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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6/06  김동출 기자
너도나도 `의사가 꿈`
정부, 이번엔 의사 증원 기어이 이뤄낼까

의사 모자란다는데 "의사 증원만이 답 아니"란 의협
초등준비반 지방으로 확산 ... 대학생 반수로 의대진학 꿈
의협 여전히 "의사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아" 주장


보건복지부 청사. 대한민국 국민의 보건의료를 관장하지만 의정협의체에서 아직도 부족한 의사 증원 및 지방의대 신설 등에 대한 정책을 내놓지못한 상태다

'초등의대반' 열풍이 불고있다. 6일 EBS 방송과 중앙일간지 보도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에서는 초등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대 준비반 강좌가 인기다. 이런 초등의대반 흐름은 지방 학원가로도 확산 중이다. 

최대 6명 정도의 소수 정원으로 이뤄진 의대 준비반은 의대 진학시 필요한 스펙을 쌓으려는 각종 경시대회까지 준비해 준다고 한다. 이처럼 초등 의대반까지 등장할 만큼 사회의 의대 선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일부 서울대생들은 입학하자마자 휴학하고 의대를 준비한다. 실제로 올해 서울대 전체 입학생의 6%, 225명이 이미 휴학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휴학생은 지난 2019학년도 70명에서 2021학년도 129명, 올해 225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중 상당수가 의대 시험을 다시 보기 위해 곧바로 휴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향은 서울대 뿐만 아니라 연·고대, 상위권 지방대 이과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 의사되면 재력·명성 ·파워 한꺼번에 누릴 수 있다?

의대 진학을 선호하는 꿈이 오늘날 학부모나 아동 청소년 고교생 및 대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번져나가는 이유는 무얼까. 돈(재력)과 명성(사회적 지위), 사회적 파워(권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쉽게 풀어서 말하면, 의사가 되면 앞의 세 가지를 "한꺼번에 다~ 누릴 수 있다"는 사회적 통념 때문이다. 

대한민국 단체 중 가장 파워가 강한 민간단체는 단연코 의사협회(의협)다. 의협은 국민 모두가 밀접한 관련을 갖는 보건의료정책 수립시 각종 의견을 내고 이를 반영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때로는 정부 정책이 의협의 방침과 맞지 않을 때는 파업 등의 극단적 방법을 구사하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한다. 그 결과는 대부분 '의협 승'으로 끝났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재의결 부결로 끝난 간호법도 이같은 과정의 산물이다. 의사 단체의 파워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코로나 시절 공공의대 설치 반발 파업 ... 의정협의체 이끌어 내 

코로나가 한창이던 문재인 정부 시절, 정부가 의사가 모자란다면서 공공의대 설치를 추진하자 전공의까지 합세한 의사 단체의 집단 파업이 벌어졌을 때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당시 의사 단체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여론의 지적이 있었지만, 정부가 대폭 수용하면서 갈등이 마무리됐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 의정협의체다. 당시 정부와 의료계는 의대 증설(공공의대 신설)을 보류하되 코로나가 종결되면 재논의하자는 선에서 합의를 봤다. 이른바 2021년 9월4일 맺어졌다고 해서 9.4 합의라 불린다. 

지난 대선을 앞둔 2021년 12월경 이재명 대선후보는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공공의료 공약을 발표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대한민국 공공의료체제 대전환의 기회로 삼겠다. 아프면 언제, 어디서, 누구나 차별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이 후보는 ▲70개 중진료 권역별 공공병원 확보 지역·공공·필수 의료인력 양성 지역 의료기관별 진료협력체계 구축 전국민 주치의제 도입을 공약했다. 특히 국립보건의료전문대학원을 설립하고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일정 기간을 지역에서 근무하는 지역의사제·지역간호사제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의사제란 의사면허 취득 후 특정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복무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장학금 환수 및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그러나 이는 실현되지 못했다. 의협·병의협등이 '이재명 공공의료 공약'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이 후보 공약이 "명백한 9.4 의정합의 위반"라 주장했다. 

당시 의협은 “우리나라는 아직 공공의료에 대한 정확한 개념조차 확립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공의료의 개념은 법에 규정돼 있는 개념이다.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르면 공공보건의료기관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단체가 공공보건의료의 제공을 주요한 목적으로 설립·운영하는 보건의료기관'을 뜻한다.

