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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전문기자 |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에 위치해 있는 나라로 앙코르 와트(불교의 사원)로 대표되는 크메르 제국을 세웠고 참파(베트남 중남부 지역에 존재했던 나라)와 대립하는 강대국이었으나 몰락한 후에는 베트남과 태국에 시달리다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다. 1953년 프랑스로부터 독립 후 시아누크 왕조의 독재를 론 놀이 뒤엎고 크메르 공화국을 세웠으나 크메르 루주에 의해 무너져 킬링필드(1970년대 중반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학살을 의미하는 용어로 `죽음의 들`이란 뜻)를 겪었고 베트남의 괴뢰정부를 겪고 난 뒤 투표를 통해 1993년 입헌군주국이 되었다.
이후 한국과 수교 즉 외교 관계를 맺고 현재 경제 재건과 국제적 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다. 이런 나라가 최근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 및 감금 사건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회적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박 모씨(대학생, 22세)는 지난 2025년 7월 17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가족들에게 알리고 출국했다. 하지만 그가 가족 품으로 돌아온 건 2주 후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시신이었다.
출국 일주일 후 박씨의 휴대전화로 조선족 말투의 남성이 전화를 걸어왔다. 박씨가 사고를 쳐 감금됐다. 5,000만원을 보내주면 풀어주겠다. 가족들은 황급히 캄보디아 주재 한국 대사관과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응은 실망스러웠다. 경찰은 몸값을 보내선 안 된다는 원칙적인 조언만 했고 대사관은 캄보디아 현지 경찰에 신고하라고 안내하는 데 그쳤다.
가족은 박씨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고 협박범과의 연락은 나흘 만에 끊어졌다.
결국 박씨는 8월 8일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범죄단지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국 정부가 현지 당국과 협조해 감금된 14명의 한국인을 구조한 날이 8월 9일이었으니 구조작전 단 하루를 앞두고 세상을 떠난 것이다.
같은 조직에 감금됐다가 구조된 생존자의 증언은 더욱 참혹했다. 박씨가 너무 많이 맞아 치료를 했는데도 걷지 못하고 숨을 못 쉬는 정도였다. 보코산 근처 병원으로 가는 길에 차 안에서 사망했다고 들었다. 생존자는 박씨가 다른 곳에서 강제로 마약 운반에 동원됐다가 이 조직에 팔려온 상태였으며 이미 앞선 조직에서 심한 폭행을 당해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 뿐만 아니다. 지난 8월 30대 여성 갑(甲)과 을(乙)은 지인의 소개로 한 대출 브로커를 알게 되었고 그 브로커는 계좌이체를 도와주면 1,300만원을 벌수 있다며 두 사람에게 일을 제안했다. 특별한 기술이나 시간도 필요 없다는 설명에 여성들은 제안을 받아들였고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됐다.
하지만 이들의 해외 행은 곧바로 악몽으로 변했다. 캄보디아에 도차하자마자 두 사람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남성들에 잡혔고 이후 폭행과 강제노동, 유흥업소로 끌려가 마약을 투약을 받고 성희롱을 당했던 것이다.
이처럼 캄보디아에서 이런 형태의 범죄를 당한 사람은 어림잡아 600여명의 한국인들이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규모의 악랄함에 전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범죄가 아닌 국제적인 범죄 조직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직적 인신매매와 금융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외 취업 및 여행 시 심각한 국제범죄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예방교육이 필요하다.
그 예방책으로 첫째 해외 고수익 취업 제안에 대한 경계심을 극한으로 높여야 한다. 즉 단순 업무, 해외사업 확장, 고액수당 즉시 지급 등의 문구로 접근하는 제안은 범죄 조직의 유인책이다. 특히 텔레그램이나 SNS 등을 통해 불분명한 출처로 연락이 오는 경우 절대 응하거나 개인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인 해외 취업 경로와 달리 터무니없이 높은 급여를 제시하거나 현지 사정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빠른 출국을 요구한다면 즉시 의심해야 한다.
둘째 외교부의 여행 경보와 안전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현재 외교부는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특별 여행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로 이는 해당 지역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는 강력한 경고이다. 출국 전 반드시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를 통해 여행지 위험 수준을 확인하고 단기 체류라도 영사관에 비상 연락처를 등록하는 여행자 등록제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경찰과 외교 당국 간의 실시간 공조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즉 정부는 캄보디아 등 범죄 위험 지역에 코리안 데스크 인력을 확대 배치하고 현지 수사 당국과 정보 공유 채널을 더욱 긴밀하게 구축해야한다. 실종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신속한 정보 공유 및 구출 작전이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넷째 피해 발생 시 대처 요령을 숙지해야 한다. 만약 해외에서 납치나 감금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억지로 저항하기보다는 일단 조직의 요구에 순응하며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생존에 중요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변에 구조 신호를 보내거나 국내 가족에게 본인의 위치나 상황을 암시하는 정보를 남길 수 있는 최소한의 시도를 해서 납치, 감금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아무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지난해 220건 올해 330건으로 급증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고수익을 미끼로 내건 해외 취업 사기에 속아 납치된 피해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잇다는 가짜 공고에 속은 이들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납치돼 감금당한 채 그들의 범죄행위에 가담해야 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범죄행위 가담뿐만 아니라 그들의 폭행과 고문 심지어 살인 피해자까지 되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이 나라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를 가든 위험들이 존재하기에 항상 개인적으로 조심해야 하고 정부 또한 대학생, 일반인들의 해외 취업 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신경을 쓰고 만약 사건 발생시 신속히 구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서 피해자가 안전하게 국내로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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