전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원전이 있는 부산은 발전량이 4만6천579GWh(기가와트시)이지만, 소비량은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2만1천494GWh에 그쳤다. 

울산(새울), 경북(월성·한울), 전남(한빛) 등 원전 소재 지역도 발전량이 소비량을 초과했다.

전국 화력발전소(58개)의 절반인 29개가 있는 충남지역 발전량은 10만7천812GWh로, 소비량(5만260GWh)의 2배를 훌쩍 넘을 뿐 아니라 국내 총 발전량(59만4천392GWh)의 1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서울 발전량 부산의 9% 수준 4천337GWh…소비량은 10배

반면에 서울은 발전량이 부산의 9% 수준인 4천337GWh에 그치고, 소비량은 발전량의 10배가 넘는 4만8천789GWh에 달했다.

경기도 역시 발전량보다 소비량이 훌쩍 높은 수준이었고, 그나마 발전소가 있는 인천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발전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역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수도권에서 주로 소비하면서 요금은 똑같이 책정하는 '구조적 모순'을 바로 잡자는 취지가 차등요금제에 담겼다.

실제로 미국은 원전 등 발전소 밀집 지역 인근에 전기를 더 싸게 제공하는 지역별 한계가격(LMP)을 적용하고 있다. 

영국, 일본, 호주 등에서도 송전 거리가 멀수록 높은 전기요금을 부과하는 '거리정산 요금제'를 적용하는 등 일부 선진국들은 이미 차등요금제를 도입한 상태다.

▲ '전력소비 수도권 집중' 대안으로 떠올라

이 법안은 최근 대규모 전력소비 수용가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계통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쉽게 풀이하면 수도권 지역의 전력요금이 비싸면 수도권 집중현상도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과 경기등 출신 국회의원들이 그간 이 법안에 반대한 논리이기도 하다. 즉 수도권의 산업시설들이 지방으로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법안은 여·야 간 의견차로 인해 지난 2021년 7월 김성환 의원이 첫 대표발의 한 이후 지금껏 국회를 통과하지 못 하고 발목이 잡혀있었다. 이와 관련 여·야 양 측은 그동안 제기된 여러 쟁점에 대해 최근 수차례 대화를 통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입장이다.

▲ 특별법 국회 통과로 ‘에너지 소비 역차별’ 해소 기대

에너지 소비 역차별은 원전 등 발전소를 낀 발전 집중 지역 주민이 수도권과 같은 전기 요금을 내는 것을 의미한다. 

다수의 원전을 떠안은 영호남은 전기를 더 많이 생산하고 덜 쓰지만, 지역 주민들은 소비 집중 지역인 서울과 동일한 전기요금을 부담해 온 현상이 에너지 소비 역차별 현상이다. 

부산만 해도 전력 생산량이 서울의 10배를 넘지만 소비량은 50%를 밑돈다. 이 법안이 통과시 가장 큰 수혜 지역은 울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기업 유치·이전, 지역민 요금 혜택…균형발전 효과 기대

실제로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발전소를 끼고 있는 지역에서는 일제히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22일 "울산의 전기료가 저렴해지면 반도체나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기업 유치, 수도권 기업의 지역 이전 등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기존 지역 기업들도 생산원가를 절감해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울산시는 신규 새울원전 가동 시 추가 발전량 도출, 요금 할인과 감면 방안 마련 등을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전력 자립도(발전량에서 소비량을 나눈 값)가 184%에 달하는 전남도는 차등요금제가 도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법안 통과를 반기는 분위기다.

전남도 관계자는 "다만 육지에서 거리가 먼 도서 지역은 요금을 어떻게 적용할지 등 법 시행 이전에 시행령과 시행규칙, 전기법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국 최대 석탄화력발전소 집적지인 충남 역시 차등요금제 도입을 환영하면서, 법안 제정을 계기로 국내 전력시스템이 중앙집중형과 분산전원형을 혼합하는 형태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경남도 환영 입장 ..朴지사  "기업투자유치에 유리" 

박완수 경남지사는 "산업용 전기료를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자는 논의가 지역에서 활발하다"며 "경남은 전력 소비량보다 발전량이 많아 차등요금제가 기업 투자유치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의 발언에는 경남지역은 울산지역과 인접해 있어 차등제 적용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 발전소 지역 중복 지원, 지역 내 역차별 우려…신중론도 비등 

당연히 발전소가 없어 전력 소비량이 발전량보다 많은 지역에서는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까 봐 경계하고 있다.

발전소 건설과 운영으로 해당 지역들이 막대한 지원금을 받는 데도 요금 혜택까지 부여하는 것은 중복 지원이라는 반론도 있다.

특히 광역단체 차원에서는 지역 안에서도 발전소 유무에 따라 요금 차이가 발생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지 등 유불리를 분석하고 있다.

경기도는 시행령 마련 등 후속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다만 과거에는 "차등요금제 도입이 요금 인상 요인이 돼 입법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

특히 지역에서 전기를 끌어와 사용하는 수도권이 송전 비용은 높을 수 있지만, 전기를 나누는 배전 비용은 낮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기요금 인상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전북은 법안 통과가 특별히 유리한 것도, 불리한 것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군산 새만금 지역을 중심으로 육상태양광 시설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군산을 중심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충북도는 법안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정책 과제로 설정, 현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차등요금제는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다"며 "오는 7월 연구 결과가 나오면 대응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동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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