△ 학부모, 아이들 "의사 맞설 수 있는 직업은 없다"

이로부터 다시 시간이 3년 쯤 지났고 정권이 바뀌었지만, 공공의료에 대한 정확한 개념조차 확립돼 있지 않다고 지적한 의협의 태도는 굳건하다.

이렇듯 의협이 정부조차 무릎 꿇게 만든 의사 단체의 '승리'는 이를 지켜보는 일부 학부모와 아이들에게는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을 용인하는 신호로 작동했다. 우리 사회에서 의사에 맞설 수 있는 직업은 없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체득한 것이다.

취지야 어떻든 간호법이 의사에 맞서는 모습으로 비치면서 이미 실패를 예견했다는 이들도 많다. 

△ 최상위권 아이들의 진로 예외 없이 '의···약'

지금 전국의 모든 인문계고등학교에서 전개되는 '의치한약에 다걸기 현상'은 이로 인한 결과다. '대학 입시가 평생을 좌우한다'는 생각은 이미 종교가 됐다. 최상위권 아이들의 진로는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의치한약'이다. 흥미도, 특기도, 적성도, 성적 앞에 죄다 무시된다.

한 입시업체(종로학원)가 자녀를 이과에 보내겠다는 초·중학생 학부모에게 자녀 진로를 물었더니 학부모 절반이 자녀의 의학계열 진학을 원했다는 결과도 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 학부모는 52.3%가 의학 계열 진학을 희망했고, 중학생 학부모는 47%가 의학 계열에 보내겠다고 답해 자녀가 어릴수록 의대 선호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가고 싶은 대학을 묻는 질문에도, 지방권을 포함한 의대에 보내겠다는 응답이 44%로 서울대 이공계열을 가겠다는 응답보다 두 배 넘게 많았다.

이처럼 의대 쏠림이 심화되면서 교육계에서는 사교육이 더 과열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대서열 표. 포털사이트의 한 카페에서는 '의대도 그냥 의대가 아니"라며 전국의 서열까지도 제시한다

△  보건복지부, '의대 증설'보다 '의대 정원 확대' 쪽으로?

이런 과정에서 정부가 의대 증원을 늘리겠다며 의지를 드러냈지만, 의협은 여전히 "의사 수를 늘린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로 의대 정원 확대나 지방 공공의대 증설을 반대하고 있다.

그 어느 정부 때보다도 강력한 정책실현을 해나가는 현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의협의 이런 반대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 같은 의료계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발(發) 계획들이 '카더라식' 소문으로 계속 회자되고 있다. 내용을 보면 공공의대 증설보다는 의대 정원 확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의대 정원 확대 시 규모는 300명 내외로, 수도권을 제외한 국공립대학 의대에 인원이 배분될 것으로 추정된다. 의대 정원이 50명 미만인 의대에 인원이 우선 배정될 수도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 정원 확대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복지부발 보도가 나오면, 복지부는 바로 부인하는 입장을 내놓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측 인사 얘기를 들은 바로는 의대 정원 확대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의약분업 때 줄어든 인원을 고려하면 300명 내외로 늘 것이며, 수도권 의대에는 정원 배분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수도권 공립대 의대 중에서 정원이 50명 이하인 의대에 우선 배분하거나 정원 외 모집으로 배정하는 등 방법이 있다"며 "정원 확대 기간은 5년 정도 한시적으로 부여하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 시민단체 지자체 지방공공의대 신설 요구, 받아들여질까

시민단체와 지방자체단체들은 지속적으로 공공의대 신설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기존 틀에서 배출된 인원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4일 성명서를 통해 "공공의대 신설을 전제로 의대 정원을 최소 1000명 이상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취약지 지자체의 공공의대 신설 요청은 묵살한 채 의사협회가 허락하는 땜질식 정책만을 테이블에 올리는 복지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전남, 경북, 인천 등 의료 취약지를 중심으로 국가가 직접 필수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의료를 위해 복무할 수 있는 공공의대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경남도와 경남도의회, 창원특례시도 지방의대 실현에 여전히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김동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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