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정부에 의대 증원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제출하고, 증원 최종 승인을 5월 중순까지 보류하라고 요청했다. 의대생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사 간의 극한 대립이 새 국면으로 접어든 모양새다.
이 같은 법원의 요청으로 가능한 한 빨리 증원 절차를 끝내려던 정부 계획에 다소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서울고법 행정7부는 지난 달 30일 전공의 등 18명이 정부를 상대로 `의대 증원을 취소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항고심에서 "정부 측은 2천 명 증원 관련해 대학 시설 심사 여부를 포함한 과학적 근거자료를 5월 1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5월 중순까지 판단하겠다"며 "법원이 결론을 내기 전에 정부가 의대 증원 최종 승인이 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송은 크게 민사 소송과 형사소송, 행정 소송으로 나뉘는데 사인(私人)이 국가를 상대로 국가의 공권력 행사의 효력을 다툴 때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이 경우는 행정 소송을 제게하기 위한 집행정지 신청에 해당된다.
재판부의 이런 요구 사항이 법적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요구 사항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항고심을 맡은 재판부의 입장 변화도 주목된다. "모든 행정 행위는 사법 통제를 받아야 한다"며 "최근 판례를 보면 제3자의 원고 적격을 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같은 청구의 1심 재판부는 "집행정지를 신청한 전공의나 의대생 등이 의대 증원의 직접적 이해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각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각하`란 쉽게 풀어 (청구의) 당사자 자격이 없어 청구 자격 자체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2심 항고법원이 청구인의 범위를 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 점은 사실상 1심 법원이 본 청구인의 범위를 넓게 보았다는 의미도 딘다. `각하`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법원의 요청으로 가능한 한 빨리 증원 절차를 끝내려던 정부 계획에 다소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재판부에 (2천명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를) 충실히 소명할 계획"이라며 "보건복지부와 논의해 (제출 기한인) 10일까지 자료를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1일 전국 각 대학이 의대 모집 인원을 포함해 제출한 내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에 대한 심의에 착수, 이달 말까지 각 대학에 통보할 예정이다.
전국의 32개 의대 중 30개 의대가 내년도 모집인원을 대교협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지난해보다 1천500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동출 기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30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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