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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 前 마산중앙중학교 교장 |
기름진 땅에 좋은 씨앗을 심었다고 좋은 열매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생명력을 피워내려는 농부의 피땀 흘린 노력과 기다림, 끈질긴 집념, 굳은 의지로써 아름다운 꽃망울을 터트리고 곡식은 무럭무럭 자라게 한다.
곡식이 여무는 과정처럼 인간의 재능도 최선을 다하고 굳건한 마음이 없으면 결국엔 높은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은 지혜가 뛰어나거나 다재다능한 인재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끈기와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성공의 기회와 이치를 깨달을 수 있었고,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이들은 바위처럼 굳은 결심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바로 이런 정신이 있었기에 평범한 자질을 지닌 사람이 위대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둔함을 대표하는 인물로는 조선 중기의 시인 김득신(金得臣)이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둔하고 멍청하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열 살이 되어서야 겨우 글을 깨쳤다. 금방 배운 내용도 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려 외숙은 공부를 포기하라고 종용하기까지 했다.
그는 자신이 머리가 나쁘다는 것을 잘 알았다. 남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남보다 더 노력하는 길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밤낮으로 책만 읽었다. 그 중에서도 사마천의 <사기> <백이전伯夷傳>은 자그마치 1억 1만 3,000번을 읽었다.
그는 <백이전>을 읽은 것을 기념하여 서재 이름을 억만재億萬齋라고 칭했는데 1만 번 이상 책을 반복해 읽지 않으면 멈추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담은 것이다.
그는 쉰 아홉 살이 되어서야 과거에 급제했다. 나쁜 머리를 성실과 끈기로써 극복해 나간 결과, 그는 당대 최고의 시인이라고 평가를 받았다.
낙숫물도 언젠가는 바위를 뚫게 되어 있으며,무슨 일이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 내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이다.
재능은 노력을 따를 수 없다. 불굴의 의지로 남보다 열 배, 백 배 더 열심히 노력한다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것은 축복이겠으나 이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노력이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도 갈고닦지 않으면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는다.
산을 옮기고, 도끼로 바늘을 만드는 불가능한 목표도 부단한 노력이 가해진다면 가능해 진다.
인내와 끈기가 아니었다면 `우공이산愚公移山`이나, " 마부작침磨斧作針` 이라는 고사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저절로 훌륭한 인품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견디기 힘든 시련과 고통의 과정을 거쳐 성숙한 인간이 되어간다.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 성공의 여정은 길고도 험하며, 명성은 노력없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큰 성공을 지향한다면 도달하기까지 그에 상응하는 시간과 끈기가 필요하다.
한번 뜻을 세우면 태산이 앞을 가로막아도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비록 조금 늦더라도 기초를 다지고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는 사람들만이 진정한 성취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고난을 겪고 난 후의 성공은 더 소중하고 빛을 발한다. 하늘은 우리 모두에게 무한한 능력을 부여해 주었다.
`마음을 다하면 반드시 뜻을 이룬다`는 "전심치지(專心致知)"의 뜻을 되새기며, 차근차근 그리고 천천히 큰 목표를 향해가길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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