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가 행복교육지구 예산을 삭감한 것과 관련 최근 박종훈 교육감이 연일 비판 발언을 이어가자 경남도의회가 내달 열릴 본회의에서 이를 문제 삼을 전망이다.
경남도민의 대의 기관인 경남도의회와 경남교육을 관장하는 두 기관이 행복교육지구 예산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이를 보는 도민들은 착잡한 심정이다. 행복교육지구 사업은 학교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하고 많은 도민이 직접 간접으로 참여하는 사업이어서다. 양측이 한치도 물러섬 없이 팽팽히 맞서면 결국 이 사업은 종료 수순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박 교육감은 "수많은 아이들이 학교 바깥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예산 삭감을) 비판했고, 도의회는 이에 대해 교육감이 의회에 출석해서 말해보라는 식으로 사안이 전개되고 있다.
김진부 도의회 의장은 28일 "(추경안 삭감과 관련한 박 교육감 유감 발언이) 도의회 본회의에서 있었던 사안이므로, 본회의에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예산 삭감을 의결한 서희봉 교육청 소관 예산결산위원장은 "박 교육감이 본회의장에서 의회를 폄하하고 무시한 발언을 했으므로 예결위 차원이 아닌 도의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의논할 사안이다"고 설명했다.
박 교육감의 작심 비판 발언에 대해 도의회 차원에서 제대로 따져보자는 취지다. 양 기관이 갈등 봉합은커녕 강대강대결로 치닫는다면 결국 그 피해는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의 몫이 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도의회의 2023년 당초 예산 삭감 때부터 도의회 측 반응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도의회 측이 행복교육지구 사업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도의회의 `지나친 정치적 해석`보다는 도교육청의 `긴밀한 사전 대응`이 더 필요했었다는 취지다. 경우에 따라서는 도교육청 내 관련 부서의 책임소재를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편 도의회는 내달 열릴 임시회에서 의사진행 발언이나 긴급 현안 질의 등의 형식으로 박 교육감의 발언에 정면 대응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서 위원장은 이날 박 교육감의 발언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가 긴급 소집된 확대의장단 회의에서 본회의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회견을 취소했다.
도교육청 측은 도의회 반응에 대해 공식 입장은 내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오늘 도의회 기자회견이 취소된 사실은 알고 있다"며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 교육감은 지난 22일 제405회 도의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혁신 교육사업으로 추진된 행복교육지구 운영 등 4개 사업, 40억2천만원이 삭감되자 "이번 추경안 심의를 보면서 교육감 행보를 의회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지난 8년간 조금씩 확대된 행복교육지구 사업이 의회 반대로 종료되기에 이른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6일 도교육청 정례 월요회의와 27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도의회가 아이들 행복을 빼앗아 갔다. 의회가 대단히 비교육적이며, 어떤 진영, 이념 문제로 잘못 해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는 등의 유감 발언을 잇달아 내놓아 비판 수위를 높인 바 있다.
/김동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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