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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6/01  김동출 기자
경남지역 청년 삶(2) 함안 헤이리치 타조농장 이성주 허은경부부의 삶
떠나는 지역 농촌으로 찾아온 청년들 어떠세요

헤이리치농장은 타조 사육과 체험을 전문으로 운영 중이다

경남지역의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다. 미래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이 말은 지역 내에는 제대로 된 미래 먹거리(일)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도 된다. 

이런 가운데 전형적 농촌지역인 경남 함안군 법수면을 찾아 새 삶을 일궈나가는 청년부부의 삶이 조망되고 있다. 남해고속도로 함안IC 톨게이트를 나오면 10분 여 거리에 위치한 '헤이리치농장'주 청년 이성주(37)·허은경(40)씨가 주인공이다. 

타조라는 동물로 특화된 헤이리치농장(법수면 윤내리 478-2)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19년 8월경이다. 부산 출신인 이 대표와 부인 은경씨가 귀농지를 물색하던 끝에 양가측 부모님들이 한 시간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를 찾으면서다.

이성주 허은경 청년부부. 이들은 잘 나가던 서울생활을 접고 농촌으로 뛰어들어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고 있다

▲ 잘 나가던 성주씨 부부, 농업의 길로 들어서다

이들은 부산 출신이지만,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이 대표는 모의해킹분야 및 정보보안 S/W 개발자로 일을 했었고 부인 은경씨는 이화여대에서 언어치료를 전공하던 무렵의 일이다. 

이들은 결혼식을 마치자 다니던 서울(직장)생활을 청산하고 아프리카(남아공)을 찾아 여행하면서 타조와 인연을 맺게됐다.

타조는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새로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새이기도 하다. 깃털이 매우 길고 매력적인 특징이 많기 때문에 반려동물로 인기가 높다.

깃털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돼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모자나 장갑등의 공예 및 의류 액세서리에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여러 지역에 땅을 보러 다녔어요. 하지만 텃세가 많아 상처를 받았죠. 그런데 함안군 주민들은 못 도와주셔서 안달이랄까요. 그 마음에 감동을 받아 정착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정착한 함안은 타조와 관련된 관광, 체험, 제품생산, 유통까지 생각하고 있는 성주씨에게 대도시 접근이 쉬운 교통망을 갖춘 매력적인 곳이었다. 청년 귀농 정책자금을 이용했고, 경비를 줄이기 위해 직접 타조 축사도 짓고 체험장도 마련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펜데믹이 닥쳤고 아내의 임신과 출산이 이어졌고 농장 개장은 2021년 쯤으로 미뤄졌다.

▲ '함안인싸'로 농촌 청년들 공유삶 개척

이 무렵쯤 함안지역의 청년들이 한 두명씩 모여 '함안인싸'를 구성했다. 오늘날 중앙정치권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드는 '청년정책'이 시작되기 전의 일이다. 멤버는 파프리카 농장 김보람씨, 한우농장 박진수씨, 프리마켓 운영 차소연씨, 곶감농사 전지희·이현주씨 부부, 벼농사를 짓는 이초롱씨 등이다. 

‘함안인사이드’를 줄인 말인 ‘함안인싸’는 함안에서 농사를 짓는 젊은 친구들이 모인 조직체다. 벼, 파프리카, 곶감, 한우농장, 타조농장 등 다양한 종류의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28세~42세 청년 11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역에서 청년들이 온전하게 자립할 때, 그것이 본보기가 되어 자연스레 지역에 사람들이 유입되지 않을까.. 경남에서는 함안인싸가 자립모델의 주도적 조직체가 되고 싶었죠"

'함안인싸'들이 내건 슬로건이었지만, 이후 '함안인싸'의 활동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군이 여러가지 사정 변화를 들며 청년사업을 '관 주도'로 방향을 틀면서부터다. 관이 청년 주도, 수요자 중심으로 적극적인 청년 정책을 펴지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 "함안에는 청년이 있다" ... 함안인싸, '성취감'을 맛보다

함안인싸는 온전히 자발적으로 만들어져 지역에서 청년의삶 가능성을 개척하기도 했다

앞서 '함안인싸'는 2021년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 공모전에서 으뜸상을 차지했다. 첫번 째 도전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성취였다. "생각도 못 했어요. 그런데 공모전 입상을 하자, 뭔가를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겠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모임 내부에서도 싹이 텄어요"

