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20대 59만명이 수도권으로 이주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청년층의 비수도권 탈출 현상은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13년~2022년) 사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주한 20대는 59만여명에 이른다. 지역별로 20대가 가장 많이 떠난 곳은 경남(10만5천여명)이다. 다음으로 경북(9만여명), 전남(7만6천400여명), 전북(7만6천100여명) 등 순이다.
청년 탈출의 주된 요인은 `일자리`로 꼽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023년 발표한 `지역 경제 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수도권 외 지역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국민 1천 명 중 41.1%가 수도권으로 이주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64.4%로 가장 많았고, 30대(41.7%), 40대(39.2%)가 뒤를 이었다.
◆ 문화적 소외현상도 청년 탈출의 요인
비수도권을 탈출, 서울등으로 떠나는 이유로는 무얼까. 열악한 일자리 여건(47.4%)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열악한 일자리 여건 말고도 그 이유는 더 꼽을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문화적 소외 현상이다.
지난 주 서울을 다녀온 창원시민 A씨(65). 그는 강남에 치료차 갔다가 삼성동 코엑스 별도서관 일대를 둘러보고는 젊은층들이 비수도권을 떠나려는 이유를 충분히 알겠더라고 했다. 비수도권 지역 거주 주민(청년)들 입장에서 보면 코엑스가 위치한 그 건물이나 규모 한곳만 해도 놀랍기만 하겠거니와 (그 곳에서 지역과는 전혀 다른) 문화적 새 세상을 만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 경남지역 문화시설들은 수부도시라 불리는 창원시를 다 털어봐도 그 절반에 절반에 미치지 곳이 한 곳도 없다.
여기다 장년층들에게는 복잡하기만 한 서울 지하철도 젊은 층들에겐 신박하기 짝이 없는 교통수단이다. 스마트폰만 손에 쥐면 서울 지역 구석구석에 아주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고도 도달할 수 있다.
◆ 전국 지자체 청년 모시기 열풍
이런 가운데 전국의 지자체는 청년 모시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90만원 용돈`, `10만원 달방`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
울산시는 지역 5개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주소를 울산으로 옮기면 학기마다 10만원씩 최장 8학기까지 현금을 준다. 첫 전입 신고 때는 전입 지원금 10만원을 더한 20만원을, 이후 계속 울산 주소를 유지하면 8학기 동안 90만원까지 받는다. 현재까지 754명이 주소를 옮기고 용돈을 신청한 상태다.
인천시는 청년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해 `드림포청년통장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매월 15만원씩 3년간 저축하면 시가 540만원을 더해 만기에 1천80만원을 마련할 수 있다. 충남 청양군은 청년수당 제도를 도입, 올해 1998년생과 1988년생에게 각각 지역 상품권(1명당 60만원)을 선물한다.
이사비까지 주는 곳도 있다. 경북 영주시는 청년에게 이사비를 지원한다. 영주시로 전입해 한 달 이상 거주한 청년 세대주에게 최대 50만원을 준다.
충남 예산군은 전입 청년 근로자에게 지원금을 준다. 지역 등록 중소ㆍ중견기업에서 3개월 이상 일한 전입 근로자(18세~45세)에게 월 20만원, 가족을 동반했을 때는 가구당 월 30만원을 추가해 최대 50만원을 2년 동안 지급한다.
경남 거창군과 전북 남원시는 지역 제조업체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100만원(거창군 50만원)을 준다.
집 찾아주기 사업도 있다. 울산 중구 성안동 청년희망주택이 대표적이다. 이 1호 청년희망주택은 각각 19㎡(33채), 21㎡(3채) 등 모두 36채다. 냉장고ㆍ세탁기ㆍ싱크대ㆍ침대ㆍ붙박이장 등이 갖춰진 아파트식 구조다. 청년은 보증금 없이 10만에서 19만원만 내면 최대 8년간 거주할 수 있다. 울산시는 2026년까지 430억원을 들여 청년희망주택 8곳(220채)을 더 공급할 예정이다.
전남 화순군은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한 달에 1만원만 받고 66㎡ 규모의 집을 빌려준다. 한 가구당 4천800만원 정도인 임대보증금도 군이 부담한다. 경북 경주시는 올해부터 주택 71가구를 빌려 월 5만원에 청년ㆍ신혼부부에게 임대한다.
◆ 경남지역선 주로 일자리 지원위주 사업 펼쳐
경남지역 18개 시군 사정은 어떨까. 거창군과 의령군등이 이미 주거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부도시 창원시는 대체로 일자리 지원 사업을 중점 추진 중이다.
미래형신기술 일자리, 성장플러스 청년일자리 사업등에다 항공우주산업 청년인재 채용지원사업도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이가 청년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는다고 한다. 청년들은 적절한 일자리와 함께 독립거주도 꿈꾼다. 하지만 독립거주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대다수 지역 청년들은 부모님으로부터 지원을 받지못하는 상황이면 대개 먼 도시로의 탈출을 꿈꾼다. 이게 경남을 포함한 비수도권 지역 청년들의 일상이고 삶이다. 청년들이 지역에 터잡기 위한 정책은 일자리 말고도 다각적으로 검토돼야 할 시사점을 던져준다.
/김동출 기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30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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