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150개 크기 유채꽃 물결
매년 봄이면 창녕 남지읍 낙동강 변에는 한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수줍게 꽃망울을 터트린 노란 유채꽃이 물감을 흩뿌린 듯 장관을 이이룬다. 한마디로 감동, 그 자체이다. 단지 옆 낙동강의 아름다운 비경과 함께 유채꽃 단지는 천상의 화원이 따로 없을 지경이다. 전국 단일 면적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110만㎡(33만평)로 무려 축구장 150개 크기에 달한다. 한바퀴 둘러보는 데 대략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걷는 도중 유채꽃들이 부는 바람에 하늘거리며 반기는 모습은 이루 형용할 수 없는 또 다른 감동을 안긴다. 겨우 내내 준비됐던 새싹들이 언 땅을 뚫고나와 비로소 봄 기운을 뿜뿜 뽐어내는 모습은 그 자체가 생명의 신비다. 인간에겐 삶의 활력소를 선사한다.
경남의 대표적인 봄꽃 축제로 자리잡은 창녕낙동강 유채축제
도내 대표적 봄꽃 축제이자 창녕군의 대표 축제인 ‘창녕낙동강유채축제’가 ‘쾌활·명랑·희망’이라는 유채꽃 꽃말처럼 생동감 넘치는 밝은 기운으로 4월남지읍 남지체육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 19회째를 맞이하는 유채축제는 ‘유채를 느끼GO, 유채로 즐기GO’라는 슬로건으로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개최된다. 지역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낙동강 용왕대제를 시작으로 축하공연, 전통문화행사, 블랙이글스 에어쇼, 체험행사, 유채꽃 라디엔티어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창녕 홍보관, 남지철교 갤러리와 함께 창녕 생산 우수 농특산물 전시 판매장도 운영한다. 특히 올해는 전체 유채단지를 활용한 즐길 거리 제공과 관광객 분산을 위해 제2주차장 주변 유휴부지를 활용,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버스킹 공연, 무료 어린이 놀이터, 무료 가족체험장(드론VR체험 등 5종) 등도 마련됐다.
다양한 포토존 설치, 관람객에게 인기몰이
유채꽃 단지 곳곳에는 유채꽃을 배경으로 다양한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지명을 적절하게 넣어 만든 ‘추억만 남지’와 ‘산토끼’ 동요의 발상지를 형상화한 ‘산토끼’ 조형물,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우포따오기’ 조형물 등 다양한 동물들이 선봰다. 인형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해 어린이는 물론 어른까지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튤립정원·태극기정원 사진찍기 좋은 명소 1순위
유채꽃 단지 중심부에는 다양한 색상의 튤립으로 조성된 ‘한반도 튤립정원’과 대형 ‘태극기 정원’도 마련됐다. 유채꽃 단지의 랜드 마크인 빨간 풍차와 튤립정원, 노란 유채꽃이 한데 어우러진 이곳은 단연 사진찍기 좋은 명소 1순위에 등극했다.
아름드리 뻗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낙동강변을 따라 아름드리 뻗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걷는 일은 측제를 제대로 즐기는 덤이다. 강가의 한켠에는 햇살에 반짝이는 은빛 강물이 마치 추억처럼 유유히 흐른다. 또 다른 한켠에는 노란 유채꽃이 장관을 이뤄 따스한 봄 햇살에 비추이면서 반짝거린다. 봄바람에 실려 온 유채꽃 향기가 코끝에 와닿으면 오감은 저절로 힐링으로 빠져든다.
남지철교의 옛 추억 감상
유채꽃 단지 앞 낙동강을 가로지르며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남지철교는 1933년 개통돼 1994년까지 60년간 이용됐다. 현재 차량 통행은 제한되고 사람만 통행할 수 있다. 남지철교는 6.25 동란의 아픈 역사를 품고있는 현장이다. 지금은 근대식 트러스 교량으로 새로 지어져 교각 부분의 트러스가 물결치는 듯한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 옛날 남지철교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있어 철교위 사진전에서 그때를 감상하면서 추억에 잠겨보는 일도 권한다.
지금은 아픔의 역사 위에서 우뚝 서서 한국 근대사에서 가장 아름답고 중요한 교량으로 가치를 인정받기에 이르렀고 2004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이름을 올렸다.
낙동강 개비리길 빼놓을 수 있을까
축제장을 둘러본 이들이 빼놓을 수 없는 곳 중 하나는 유채꽃 단지 끝자락에 있는 ‘창녕 남지 개비리’길이다. 남지읍 용산마을에서 영아지마을까지 낙동강을 끼고 벼랑을 따라 자연적으로 조성된 옛길은 오늘날 개비리길이라 명명돼 수많은 이들이 찾는다. 전설도 담겨져 있다. 낙동강의 수려한 경관이 친환경적으로 정비돼 사람과 자연이 하나되는 둘레길로 역사적·학술적·경관적 가치가 크다. 2021년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됐다. 길 가쪽으로 봄 야생화와 야생초 화원, 대나무 쉼터 등이 조성돼 있어 유채꽃 단지와는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2024년 봄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창녕 남지 유채꽃 단지를 찾아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행복으로 노랗게 물들이는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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