용기를 얻은 '함안인싸'는 같은 해 문체부에서 진행한 청년 인문 실험에도 참여했다. 도시 청년들을 함안으로 초대해 농촌 청년들과 함안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성주씨는 이 과정에서 도시와 농촌 지역 양쪽 청년들 제각각이 봉착할 수밖에 없는 ‘막막함’을 인지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뭔가를 할 여력 자체가 없었고, 스스로 뭔가를 찾아 열의를 쏟는 방법조차 몰랐어요. 지역의 청년들도 마찬가지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사회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느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청년 모두에게 어떤 구심점이, 어떤 통로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  지역에서는 스스로 서야 한다 

성주씨는 ‘가치가야’라는 조직도 만들었다. ‘가치 있게 같이 가자’라는 뜻으로, 함안지역 12개 농가가 함께 '스마트스토어' 운영과 직거래 장터 유치 등 농산물 판로를 개척하는 모임이다. 누군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온전히 지역민들이 힘을 합쳤다. 지난 해에는 네이버의 스마트팜에 입점도 이뤄내 연간 3천 만원 정도의 판매고를 올리게 됐다. 

‘가치가야’도 젊은 층이 주축이다. 12개 농가 중 7개 농가는 청년 농부들이다. ‘가치가야’는 농진청이 주관한 ‘2020 강소농 자율모임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조금씩 구축한 판로 수박 직거래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 지역과 함께, 유대를 이어가다

성주씨는 최근 함안군과 지역농민단체가 오픈한 산인면 온새미로 공원 오토캠핑장의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설계, 구축하는 일에도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이곳 캠핑장은 주말이면 21개 사이트가 꽉 찰 정도이다. 지역과 청년이 힘을 합친 사례로 평가된다.

성주씨는 자신의 농장일이 바쁜 가운데도 캠핑장 운영진에게 시스템 활용 방법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기도 한다. 일단 운영이 안정화되면 '가치가야'와의  협업 추진도 구상 중이다. 

캠핑자가 예약과 함께 캠핑시 필요한 먹거리를 주문하면 '가치가야'에서 배송까지 맡게되는 식이다. 이런 협업 체계가 이뤄지면 결국 청정 함안 농식품을 캠핑객들에게 제때에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함안군의 농민들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헤이리치, '팜'(Farm)에 '교육'(Eucation)을 더하다 

아이가 타조 알을 만져보는 체험을 하고있다

현재 타조 11마리와 함께 하는 이 대표의 헤이리치 농장은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주말이면 타조 체험 등을 위해 방문하는150명 정도 체험객(Farm·타조농장) 맞이에다 '교육'(Education)을 더하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부인 은경씨는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언어특수 치료를 전공한 재원이다. 그가 펴낸 교재는 관련 계통에서 여전히 잘 판매되고 있다. 그는 특수 아동을 벗어나 일반 아동과 부모를 위해 육아에 도움이 되는 컨텐츠 마련도 구상 중에 있다. 

은경씨는 6월 쯤이면 관련 동영상등을 제작, 유튜브에 올려 새로운 육아법을 널리 알린다는 계획도 갖고있다. 

▲ 수채화처럼 그려지는 헤이리치 청년부부의 미래

각종 청년 정책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다. 결과, 각 지자체별로 수많은 예산이 청년사업에 지원된다. 그러나 그 뿐이다. 대개 각 지자체의 청년 사업은 예산이 지원될 때만 지속되다가 사업 종료와 함께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자발적이지 못한 데다, 청년들이 정작 필요한 곳이나 정책에는 맞춤형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는 탓이다. 공급자 위주의 청년정책이 제대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다. 오롯이 청년과 함께 가야하는 정책이 '정책위주'로 추진되다 보니 실효성이 점점 떨어진다는 지적은 오늘날 지방자치단체들이 뼈아프게 새겨둘 만 하다. 

그런 점에서 헤이리치 타조농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성주·허은경 청년부부의 시도는 충분히 주목받을 만하다. 그들도 엄연히 대한민국 청년이므로-./ 김동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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